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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못준 정부, '외과적 수술' 버리고 '감정적 수술' 필요"

[세월호 1주기]18일 안산에서 공연하는 김창완…"유가족, 봄꽃 다시 볼 수 있기를"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입력 : 2015.04.15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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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8일 안산에서 '세월호 추모공연'을 여는 김창완은 "잊고 싶어도 잊히지 않는게 세월호 참사"라며 "이 사건이 앞으로 도덕적 상실감을 회복하는 백신으로 쓰여야한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이파리엔터테이니움

“잊고 싶겠지만, 어디 잊히겠어요?” 국내 대표 지성 뮤지션 김창완(61)은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관련 로고송을 만들다 다시 울컥했다고 한다.

이만큼 흐른 시간에 나지막한 쉼표 하나 찍을 공간은 남아있을 법도 한데, 돌이키니 슬픔이고 되새기니 아픔이었다. 그 고통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잊을 만하면 터져나오는 각종 안전사고와 마주할 때마다 그는 “가슴속 세월호는 계속 침몰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김창완은 오는 18일 안산 문화예술의전당 해돋이극장에서 자신의 밴드 김창완밴드와 함께 ‘리멤버 포에버’(Remember Forever)란 제목의 공연을 펼친다. “세월호와 무관하게 갈 수는 없잖아요. 우리 공연이 부끄럽지만, 혹시 위로가 된다면 그 또한 좋은 일이 아니겠어요?”

세월호 참사는 많은 것을 남겼다. 뜻하지 않게 보수와 진보의 대립각이 예리하게 펼쳐졌고 정부와 유가족간 진실규명 싸움도 공허한 메아리처럼 맴돌았다. 김창완은 ‘왜 정부는 감동을 연출하지 못했나’로 세월호 1주기를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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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감동 부재’, 어떤 의미입니까.

“며칠 전, 주례없는 후배 뮤지션 결혼식에서 아버지가 축사를 하는데, ‘네가 세상에 나와서 얼마나 기뻤고, 크는 걸 보면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는 평범한 내용이 축사의 전부였어요. 그게 참 뭉클하고 감동적이었어요. 정부는 세월호 사건에서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데 실패했어요. 설득을 위해서라도 감동이 필요한 법인데, 국민을 대상으로 ‘타협’하고, ‘보상’을 운운함으로써 감동은커녕, 앙금만 쌓았을 뿐이죠. 보상이 뒤따르는 건 당연한 얘기지만, 그보다 더 따뜻한 마음으로 국민을 섬겼어야하는거 아닌가요? ‘못 섬겨서 죄송합니다’가 1번이어야 했어요.”

-세월호 사건으로 국론이 더 분열됐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원래 국가적 재난이 닥치면 정부는 국민을 한 마음으로 통합하는 힘을 발휘해야합니다. 이번 사건에선 그렇게 하질 못했죠. 정부가 감동을 연출해 하나의 마음으로 만들었다면, 그 치유는 국민 스스로 했을 겁니다. ‘감정적 수술’이 필요한 국민에게 어설픈 ‘외과적 수술’로 봉합하려 했으니 졸속 해결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죠.”

세월호 사건은 자본의 속살이 잉태한 도덕적 상실감의 합체였다. 사회발전만 강조하다 잃어버린 도덕적 가치들이 막장 드라마를 통해 재생되고, 결국 현실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는 얘기다. 김창완은 “세월호 슬픔의 근원은 도덕적 상실감의 자각에서 생성된 것”이라고 했다.

-예술가들은 이런 상실감 극복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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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리본’을 발표했을 때, 이 노래가 위로가가 아닌 희망가로 들리길 바랐어요. 단순히 감상 차원으로 수용됐다면, 뮤지션으로서 부끄러운 짓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을 거예요. 최근 10년 간 자본으로 점철된 예술계는 감상품이거나 일회성 소모품이길 강요받았어요. 혀끝의 달콤함에 기대어 감동적 울림의 책임에서 벗어난 사례가 적지 않았죠. 예술의 힘을 복원하는 자세는 결국 도덕의 회복과 연결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가난해지고 싶지 않다는 공포와 맞설 각오도 해야 하는 셈이죠.”

-‘분노’나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유가족들을 위해 건넬 말이 있다면.

“진짜 도움을 주고 싶긴 한데…. 유가족들이 올해 핀 봄꽃을 보면 ‘어떻게 이렇게 잔인하게 피었을까’하고 느끼실지 모르겠어요. 꽃봉오리가 자식의 미소로 보이면 또 얼마나 끔찍하겠어요. 그러나 생명의 힘으로 봄꽃은 또 피어났잖아요? 아이의 (불행한) 웃음이나 슬픔으로 그 꽃을 바라보지 않고 꾸준히 피어나는 생명의 노래로 다시 본다면, 내년 쯤 봄꽃에서 아이의 행복한 웃음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드럼을 치던 우리 막내 동생(고 김창익, 2008년 사망)이 죽고 나서 사진을 볼 때마다 슬픔만을 떠올렸는데, 세월이 지나니까 ‘우리에게 아름다운 음악을 주고 갔지’ ‘드럼을 치며 선하게 웃던 미소를 주고 갔지’하며 두려움이 차츰 사라졌어요. 꽃이 필 때마다 아프겠지만, 그 모습이 아름다운 꽃으로 보이는 날이 올 것을 믿고 생명에 대해 통찰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요?”

세월호 참사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느냐고 묻자, 김창완은 “백신으로 쓰여야 한다”고 했다. “이런 백신을 맞고도 개선되지 않는다면, 진짜 면역체계 없는 생명체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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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금평 danny@mt.co.kr  |  twitte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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