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종교적 신념, 혁신의 적?

by wall posted May 01, 2015 Likes 0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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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종교적 신념, 혁신의 적?

Getty Images
매우 높은 혁신성을 보여준 일본은 종교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발표한 새로운 연구 논문에 따르면 보통 종교적 성향이 강한 국가는 그렇지 않은 국가에 비해 덜 혁신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논문 Forbiden Fruits: The Political Economy of Science, Religion, and Growth(가제, 금단의 열매: 과학, 종교, 경제 성장의 정치경제학)은 종교적인 믿음과 신앙심을 특허 등록 건수를 토대로 측정한 과학 혁신과 비교했다.

이 연구의 저자인 프린스턴대 경제학자 롤랜드 베나부, 이탈리아 소재 ‘IMT 인스티튜트 포 어드밴스드 스터디스 루카’의 경제학자 데이비드 티치와 안드레아 빈디니는 “세계 여러 국가들 간, 그리고 미 주(州)들 사이를 대상으로 조사한 데이터 모두에서 종교성과 인구 1인당으로 환산한 특허 건수 사이에 두드러질 정도로 매우 부정적인 관계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저자들이 국내총생산(GDP), 고등교육 인구 비율, 인구 및 여타 변수의 차이를 감안했을 때도 여전히 이같은 관계가 전반적으로 유효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는 보다 종교적인 국가가 더 빈곤하거나 자원을 덜 보유하고 있다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의미한다고 베나부는 밝혔다.

그는 “우리는 무엇이 무엇을 초래한다는 식의 인과 관계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이같은 유형이 나타났으니 사람들이 그에 대한 자신의 설명을 제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논문은 또 종교적 신념으로부터 파생된 정치 체제 및 과학 체제의 종류도 심도깊게 연구했다. 과학 발전을 비교적 가로막지 않으면서 교회의 역할이 쇠퇴하고 있는 서유럽 모델에서 과학적 발견에 저항하는 종교 지도자들과 정치 계급이 밀접하게 연계된 신권 정치 모델에 이르는 유형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이 두 유형 모두에서 세율이 높게 나타났지만, 세수 지출은 각각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Roland Bénabou, Davide Ticchi and Andrea Vindigni/WSJ
종교성과 혁신성 간의 상관관계.

이 두 모델 사이에 소위 ‘미국식 모델’이 있다. 이 모델에서는 보통 과학적인 발전이 가로막히지 않으면서 종교적인 신념도 안정적이고, 교회는 현실에 저항하거나 단순히 쇠퇴하기 보다는 현실에 적응할 가능성이 더 높고, 세율은 보다 낮다. 그러나 미국에서 종교적인 성향이 강한 부유층과 빈곤층은 계급의 경계를 뛰어넘어 자신들의 신념과 상충되는 아이디어를 봉쇄하기 위해 정치적인 연대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자들은 “불평등은 반계몽주의적이고 반과학적인 태도와 정책을 유발해 지식과 성장에 해로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자들은 조지 부시 행정부가 배아 줄기세포 연구를 위한 연방 정부 예산 지원을 엄격하게 제한했다는 점, 그리고 켄터키 주에 소재한 창조박물관(Creation Museum) 확장에 대해 세금 우대 혜택을 제공했다는 점을 그 예로 들었다.

저자들은 자신들의 논문이 종교가 경제 성장을 가로막거나 경제 성장이 종교를 가로막는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우리는 경제 성장의 주요 결정 요인 한 가지(과학과 혁신)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종교는 일반적인 식자율, 사회 규범, 내전 등 여러 다른 요소와도 연계돼 있다”고 이 논문은 설명했다.

“게다가 우리의 모델은 새로운 과학 지식과 지배적인 종교적 신념 간의 충돌이 과학 지식을 억압하거나 종교적 신념을 약화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과학과 종교의 공존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저자들은 전통적인 종교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지나치게 경직된 이데올로기가 과학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시사하기도 했다. 이들은 1930년대~1960년대 사이의 소련을 그 예로 들었다. “당시 ‘부르조아적인’ 과학 지식과 진화 생물학 및 농경학의 방법론을 억압하기 위해 종교 재판과 같은 방법(강제 고발, 투옥, 처형)이 동원돼 다른 많은 분야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저자들은 지적했다.

기사 번역 관련 문의: jaeyeon.woo@wsj.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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