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축통화와 리비아사태-폄글

by 로산 posted Mar 28, 2011 Likes 0 Replies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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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의 무도한 행위에도 독일, 중국등이 개입을 반대하는 이유
결론을 먼저 말하고 시작하겠읍니다.
달러 제국, 미국이
자신들 돈장사(금융산업)가
무너질까봐 두려워서
리비아를 쳤다는 것입니다.




[1]

미국이 다국적군을 꾸려 지난 3월 19일 리비아를 공습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리비아 카다피를 두고 많은 분들이 군사 개입에 찬성과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사람들 중에는 미국이 리비아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는 이유는 원유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라크 후세인을 무너뜨린 지금에 와서 보듯이, 원유 때문이 아닙니다.

미국이 이라크에서 원유를 공짜로 뺏어가는 것도 아니고, 국제 가격을 무시하고
싸게 가져가지도 못하고, 생산량을 미국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요.
그러니 원유 때문에 이라크를 무너뜨렸다는 것이 너무 이상하지 않나요?

미국이 리비아 카다피를 무너뜨리려 하는 것은
이라크 후세인을 무너뜨린 이유와 같다고 봅니다.

카다피(또는 후세인)가 쥐고 있는 원유 대금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리비아 사태에 추가된 것은 중국을 견제할 수 있다는 겁니다.
천천히 다음글을 읽어 보시면 그 이유를 아시게 될 것입니다






[2]

카다피와 중국을 이해할 수 있는 공통점은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라는 것입니다.
이 기축통화를 공부하면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그리고 오늘날 국제 관계를 이해하기가 쉽고 간단하지요.

기축통화는 나라와 나라의 거래를 잇는 화폐를 일컫습니다.
말하자면 물건을 사고 팔 때 달러로 주고 받아야 한다는 거지요.
돈장사(금융산업)의 매개체가 미국달러라는 것이고요.

제2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물건을 주고 물건으로 받을 수 있었고요. 영국 식민지에서는 영국화폐가 기준이 되었고,
우리나라처럼 일본 식민지에서는 일본돈이 거래 단위가 되었습니다.
물론 종주국이 식민지 국가의 자원과 사람을 그냥 약탈하는 경우가 많았지요.

2차 세계대전이 끝났을 때 패전국 일본과 독일의 돈이 휴지가 되고,
승전국 영국의 돈도 휴지가 됩니다. 돈이 있으나 줄 물건이 없었지요.
그래서 성냥 한 통을 사려면 화폐를 수레에 한가득 싣고 갔다는 겁니다.
돈 가치가 떨어졌지요. 전쟁 중에도 돈 가치를 제대로 지녔는데 말이지요.


[3]

나라간 거래를 할 때는 물건과 물건을 바꾸면 됩니다.
그게 안 될 때는 돈을 주고받거나 어음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믿을 놈(국가)이 없는 겁니다.
자칫하면 돈과 어음이 휴지가 되겠죠.

그때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믿을만한 나라가 미국이었습니다.
미국만 언제든지 돈을 받고 물건을 내줄 수 있는 나라이고, 쉽게 망할 나라가 아닌 겁니다.
다시 말해 전세계 달러를 미국에 동시에 내놓아도 미국은 언제든지 물건을 줄 수 있는 나라,
부도가 나지 않을 나라였습니다.

그래서 국제 사회에서 약속하거나 협의할 것도 없이 달러를 기준으로
물건을 사고 팔았습니다. 그리고 달러를 기축통화로 삼자고 국제적으로 협정을
맺은 적이 없이, 지금까지 기축통화 노릇을 하는 겁니다.
눈치 빠른 분은 아셨을 겁니다. 지금이라도 전세계 경제를 감당할 수 있으면
그 나라 통화가 기축통화가 될 수 있다는 거지요.

그런데 최근 들어 일본조차 꿈꾸지 않았던 그 자리를 중국이 해보겠다고 나섰습니다.
미국 달러가 중국 위완화에 위협받고 있습니다. 기축통화가 되면 어떤 장점 있는지
뒤에서 말씀 드리지요. 한 마디로 기축통화 자리를 뺏기면 미국이 망하기 쉽습니다.



[4]

2차 세계대전 뒤
달러만 주면 언제든지 그에 상응하는 금덩이를 내준다고 미국이 약속했습니다.
그게 태환지폐이지요. 금덩이가 있는 범위에서만 달러를 발행합니다.
그런데 1970년대에 들어 전세계 무역 규모가 늘면서 달러를 요구하는 곳이 많았지요.
금덩이 가치만큼 달러를 찍어서는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이 달러를 내밀어도 금덩이를 못 주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게 불환지폐이지요.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미국 능력 안에서 돈을 찍겠다니,
금덩이가 없으면 그 가치만큼 자동차나 기계를 받으면 되니까요.

그때 미국제 물건이 아주 좋았습니다. 금덩이 못지않을 만큼 인기가 높았습니다.
미국인도 열심히 일해 좋은 물건을 만들어 팔아서 먹고 살았습니다.
1990년대 초반까지도 미국의 생산성이 유럽보다 높았습니다.

그런데 냉전의 한 축이었던 소련이 미국과 맞서다가 부도가 났습니다.
동시에 그 소련에 의탁했던 수많은 공산국가도 부도가 났습니다.
그 엄청난 사태를 감당할 수 있는 나라도 그 당시 미국뿐이었습니다.
말하자면 지구 절반(공산 국가)에서는 달러가 기축통화 노릇을 못했는데,
비로소 그때서야 미국은 천하를 통일했습니다. 달러 제국을 완성했지요.



[5]

그리고 그때부터 미국인은 전과 달라졌습니다.
소비가 급증하고 열심히 일하지 않았습니다.
나쁘게 이야기하면 전세계 국민이 미국을 위해 일하기 시작합니다.

미국은 피라미드의 꼭대기에서 약소국의 등을 처서 먹고살았습니다.
일본이 한국 등을 치면, 한국은 개발도상국 등을 치고,
개발도상국 국민은 자원 팔고 인력 팔아 겨우 입에 풀칠하지요.
무역이라는 이름으로 약소국을 수탈하기 시작하였지요.

설령 그렇게 해서 벌어들인 돈이 있다 해도 그 돈을 불릴 곳은 미국밖에 없었습니다.
중국과 일본이 욕먹어 가며 번 달러를 다시 미국에 부동산과 금융 자산으로 맡깁니다.
그 재산을 불려달라고 미국에 사정합니다. 그때부터 미국은

제조업에서 서서히 손을 떼고 돈장사(금융)로 세상을 주무르기 시작합니다.
“먹튀(먹고 튀기)”며, “인수 합병”이며, 부동산 투기, 곡물과 자원 매점 매석,
서브 프라임 등 '돈지=랄'로 먹고 살았습니다.

그러다가도 문득 일본이 돈을 많이 번다 싶으면 미국은 엔화를 절상하라고 압력을 넣고,
중국의 대미 흑자 규모가 커지면 위완화를 절상하라고 요구합니다.
상대방 나라 돈 가치를 올린다는 것은 달러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이지요.

말하자면 중국은 흑자로 지녔던 막대한 달러 가치가 말 한 마디에
10% 또는 20%씩 떨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난 번 중국 후진타오가 미국을 방문하고
미국 물건을 많이 사주겠다고 오바마에게 약속했지만, 평가 절상은 못들은 척 했습니다.

평가 절상하면 미국에 있는 중국과 일본 투자 자산도 그만큼 가치가 떨어지는 것입니다.
중국 국민이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이지만 미국 대통령이 판단하여 맘대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빚은 서류의 숫자일 뿐이고,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털어버릴 수 있지요.
그게 기축통화의 장점이지요. 어느 학자는 이를 두고 물건을 주고 달러를 산다고 했습니다.
미국은 달러를 팔아 먹고사는 나라라고요.

 
튀니지 리비아 반군 캠프




[6]

그런데 달러라는 기축통화의 질서를 흔드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오페크(OPEC, 석유수출기구)가 탄생하고 원유값을 조정합니다.
강대국이 거저 가져가다 시피한 기름을 산유국이 제 값을 받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전세계에서 걷어들인 원유 대금이 만만치 않은데,
달러로 가져가면 미국은 상관없습니다.
그렇게 벌어들인 달러를 산유국도 미국에 투자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큰돈을 맡길 데가 미국밖에 없지요.

더구나 산유국이 기름값을 10% 올려 받는다 해도, 달러 가치를 10% 내리면
기름값을 안 올린 것과 같습니다. 산유국들이 불만이 많지만 기축통화가 달러이니,
미국을 상대로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그 싸움에 일본과 유럽, 개발도상국,
비산유국들이 죽어 나가고 더 열심히 일해야 기름값을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1990년대 들어 유럽 연합이 출범합니다.
지금 동서 유럽 웬만한 나라는 유럽 연합에 가입하였고, 터키 정도만
아직 회원국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 유럽연합이 유로화를 찍어 단일 경제권으로 갑니다.

유로화는 회원국이 상의하여 찍어내고, 가치를 매기기 때문에 맘대로 찍거나
맘대로 절하할 수 없지요. 다시 말해 가치가 굉장히 안정된 화폐이지요.
미국이 가만히 보니까 이 유로화가 유럽에서 은근히 기축통화 노릇을 하는 겁니다.
더구나 그 유럽 연합의 경제력이 미국보다 조금 못하지만, 거의 대등한 수준입니다.



[7]

그런데 이라크 후세인이 덜컥 선언을 했습니다.
앞으로 기름값을 유로화로 받겠다
는 겁니다.
다른 산유국에서 깜짝 놀라면서, 친미 산유국조차 후세인을 부러워했습니다.

같은 원유 1통을 팔았을 때 몇 년이 지나도 후세인이 지닌 돈은 가치가 변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자기네는 달러 가치가 떨어져 지금 2통을 팔아야 후세인이 1통을 판 것과 같으니까요.

그래서 오페크에서 논의를 시작합니다. ‘기름값 절반이라도 유로화로 받자.’고도 하고,
리비아 카다피 같은 반미 산유국 지도자는 ‘아니다, 모두 유로화로 받자.’고 합니다.
미국으로서는 절망스러웠습니다. 전세계 기름값을 유로화로 받는 순간,
비슷했던 경제력의 균형이 깨지고 유로화가 전세계 기축통화가 될 판입니다.
42대 38인 상황에서 나머지 20이 유로화에 붙는 상황이 되는 거죠.

미국이 볼때 그냥 두어서는 안 되겠지요?
그래서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고 미국이 이라크에 쳐들어갑니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다국적군에 전세계 나라를 참여시켰습니다.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다는 구실로요. 그런데 아들 부시는
얼마나 다급했던지 말 잘 듣는 영국만 데리고 2003년 이라크에 쳐들어갑니다.
그렇게 후세인을 제거하고 이라크를 유로화에서 다시 달러 품안으로 돌려놓습니다.
오페크에서는 없었던 일이 되었습니다. 미국이 무서워서...





[8]

누구는 그때 전쟁을 이슬람과 기독교 문화의 충돌이라고 합니다.
물론 그런면이 있어 보이지만. 사실은 기축통화(돈장사)를 놓고 한 판 벌인 겁니다.
말하자면, 이라크 전쟁은 “종교 전쟁, 원유 전쟁” 보다는, “통화 전쟁”이었습니다.

어느 학자는 미국이 유럽 연합에 경고하려고 후세인을 쳤다고 주장합니다.
사고파는 놈들에게 원유 대금을 함부로 유로화로 결제하지 말라는 거지요.
그때 이라크 침공을 영국만 찬성하고, 나머지 유럽연합 회원국이
모두 반대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을 겁니다.

지금 카다피는 ‘십자군 전쟁’이라고 하고, 미국은 ‘독재자한테서 해방시키려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미국은 또다른 후세인을 무너뜨리려는 것입니다.
원유 대금을 가지고 달러 질서를 흔드는 카다피와 기축통화를 넘보려는 유럽연합,
중국에 다시 한 번 경고하자는 것이지요.


이제 앙겔라 메르켈총리가 주도하는 독일이 왜 반대하는지를 알것 같습니까
지금은 미국이 세계경제를 주도하는 시대는 서서히 물러가고 있읍니다.
적어도 유럽연합, 중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가 없게 되어 버린 것이지요.

아시는 바와 같이
다른나라의 독재고 인권이고 죽어나가고가 문제이고 우선이 아니라
모든나라가 자국의 이익에 따라 그 나라를 살리고 죽이는데 관여한다는 것이지요
리비아 문제도 마찬가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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