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2015.06.04 13:10

'상상과 예술' 하정아

조회 수 22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캔버스 위에서 상상의 실체를 만났다. 

뜬 구름 같고 안개 같고 

때로는 무지개 같은 상상(想像)이 현현(顯現)되어 

현현(泫泫)하는 세상을 목격했다. 

인간의 제한된 시야를 뛰어넘는 그곳에는 

빛깔과 모양과 소리와 향기가 있었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 

보이는 그대로가 철학이요 영감이다. 

이에 인간의 깊은 해석과 농익은 상상력을 덧입히면 

예술이 된다. 

자연은 예술을 결코 부러워하지 않지만 

자신을 깊이 있게 표출해 준 예술가에게 

고맙다고 상냥한 인사를 해야 하리라. 

 

안승윤 화백과 강위덕 화백의 

<자연의 황홀 그대로> 초대전. 

중앙일보 갤러리, 아늑한 공간이 그 보금자리다. 

언젠가 어디선가 만나보았음직한 

풍경과 정물과 인물들이 초연한 모습으로 서있는데, 

낯설고 신비하고 초사실주의적인 나라의 

어느 평원으로 초대 받은 느낌이다.

 

두 화가는 서로 다른 화풍을 지니고 있다. 

강 화백은 화려하고 환상적인 

엠페스토(Impesto) 기법을 통하여 

비구상을 구상으로 드러낸다. 

반판화적, 부조적, 입체적이다. 

그가 선택한 생물과 사물들은 

그림 속에서 호흡하고  움직인다. 

 

안 화백의 캔버스는 

크로마 칼러의 섬세한 결로 빛난다. 

화가의 시선에 붙잡힌 인물과 정물들은 

강렬한 열정과 에너지를 사랑으로 끌어안고 있다. 

이마에 새겨진 주름 결 하나, 

손가락의 푸른 정맥 하나에도 

표정이 있고 스토리가 담겨있다. 

그의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보노라면 

인생이, 예술이, “눈물나게 아름답지 아니한가?” 라고 

동의를 구하는 것만 같다.


강 화백의 예술적 모티브는 물이다. 

안개로 표현된 물의 시원(始源)은 

그의 예술의 백미이다. 

그는 물가의 나무와 바위와 이끼로

‘젖어있음’의 철학을 풀어낸다. 

인생이 빛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통의 즙이라는 

물기가 있어야 함을 가르친다.

 

안 화백의 캔버스는 거지와 노인 등, 

초라한 인생들이 꿈을 꾸는 무대이다. 

삶의 내상 (內傷)을 예술로 승화시킨 

그의 일갈(一喝)이 시구 (詩句) 같다. 

 “내가 그린 그림은 모두 portrait, 초상화이다. 

내 모습이다. 트라우마다. 

Nobody to somebody! 

Trash to treasure! 

Ugliness to beauty!”

 

이들의 그림에는 80대 인생의 연륜에서 빚어진 

평안과 관조의 미가 스며있다. 

오케스트라의 장중한 화음이 녹아있고 

절제된 시구의 균형과 여운이 있다. 

때로는 비통하고, 

때로는 찬란한 삶의 순간들이 

젖은 물감으로 표현되어 있다.

 

예술혼과 열정의 근원은 어디일까. 

갤러리를 찾아 온 사람들에게 

작품 창작 경위와 페인팅 기법까지 

지치지 않고 친절하게 설명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감동적이다. 

즉석에서 모델을 세우고 슥슥,  

캔버스 위를 누비는 붓의 흐름이 신비하다. 

예술은 인간을 진정 아름답게 해주는 덕목이다.

 

전시회는 6월 7일까지 계속된다. 

그대여,

대도시의 프리미엄을 누리고 싶다면, 

번잡하고 짜증나는 교통체증과 매연에 

많이 억울했다면, 

이에 대한 보상과 위로를 받고싶다면, 

이곳으로 오라. 

낮은 목소리로 삶과 예술과 철학과 신앙을 

들려주는 두 예술가를 만나라. 

농익은 예술의 향기에 취하고 

이들이 곧 예술의 분신임을 확인할 수 있으리라. 

무엇보다 뜬금없이, 

가슴 가득 차오르는 행복과 기쁨을 느낄 수 있으리라.


미주중앙일보, 이 아침에,  2015년 6월 3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케이, 오늘부터 (2014년 12월 1일) 달라지는 이 누리. 29 김원일 2014.11.30 10418
공지 게시물 올리실 때 유의사항 admin 2013.04.06 36668
공지 스팸 글과 스팸 회원 등록 차단 admin 2013.04.06 53681
공지 필명에 관한 안내 admin 2010.12.05 85467
12235 이해하기 쉬운 글 18 바다 2011.02.14 1917
12234 이해인의 '말을 위한 기도' - 아름다운 언어의 길, 수도자로써의 고뇌 열매 2015.09.10 189
12233 이해인 수녀님과 함께 2부 영성 2014.12.20 488
12232 이해인 - 말을 위한 기도 (사진제공: 짱 윤여준) 3 바다2 2014.12.13 478
12231 이해인 - 말을 위한 기도 2 수녀 2016.02.25 103
12230 이해의 차이 蠶 修 2010.11.24 1301
12229 이한구 "선거 때 공약 세게 질렀다" 폐기수순? 2 영구들의 행진 2012.12.23 1797
12228 이틀 전엔 박 대통령 “대한민국 법통 시작된 곳”이라더니 … ‘임시정부 법통’ 한국사 집필기준서 뺐다 1 해학 2015.09.07 134
12227 이토록 배꼽잡는 법정이라니… 로산 2012.03.23 1538
12226 이태원 도깨비 시장 2 김기대 2010.11.18 2356
12225 이태석 신부님2 / 이태석 신부님과 평신도들 - "나를 울리고, 너를 울리고, 우리를 울리고, 세계를 울리고, 그리고 하나님을 울린(echoed) 이태석 신부님" serendipity 2012.11.11 1320
12224 이탈? 거부? 자유? 구도? 2 Brother 2012.07.15 1962
12223 이철희 "박원순과 싸우는 박근혜, 쪼잔하다" ------ [이철희의 이쑤시개] "메르스 편 가르기, 야비하다" 스몰 2015.06.16 272
12222 이철희 "노무현, 보수의 정체성 일깨운 사람" file 현혜 2015.06.01 250
12221 이참에 대리 운전자 법도 하나 만들어야... 1 택시 기사. 2014.09.22 503
12220 이찬수 목사 - 하나님 앞에서 울다 1 울다 2015.11.25 190
12219 이찬수 목사 - 눈물의 경고 (Bundang Woori Church 20130908) 1 풀무 2015.09.29 248
12218 이찬수 목사 - 넉넉히 이기느니라 (Bundang Woori Church 20141123) 찬양 2015.02.23 262
12217 이쯤되면 미치자는 거지요? 2 file 진실 2014.09.26 574
12216 이집트군, 시위자 고문하고 강제로 '처녀성' 검사..........그리고 우리 재림교회 방광자 2011.03.26 9034
12215 이집트, 오늘의 바로(Pharaoh) 김원일 2013.08.16 1608
12214 이지익장로님의 저서 "하나님의 손안에" 라는 책을 읽고나서, 머루 2011.01.09 1107
12213 이지안님에게 보내드린 이메일 김원일 2010.12.06 2880
12212 이즈음에 다시 보는 "꽃중에 꽃 근혜님 꽃" 3 꽃중에꽃 2014.05.22 1466
12211 이중심판론(조사심판론)과 몰트만의 만유구원론 3 아기자기 2016.06.23 132
12210 이준식 "박정희 정권의 국정교과서, 긍정 평가" 1 가짜 2016.01.05 82
12209 이준석, ‘문재인 목 잘린 사진’ 알고 올렸다 [단독] 문제의 트위터 멘션 사진 확보… “부적절하다 소리 들을까 싶어 삭제” 밝혀 1 벌써 어른들 흉내를^^ 2012.05.08 1756
12208 이준석 '퇴선명령' 말바꾸기 했지만 살인죄는 무죄…왜? 포세이돈 2014.11.11 489
12207 이준구 “<조선> ‘노건평 사설’ 순리 안맞아, 생뚱맞다”........“검찰, MB엔 미지근, 盧엔 날쌘 표범, 피의사실공표까지” 하이에나조선 2012.05.24 2929
12206 이주연 기자의 PT뉴스 6탄 - 세월호 '진실 혹은 거짓' 편 진실 혹은 거짓 2015.05.03 150
12205 이종인, 다이빙벨 수거 "해경과 언딘, 작업 위치 속였다... 5 shallow 2014.04.29 796
12204 이종인 법정증언 “천안함 함안정기, 폭발 아닌 좌초 흔적” - [천안함 공판] “3년 전 폭발한배 시신 인양 목없는 몸만 건져”… 검사 “단정적 주장” 반박 진실 2015.05.12 317
12203 이종인 다이빙벨 자진철수, 아들 추정글 "목숨위협…다이버 안전때문에" 5 카르텔 2014.05.01 837
12202 이종걸 노건호 발언, '김무성 아들' 고윤까지 덩달아 화제 무시기 2015.05.25 327
12201 이종걸 "MBC파업 배후에 박근혜 있다" 길찾기 2012.06.19 2261
12200 이젠 하나님하고 안 놀기 김원일 2014.06.13 715
12199 이젠 우리만 남았다 김균 2015.10.20 182
12198 이젠 받아드릴때가 됐다.. 8 김 성 진 2013.11.18 1591
12197 이젠 받아드릴 때가 됐다는 분께! 13 청교도 2013.11.19 1355
12196 이젠 뭘 물고 늘어지지? 1 로산 2012.10.23 1140
12195 이제와서 뭔 짓인들 못하랴! 유재춘 2010.11.27 1440
12194 이제와서 "하나님의대리자"666 아니다-건너 마을에서 10 김균 2014.09.28 969
12193 이제야 영화 <국제시장>을 봤다. 내 느낌을 잘 묘사해 준 글이어서 옮긴다. 2 김원일 2015.08.11 350
12192 이제보니 너희들은 매를 좀 맞아야겠구나! 7 file passer-by 2011.08.05 2068
12191 이제는말할수있다-10부 대학살 아군의손에의해 2016.03.23 41
12190 이제는 요런것 까지 꼼수 쓰네여.. 조작당 2014.06.09 948
12189 이제는 연합회장 김대성목사님께서 답을 주십시요! 시대의징조 2014.10.06 549
12188 이제는 엘렌 화잇을 원래의 자리로 되돌릴때도 되었다. 5 원위치 2014.11.09 438
12187 이제는 말할수 있다 1972년 7월 4일 박정희와 김일성 1 상통 2015.09.27 136
12186 이제는 말할수 있다 - 간첩 이수근 사건의 진실 이제는 2016.05.07 65
12185 이제는 말할 수있다 나 장로교회 다닌다구~ 6 유재춘 2014.12.14 720
12184 이제는 말할 수 있다 - 만주의 친일파 친일파 2016.03.23 37
12183 이제는 말할 수 있다 - 만주의 친일파 우리나라 2016.05.10 32
12182 이제는 ㅇㅈㅊ 님을 더 붙잡지말고 그분의 갈길을 가도록 합시다 23 소견 2014.12.19 700
12181 이제 진짜 어른이 되었나보다. 12 file 난감하네 2016.03.30 255
12180 이제 이 모습 보고 싶다... 그녀 2016.04.13 72
12179 이제 어디로 가야 합니까? 어디로가나 2014.05.27 628
12178 이제 알겠습니다, 진짜 사퇴할 사람이 누군지 ^^ 17시15분 당신의 첫마디 “구명조끼 입었는데 발견 힘듭니까” 사고 후 8시간이나 지나도록 당신은 아무 것도 몰랐습니다 무심녀 2014.07.13 529
12177 이제 드디어 떠나기로 했다. 5 떠나기로 2013.12.14 1529
12176 이제 다들 1 바다 2013.02.12 2859
12175 이제 끝났습니다. YJ 2012.04.11 1680
12174 이제 그만...로산님 보다 멋진 분이구먼... 1 문재인 2012.05.08 1373
12173 이제 궁금증이 풀린다.. 왜 어린 학생들과 승객들을 놔두고 지들만 탈출 했는지. 기가 막히다.. 슬픈현실 2014.04.24 876
12172 이제 결코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4 유재춘 2012.11.13 1561
12171 이제 교회를 그만 다녀야 할까 보다.. 36 이제 그만.. 2012.04.09 4700
12170 이정희가 불을 지른 50대의 경이적인 투표율 전통矢 2012.12.20 1173
12169 이정희 남편 심재환, "김현희 가짜다라는 판단 바꾸지 않는다" 1 잊었거나모르고지내는것 2012.03.31 4227
12168 이정렬 전 판사, '막말댓글' 판사 명예훼손 혐의 고소 - SNS통해 "사직서 즉각 수리해 버린 한심한 대법원 참을 수 없어" 소법원 2015.02.14 389
12167 이정도는 되야지.. 이놈들아 ! 4 오는 바람에 2016.05.31 162
12166 이정 "내가 한 말 후회없고 다 책임질 것" ---- 아아아니, 이런 개념 연예인이 있다니이이이! 개념맨 2014.04.19 1102
Board Pagination Prev 1 ...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 225 Next
/ 225

Copyright @ 2010 - 2016 Minchoquest.org. All rights reserved

Minchoquest.org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