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3년 6월 건강에 주의를 기울이라는 묵시를 받은 이후
(건강기별에 관한 종합적인 묵시라는 말은 어불성설임을 이미 얘기했다)
엘렌 화잇이 건강 문제에 대해 최초로 출판한 단행본은 64페이지 소책자였다.
An Appeal to Mothers (엄마들에게 보내는 호소) 라는 이 책자는
마스터베이션에 관한 얘기다.
안식일교단과 그 선지자가 최초로 건강에 대해 출판한 책자는 성문제에 관한 것이었다.
이것을 은밀한 악 (Solitary vice) 라고 에둘러 표현하는 것은 당시 전통이었다.
엘렌 화잇은 엄마들에게
자녀들의 불순종, 무기력, 나태, 피로함 등으로 시작하여
지상에 편만한 모든 종류의 정신적 육체적 질병들이 여기 기인한다고 했다.
화잇은 네 아들의 엄마였다.
막내는 영아사망했고
셋이 살아남았으나
맏아들 헨리는 1863년 12월에 열여섯살에 폐렴에 걸려 사망했다.
그리고 4개월 후에 출판된 것이 이 책이다.
둘째 헨리는 열 네살
윌리가 아홉살이었다.
남자아이들을 키우던 19세기의 젊은 엄마는
당황하는 일이 많았을 것이다.
당시에는 발달심리학이나 성심리와 행동에 관한 발달된 지식이 없었다.
그런 이야기를 소위 건강개혁자들이 겨우 이야기하기 시작했을 뿐이었다.
엘렌 화잇은 성문제에 대해 스스로 무지함을 자처했다.
그녀는 이 책에서
자신은 아홉살에 큰 불행을 당하여 (돌에 맞은 안면 부상)
아이들과 격리되어 지냈는데
돌이켜보니 그것이 축복이었다는 것이다
Blissful ignorance (복된 무지) 였다고 했다. (p 12)
동년 아이들의 성 이야기나 그들의 타락된 생각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중에 성인이 되고 엄마가 되어서야 비로소
마스터베이션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임종의 자리에 있는 어떤 늙은 여인으로부터
그것에 관한 고백을 듣게 되었다고 했다.
어쨌든
아들이 사망한지 몇달도 안되어
이런 책을 낼 만큼
(그리고 아마도 그 아들이 살아 있을 동안에 썼을 것)
엘렌 화잇은 이 문제를 매우 다급하게 여겼던 것은 확실하다.
(열여섯에 사망한 헨리는 죽기 전에 자신의 죄에 대해 고백하는 일이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일곱재앙이 일어나기 전에, 군대 가기 전에 죽는 것이 행복이라고 했다.
당시 교인 청소년들의 정신적 억압을 드러내주는 대목이다)
자녀들의 마스터베이션을 방지하는 방법으로
화잇은 아이들을 또래의 친구들로부터 격리하라고 했다.
친구 집에서 외박을 시키거나
친구와 같은 침대, 심지어 같은 방에서 자는 것도 금하라고 했다.
다분히 겁먹은 엄마의 처방이다.
( 이 말에 순종하여 아직도 자녀들을 캠핑에 보내거나 어울려 놀다가 밤을 지내는 일을 못하게 하는 부모들이 내 주위에도 있다)
특히 괄괄한 친구들과는 놀지 못하게 하고
끊임 없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라고 했다.
이런 권면은 선지자 자신도 실천하지 못한 것이었다.
화잇 부부는 교회 일로 자주 다른 주로 다녔고
아이들은 다른 사람들 집에 맡겨 놓는 것이 다반사였다.
헨리가 치명적 폐렴에 걸렸을 때도
그 아이는 부모와 같이 있지 않았고 배틀크릭의 집을 떠나 매사추세츠주의 다른 사람 집에 있었다.
그런 죄책감 때문이었을까?
엘렌 화잇은 자신도 지키지 못한 일을 주문한 것이다.
딸아이들에게는
부지런히 일을 시키라고 했다.
부엌일, 바느질등 가사를 시키지 않고 게으름을 부리면
성적인 타락으로 접어든다는 이야기였다.
딸이 하나도 없었던 엘렌은 이런 이야기를 비교적 쉽게 할 수 있었으리라.
부모가 끊임 없이 아이들을 지켜 보지 아니하고
아이들이 자기네들끼리 나가서 놀며 여기저기 다니다보면
필연 타락할 수 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게다가 재미있는 것은
'30년 전만 해도 (당시 엘렌 37세) 세상은 아이들이 나다니기에 안전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고 한 것이다 (p 15).
이런 이야기는 매 세대마다 부모들이 되뇌는 대목이다 :)
그리고 오늘의 주제
육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아이들을 성적으로 깨끗하게 보존하려면
"양념, 다진고기 파이, 케익, 방부제, 양념된 고기, 그래비" 등을 먹지 말게 하고
채식을 시키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p 19)
육식에 대한 선지자의 최초의 권면이다.
이런 음식은 동물적인 정욕을 촉발한다고 했다.
물론 음식물 자체가 정욕을 일으키는 성분이 있다고 막연하게 믿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We should teach our children to practice habits of self denial
우리는 자녀들에게 자기 부정의 습관을 연마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p 20) 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그런 '맛있는' 음식들을 즐기는 습관을 절제하도록 해야
성에 대해서도 정결을 유지한다는 것이었다.
식욕, 성욕과 더불어
인간의 쾌락, 즐거움을 버겁게 여기고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를 모르는 것은
기독교의 오랜 전통이다.
육식에 관한 엘렌 화잇의 이같은 권면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
당시 건강개혁자들이라고 불리는 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얘기를 앞서서 하고 있었다.
An Appeal to Mothers 는 전체가 64페이지로 되어 있는데
초반 34페이지가 엘렌 화잇이 쓴 것이고
나머지 30페이지는
당시 건강개혁 전문가들, 권위자들의 인용문을 모아 편집한 것이다.
편집자는 34페이지 말미에
'이 저자의 말과 일치하는 의료계의 전문가들의 말들을 소개하겠다.
저자는 이들의 책을 읽어 본 적이 없으나
그 말하는 바가 전문가들과 어찌 이렇게 일치하는지...' 이런 식의 변을 썼다.
선지자는 이 문제에 대해 다른 사람들의 책을 읽거나 배운 적이 없다.
하나님께서 가르쳐준 것이다.
그런데 그 선지자가 말하는 것이 전문가들이 말하는 것과 얼마나 일치하느냐?
그래서 선지자 아니겠느냐?
뭐 이런 식이다.
정욕을 억누르는 방법으로
폭신한 침대에 자지 말고 거친 침대에서 잘 것
찬 물로 샤워할 것
고기를 먹지 말 것
그런 이야기들이 나온다.
당시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생각이 그랬다.
화잇도 그랬다고 한다. 하나님께로 받아서.
그런데
마스터베이션이나 성심리/행동 발달에 대해
당시 전문가들과 화잇이 말한 것들이
문제가 많은 것을 알게 되면서
(각종 육체의 질병에 거기서 온다는등)
이런 논리는 궁색해졌다.
그래서 교단은 1870년 이 책을 좀 더 증보하여
A Solemn Appeal 이라는,
좀더 심각한 제목을 달아 출판했으나
나중에는 슬그머니 출판을 중지했다.
(최근에 복고적인 기풍과 역사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An Appeal to Mothers와 A Solemn Appeal 이 다시 출판되고 있다.
아마존 닷컴에 찾아보니 A White Book 이라는 출판사인데
교단출판사인지 아닌지... 저작권 문제가 있을텐데... 모르겠다)
어쨌든
육식과 정욕을 연결하는 것은
입에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것을 삼가야
성적으로도 삼가게 된다는 그런 소박한 이해와 더불어
19세기 개혁시대의 일반적인 가르침이었다.
이것을 매우 심각하게 가르친 사람이 켈록이었다.
육식이 정욕과 밀접하게 상관이 있다고 굳게 믿고 가르쳤던 그는
부부관계에서도 한달에 한 번 이상의 잠자리는 방종이라고 가르쳤다.
엘렌 화잇은 그렇게 직접 이야기하지는 않았으나
혼인에서의 방종 marital excess 라는 얘기를 했다.
켈록, 건강개혁자들, 엘렌 화잇 모두 공유하던 생각이었고
당시 특정한 신자들 집단의 분위기였다.
육식을 하지 말라고 하면서
가끔 혹은 자주 육식을 했던 화잇과는 달리
켈록은 결벽증에 가까울 정도로 육식을 삼갔고 금했다.
그가 안식일교회 목사들을 우습게 보고 경멸했던 이유 가운데 하나가
목사들이 육식을 한다는 것이었다.
돼지고기에는 갖가지 병균과 기생충이 많아서 삼가야한다는 말은
어디서 나온 이야기일까?
여기에 소개한 영화 Road to Wellville에도 나왔지만
당시 미국에 막 알려지기 시작한 첨단장비 현미경을 대중들에게 보여주면서
켈록은 돼지고기를 현미경 렌즈 밑에 놓고 사람들에게 보라고 했다.
(영화에 보면 그 샘플을 위해 돼지고기를 미리 똥물에 뭍혀다가 보여주는 대목이 나온다.
켈록이 진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그랬을 수도? )
19세기 냉장고도 없던 시절에
육류에는 여러 미생물들이 있었다.
아직도 이런 논리로 돼지고기를 먹지 말라고 하는 것은
참으로 말이 안되는 이야기다.
육류 처리와 유통이 그 당시와 얼마나 다른가?
요즘은 현미경으로 돼지고기나 쇠고기나 들여다 보면
보이는 것들이 다 같을 것이다.
여기 예언님이란 분이
아직도 그런 화잇의 글을 인용해서 말하는 것은
답답하기 이를 데 없다.
최초에 화잇은 이런 이유로 육식을 금했다.
그런데 어째서 화잇은 계속 고기를 먹었는가?
어쩌다가 채식이 품성변화와 연결되고
지성소와 연결되고... ?
다음에 또 계속해 보자.
““정액 속의 아연의 양은 한번의 사정으로 하루 동안 내장에서 흡수될 수 있는 모든 아연을 제거할 수 있는 그런 양이다. 이것은 수많은 결과들을 유발시킨다. 상실된 양이 식사를 늘려서 보충되지 않는다면, 반복된 사정은 진정한 아연 결핍증으로 이끌어 발기 부전을 포함한 다양한 문제들을 발생시킬 수 있다.”(행실, 269)
요즘 시중에 팔리는 건강보조제로 노인들 보약=나쁘게 말하자면 성욕자극제=는
대부분 아연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나도 전립선비대증으로 몇 가지 약을 사 먹었는데
그 약 안에는 아연이 들어 있었습니다
요즘 당뇨치료제로 만들었다는 일종의 건강보조제에도 아연이 들어 있습니다
얼마 전에 아는 이의 부인이 가져와서 사라고 하는 통에 억지로 산 보조제도
불루베리에 아연을 넣어 놨더군요
“정액 속의 아연의 양은 한번의 사정으로 하루 동안 내장에서 흡수될 수 있는
모든 아연을 제거할 수 있는 그런 양이다"
하루 한번만 거시기 해도 아연이 다 발사되어 버리니
젊은이들 하루 서너번하면 아연부족으로 병신육갑 떨 것 같습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