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작가가 겪은 대지진 악몽, 노 모어 후쿠시마!

by 아리랑 posted Mar 25, 2011 Likes 0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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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안식일에 차분히 읽어보는 일본 지진 경험담. 이 와중에도 "독도는 일본땅"을 외치는 일본. 차분히 우리가 사는 세상을 바라보며 대화하고 토론할 수 있는 그런 인간들, 그런 사회들. 그런 사회에서 살고 싶군요.

 

 

일본 작가가 겪은 대지진 악몽, 노 모어 후쿠시마!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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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삽화 이보름/화가

일본의 유명 여성 작가인 쓰시마 유코(64)가 3·11 일본 동북부 대지진 체험기를 담은 특별기고문을 <한겨레>에 보내와 전문을 싣는다. 도쿄 근교에 사는 그는 이 기고문에서 대지진 발생 첫날부터 일주일간 겪은 자연재앙의 공포와 혼란스러운 심경을 섬세한 필치로 생생하게 묘사했다. 특히 여전히 제어불능 상태에 놓인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를 목격하면서 “원전은 인간을 모독하는 것”이라며 원전 폐지 운동에 한국이 동참해줄 것을 간곡히 호소했다.

<사양> <인간실격> 등을 쓴 일본 근대문학의 대문호 다자이 오사무(1909~1948)의 딸인 쓰시마 자신도 일본 국내외에 널리 알려진 소설가이다. 1983년 가와바타 야스나리상 등 여러 상을 받고 10여개국에서 작품이 번역출판됐다. 한국의 소설가 신경숙씨와 교환한 편지를 한국의 <현대문학>과 일본의 <스바루>에 연재하고 그 결과를 <산이 있는 집 우물이 있는 집>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한 바 있다. 이밖에도 <웃는 늑대> <불의 산> <나> 등의 소설이 한국에서도 번역 출간됐다.

오늘 아침 방의 커튼을 열었을 때 “아, 아직 춥지만 이제 봄볕이구나” 하며 한순간 즐거워졌습니다. 그리고 크게 기울어진 채 있는 정원의 석등이 눈에 들어와 “저거는 꿈이 아니었다, 무서운 현실이 아직 계속되고 있다”는 생각에 그만 눈물이 흘렀습니다. 언제나 자기 침대에서 잘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재민분들을 생각하면(덧붙여 이 말이 완전히 일본 사람 모두의 모토 비슷한 것이 되었습니다) 고마운 일입니다만, 지진과 해일의 피해에 더해 원전이 어떻게 될지 아직 완전히 안심할 수 없기 때문에 도쿄에 사는 우리들도 정신적으로 궁지에 몰려 언제 무엇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공포심에 싸여 있습니다.

정원에서는 지난해 심어놓은 고산식물이 씩씩하게 노란 꽃, 파란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그것을 봐도 자연이라는 것의 힘을 실감합니다. 아마 원폭으로 파괴된 히로시마·나가사키의 폐허에서 먼저 자란 풀이 인간들에게 전해준 용기도, 지금 우리가 느끼고 있는 작은 꽃들의 격려와 비슷하리라고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 정원 양쪽의 집들에서는 이미 집주인이 어디론가 피난을 겸해 여행을 떠났는지 불길한 적막함에 싸여 있습니다. 동네에 물건을 사러 나갔는데 도쿄 북쪽인 이 동네에서도 살기가 느껴졌습니다. 많은 물건을 품에 안은 사람이 많고 여느 때의 마을 모습과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슈퍼마켓, 편의점도 영업 종료 시간이 전력부족으로 인한 ‘계획정전’ 때문에 상당히 앞당겨졌고, 가게 안 조명도 어두워져 고기, 유제품, 쌀, 파스타, 인스턴트식품 등의 선반은 지진 발생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텅 비어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괴로워져 머리가 아프고 눈물이 나려고 합니다. 이제 방사능오염에 대한 불안으로 채소와 물고기도 팔리지 않게 되겠죠. 우리의 식생활도 이제부터는 상당히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각오하고 있습니다. 근처의 주유소도 휘발유가 입고되지 않아서 영업하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의 달력으로는 내일부터 사흘간 연휴에 들어가기 때문에 서일본에서 오키나와에 이르기까지 도쿄에서 피난 간 사람들이 많은 듯합니다. 이제부터 사흘간 원전 상태를 보고 괜찮아지면 도쿄로 돌아가겠지만, 안 되면 그대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것이겠죠. 즉, 망가져버린 원전의 앞날에 누구도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있는 사람들은 특히 피난하지 않을 수 없는 마음으로 있겠지요.

 

오랫동안 인류는 자연의 무서움을 잘 알고, 더욱이 자연계에 기도를 올리고 자연 안에서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에 대한 지혜를 몸에 익혀왔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자연에 대한 경외의 마음을 우리는 어느덧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제부터 우리는 아마 한층 절실하게 자연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지혜를 배울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한편으론 외국의 친구들이 보내는 격려가 얼마나 고맙게 마음을 울리는지를 감사와 함께 전하고자 합니다. 신문 등을 봐도 해외 각지에서 보내온 격려에 저절로 눈물이 나올 듯하여 스스로 이런 반응에 놀라게 됩니다. 인간이란 생물은 안심하게 될 때 눈물이 나오고 괴로운 내용의 보도를 접해도 자연스럽게 눈물이 나옵니다. 나조차도 스트레스 때문에 걸핏하면 눈물이 나오는 듯합니다. 하물며 이재민분들은 정말로 힘들 것 같아 안절부절못하고 있습니다. 이 추위에 전기, 수도, 가스, 등유, 식료품, 약도 요컨대 아무것도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태입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이재민들은 집과 가족들을 잃은데다 원전사고의 불안한 검은 구름이 드리우고 있으니까요.

 

큰 지진피해로부터 나흘이 지나 되돌아보면, 처음에는 누구나 현실감각이 없어 단지 꿈을 꾼 것 같은 마음으로 눈물도 나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단지 나쁜 꿈이 계속되고 있는 듯한 느낌으로 매일 망연하게 지내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괴로운 현실은 오히려 이제부터 우리들의 몸에 다가올지도 모르겠습니다.

 

“ 도쿄전력은 무엇하고 있어”라고 모두가 불신과 분노에 차 거친 목소리로 말하면서 자신의 공포를 얼버무립니다.40만명에 이르는 국내 난민은 악몽 속에 갇혀 있는 상태입니다. 나는 도쿄와 운명을 같이하고 싶다고 바라고 있습니다. 이런 지진국에서 원전이라니, 우리들의 분노도 폭발 직전입니다만, 지금은 원전 피해가 더는 확대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우선입니다.

 

3월11일 오후 도쿄에서 비교적 조용한 흔들림이 시작되었을 때 그렇게 큰 지진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커다란 지진의 경우 처음에는 꿍 하고 발밑에서 솟아올라오는 듯한 흔들림이 있다고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처음엔 그다지 놀라지 않았습니다만, 흔들림이 끊이지 않고 계속 더 심해져 점점 창백해지면서 이것은 간토대지진(1923년) 같은 것이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래도 아직 흔들림이 지속돼 집안의 이곳저곳에서 펑펑 하는 소리가 울려 “아, 이제 끝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니 점점 무서워져 집안에서 쪼그려 앉아 있는 사이에 겨우 흔들림이 잦아드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책, 꽃병 등이 어지럽게 흩어지고 깨진 것도 있지만 집 자체는 무사한 모양이어서 정원을 봤는데 석등은 크게 기울어져 딱 나무에 걸려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텔레비전을 켜자 도후쿠 지진해일 경보가 발령돼 있었습니다. 일본 기상청은 지진 발생 뒤 곧바로 지진경보를 발령한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현실에서 지진해일의 습격은 사람들이 달아나는 것보다 빨랐습니다. 그리고 파도의 크기도 어쩌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집에는 마침 지인이 와 있었는데 도내의 전차가 전부 멈춰서 움직이지 않았고, 택시도 승차거부로 탈 수 없었으며, 도로는 최악의 정체 상태여서 결국 그 지인은 우리집에서 하룻밤을 묵고 돌아갔습니다. 그렇지만 아직 우리들은 이 지진이 어느 정도 피해를 가져올 것인지 알지 못한 채였습니다. 휴대전화도 유선전화도 통하지 않게 됐습니다.

 

그날도 큰 여진은 계속됐습니다. 게다가 그 뒤에도 여진이 계속됐기 때문에 우리들도 그리고 주위의 사람들도 모두 ‘배멀미 상태’에 있었습니다. 다음날은 도쿄에서의 ‘귀가 곤란자’들이 자기 집으로 돌아가는 데 몇 시간이 걸렸느니 하는 화제뿐이었습니다. 그날 무렵부터 엄청난 해일이 광범위하게 들이닥쳐 오도 가도 못하는 일이 일어났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원전에서 첫 사고도 일어나 왠지 엄청나게 무서운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불안도 더해 가슴이 쿵당쿵당 뛰기 시작했습니다.

 

다음날인 일요일 피해 상황이 심한 것이었음을 알게 되고, 원전 사고도 확대되면서 텔레비전의 보도를 보는 사이 앞날이 보이지 않는 절망감에 자칫하면 무너져버리는 마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날 밤 원전을 사용할 수 없게 돼 큰 폭의 전력부족에 빠졌기 때문에 ‘계획정전’이라는 것을 다음날부터 시행한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어, 이거 뭐야” 하며 더욱 영문을 알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는 느낌으로 머리가 매우 아파졌습니다.

 

월요일, 계획정전으로 더욱더 수도권 교통에 대혼란이 일어난 듯했습니다. 한편으론 원전 사고가 확대되고 있는 듯 이제 도쿄 주민들도 지진 당일의 혼란이 이어지고 여진도 지속되어 모두 공황 상태였습니다. 듣기로는 대형 출판사 등도 사원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지 회사에 문의한바 결국 사원들이 알아서 판단하도록 맡겼다고 합니다.

 

우연히 쓰쿠바대학에 있던 사람들은 대피소로 달아난 뒤 그곳에서 다시 다른 피난소로 옮겨져 완전히 잠잘 수 없는 심한 상태로 하룻밤을 보냈다고 합니다. 다만, 쓰쿠바는 도쿄에서 가깝기 때문에 화요일은 도쿄까지 수송버스가 준비돼 그것을 타고 귀가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대피소에 있는 사이 무엇이 일어났는지 일절 알 수 없어 힘들었다고 합니다. 휴대전화가 통하지 않고 텔레비전도 없고 누군가가 라디오를 갖고 있었지만 잡음이 많아서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없고, 전쟁이라도 일어난 것은 아닌지 공포를 죽 느꼈다고 합니다. 나도 정보의 중요함을 다시 알게 됐습니다. 애완견과 고양이 등 동물원 동물들은 이것은 지진이라고 말로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나중에 정신상태가 이상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중국에서 판다 두 마리가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우에노동물원도 폐쇄된 채로 있습니다. 그날 밤 원전사고는 믿을 수 없게도 점점 확대되고 있어 우리들을 불안에 빠뜨렸습니다.

 

화요일, 이제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믿고 있었는데 원전은 더욱 심한 상태가 되었기 때문에 “도쿄전력은 무엇하고 있어”라고 모두가 불신과 분노에 차 거친 목소리로 말하면서 자신의 공포를 얼버무리게 됐습니다. 여러 가지 대외적인 일이 이날 차례로 중지 또는 연기됐습니다. 다른 작가들도 마찬가지로 갑자기 기묘하게 한가한 상태에 빠졌다고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내가 물건 사러 나갔는데 동네에는 10킬로그램짜리 쌀자루를 3개나 짊어진 남성, 커다란 비닐봉지에 많은 음료와 즉석식품 등을 나르는 사람들을 발견했습니다.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의 선반은 이미 텅 빈 상태였습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원전 사고의 불안으로 언제든 도망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는가라고 추측했습니다. 지진해일의 피해도 “최종적으로 3만명 정도의 희생자가 나오는 것은 아닌가” 하는 무서운 추측이 나돌아 숨도 쉬기 괴로운 생각에 짓눌리기 시작했습니다.

 

수요일, 원전에 대해 아무런 정보가 없고 여진은 아직 계속되고 있고 ‘계획정전’의 혼란도, 식품부족도 지속되고, 점점 불안은 심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고맙게도 이메일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의 친구들로부터 “일본의 당신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만일 무슨 일이 생기면 언제라도 맞아들이겠다”고 잇따라 말해주셔서 그런 말이 고마워서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일 관계의 사람한테도 이메일이 왔습니다. 그중에는 고베에서 이전에 대지진을 경험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녀는 “고베의 친정에서 이쪽으로 오라고 하지만 만일 도쿄에 무슨 일이 일어나면 자신만 살아남아서 그런 인생은 무엇이 즐겁겠습니까. 나는 도쿄에 머물겠습니다” 하고 힘주어 나에게 전해왔습니다.

 

»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98 떨어진 야마가타현 요네자와시 보건소에서 엄마 등에 업힌 9개월짜리 아이가 방사성 물질 오염 검사를 받고 있다.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에 살다가 원전 사고로 피난 온 아이의 아버지는 사고 당시 원전 1호기에서 일하고 있었다. 요네자와/ 뉴시스

이제 봄이라는데 점점 기온이 내려가고, 더구나 ‘계획정전’이어서 난방의 온전한 사용도 꺼리고 있습니다. 아무리 불편해도 ‘재해지역 분들을 생각하면’을 모토로 삼아 도쿄의 우리들도 계속 인내하고 있습니다. 이날 왕이 텔레비전에서 격려의 말을 전하고 저녁에 방사능 대책을 전하기에 나도 진지하게 ‘여차하면 어디로 피난하지?’ 하고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나도 도쿄와 운명을 같이하고 싶다고 바라고 있습니다. 심한 추위에 재해지역에서 숨진 분도 나오고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어째서 구조가 이루어지지 않는 거야” 하는 절망감은 깊어갈 뿐. 원전 대책도 너무 한심해 “일본은 이 정도의 능력밖에 갖지 못한 나라였구나” 하는 것을 요즘 뼈저리게 느낍니다. 원전에 대해 지휘계통이 제각각으로 책임 떠넘기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듭니다.

 

이런 사이 이번엔 후지산 쪽에서 상당히 큰 지진이 일어나 후지산이 폭발하는 건 아닌가 하는 어두운 상상에 암담해졌습니다. 그렇지만 자신의 생활을 되돌아보면 놀랍게도 신문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배달되었고, 가정의 쓰레기도 수집되고 우편물도 지진 다음날 말고는 전달되고 있습니다. 이것마저 혼란스러워지면 분명히 그때는 도쿄생활이 끝날지도 모르겠다고 나 자신에게 타이르고 싶어졌습니다.

 

목요일도 원전 상황은 계속 악화됐습니다. 우리들은 원전 개발자에게 화를 내거나 “어떻게든 해주세요”라고 빌며, 집에 있어도 안절부절못한 채입니다. 이런 지진국에서 원전이라니 도대체 말도 안 된다며 우리들의 분노도 폭발 직전입니다만, 지금은 원전 피해가 더는 확대되지 않도록 노력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우선이고, 분노는 그다음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금요일, 대지진으로부터 일주일이 지나 지진 발생 시각에 희생자에 대한 묵도가 진행됐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스리마일섬 사고와 같은 수준이라 알려졌는데 너무나 한심해서 눈물이 나왔습니다. 외국 사람들이 점점 자기 나라로 돌아가 너무 쓸쓸한 마음입니다. 그렇지만 도쿄에 이번에는 피해지역 사람들이 피난을 오고 있습니다. 도쿄 사람들 중에는 서쪽으로 피하는 사람도 있고, 정말로 많은 사람들의 이동이 심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나 자신은 그것을 멍하게 느낄 뿐, 작업실을 피난처로 삼아 “어쨌든 이 사태는 확실하게 지켜봐야 한다”고 스스로 타이르고 있습니다. 지진해일과 원전 사고에 의한 이른바 국내 난민이 40만명에 이른다고 하는 상황이므로 “도대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만으로도 어찌할 바를 모르는 마음입니다. 한순간에 난민이 되어버린 분들은 아직도 그대로 악몽 속에 갇혀 있는 상태입니다.

 

“ 한국도 원전 폐지 운동을 시작해 주십시오. 슬픔과 분노를 함께 소리 높여 전하지 않겠습니까.”

이번의 무서운 재난에서 일본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것은 언제쯤일지 알 수 없지만, 오늘부터 재난당한 분들을 지원하는 움직임이 드디어 본격적으로 시작돼 조금씩 부흥을 향한 발걸음을 디딘 듯한 느낌입니다. “원전이 조금이라도 안심할 수 있는 단계에 들어선다면, 앞으로 결코 원전처럼 자연을 모독하는 것은 지구상에서 사용하지 않을 것, 이를 위해서라면 전기를 최대한 사용하지 않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어떻게든 노력하자”고 호소하고자 합니다.

 

» 쓰시마 유코

한국에서도 아무쪼록 원전 폐지 운동을 시작해 주십사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잖아도 자연재해는 무서운 것입니다. 게다가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원자력에 의존하는 생활은 역시 너무 불손한 것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파멸적인 피해를 당한 산리쿠 해안은 전형적인 리아스식 해안으로 너무나 아름다운 지방입니다. 다시 그 아름다움을 되찾아 사람들이 조용히 살 수 있는 장소가 되도록 다른 피해지역을 포함해(후쿠시마, 이바라키도 맛있는 수산물이 풍부하고 목장도 많은 곳입니다) 한국에 계신 여러분들의 따뜻한 위로의 말씀과 지원을 바라 마지않습니다.

 

사람이 본래 갖는 상조의 마음의 존귀함을 일본의 우리들은 매일 가슴 깊이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을 향해 우리들은 슬픔과 분노를 함께 소리 높여 전하지 않겠습니까. 노 모어 후쿠시마!(No more Fukushima!)

삽화 이보름/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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