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갈 때까지

by 김균 posted May 11, 2015 Likes 0 Replie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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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갈 때까지

 

딸집에 오기 전에 대간길 걸으려다가 날씨가 받혀주지 않아서 못갔는데

걸을수록 집에서 멀어지는 바람에 다음에 걸을 곳까지 가는데 하루가 걸린다

이젠 가운데만 남았는데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한다

 

어린이날 어버이날이 끼어서 딸집에 왔다가 산을 오른다

손자들 하나는 학교로 그리고 유치원으로 막내는 어린이 집으로 가고 나니

할 일 없어서이다

 

어제는

사패산으로 손자 둘을 데리고 갔다

내려오는 길에 죽을 고생했다

하나 내려놓고 다시 올라가서 데리고 오는데

두 형제가 집에서는 그토록 싸우더니 얼마나 사이가 좋은지

데려다 놓은 자리가 안 보이면 산에서 형아야 순빈아 하고 부르는데

가관이었다.

형제는 용감했다더니 딱 그것인데

앞으로 많이 싸우면서 건설하게 될 것 같다

 

오늘은 산뜻한 기분으로 혼자서 도봉산에 갔다

오후 늦게 비가 온다기에 일찍 출발했는데

포대봉을 거쳐 y계곡을 지나 신선대 밑으로 내려오려 했는데

포대봉 바로 밑에 오니 비가 떨어진다

그래서 400계단을 걸어 내려오는데 해가 나왔다

집에 오니 바로 비가 쏟아졌다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꼬

mp3에 다가 8기가의 음악을 넣었더니

하루 종일 들어도 지겹지가 않다

이젠 낚시도 시들해지고 취미까지 바뀐다

오늘도 멋지게 노래 들으면서 천국을 만끽했는데

세상으로 돌아오니 나 같이 다 늙어 커피 맛 들이거나

용두질도 못해서 관음증에 빠진 엉터리 교인은 하늘 못 간다고 야단이니

베드로가 변화산에서 초막 세 개 짓고 험한 세상 나오지 않으려고 발버둥 친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

무슨 교인이 지 꼬라지는 생각하지 않고 남의 천국 문 막는 짓만 해대나

아마 예수 계실 때 화 있을진저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여 하시던 그 목소리가

누굴 지칭했는지는 몰라도 다시 들리는 듯하다

 

거친 세상의 삶에 지친 인간에게 희망은 못 줄 지언정

무슨 개패를 차고 다니는지

노는 꼴이 정말 가관이다

산에나 가서 처박혀 사는 게 모두를 위해 도움이 될 것 같은데

텃밭이나 가꿀 모양이니 잔소리는 지금 불고 있는 태풍 노을처럼

더 거세게 죄 적은 무리에게 죄 많은 놈이라고 매일 두들겨 댈 것 같아

홍준표처럼 죄인 만들다가 도지사를 끝으로 정계 은퇴하는 것처럼

그렇게 은퇴하기만 기다려 본다

 

난 예신개패 차고 거들먹거리는 교인들 보면 두드러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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