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글에서 엘렌 화잇이 육식을 금한 최초의 이유는
그것이 정욕을 부추킨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1864년 교단과 화잇의 첫번째 출판물).
왜 육식을 하지 않고 채식을 해야하는가 하는 이유는
그 후에 강조점이 달라졌다.
화잇의 노년의 저작인 Ministry of Healing (치료봉사 1905) 은
육/채식 의 구별을 일차적으로 건강의 이유로 두고 있다.
'치료봉사' 에서 식생활을 언급한 세 chapter 는
채식을 먼저 이야기한다.
그리고 육식은 "injurious to health" 라고 말한다.
육식을 삼가야 하는 이유로는
동물에 편만한 질병, 보관과 유통에서 비위생,
그리고 무엇보다도 동물의 고통, 동물에 대한 학대가 비교적 길게 언급되었다.
화잇이 동물의 고통을 생각하게 된 것은
나중에 말하겠지만 그녀의 식습관의 중대한 고비인 1894년 호주 브라이튼 집회와 상관이 있다.
'치료봉사' 에도 정욕에 관한 언급이 아주 짧게 나온다.
육정이 충만하고 동물적 정욕이 강한 사람들 (those who are in full flesh and in whom animal passions are strong)은
자극적 음식을 피해야 하고
관능적 습관 (sensual habit) 을 가진 아이들에게는 계란을 주지 말라는 말이 나온다.
1860년대의 언급과 연결되는 부분이다.
(계란이 청소년의 정욕을 부추키는가?
이런 말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지금도 이런 말을 믿는 사람이 있는가?
안식일교회 대학 카페테리아에는 고기가 없지만
계란과 치즈는 넘쳐난다.
우리는 선지자의 말대로 살지 않는다 :).
언젠가 화잇은 치즈는 절대로 우리 뱃속에 들어가서는 안된다고 했다.
이 말이 알러지 전문의 이상구 박사를 개종하게 하는데 한 역할을 했다.
말년의 저작인 치료봉사에 빵을 만드는데 베이킹파우더나 소다를 쓰지 말라고 했다.
이런 말을 따르는가?
같은 책에서 우유와 설탕을 섞지 말라고도했다.
지금도 나오는지 모르지만 삼육대학의 아이스크림은 천하 일미였다)
어려서부터 병약했고
평생 여러 질병으로 고생했던 엘렌 화잇을 살린 것은
건강기별이었다.
건강개혁을 받아들이고 건강한 식생활을 실천한 엘렌 화잇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건강해졌고 정신이 맑았으며 88세까지 살았다.
엘렌 화잇 자신이 건강기별의 산 증인이었음을 자부했다.
그러나 화잇은 또한 모든 문제에 늘 그랬듯이
어떤 '주의' 에 목을 맨 극단주의자는 아니었다.
자기 자신의 말과 글에도 얽매이지 않았다.
식생활에 있어서도
개인과 지역의 필요와 형편을 따르는 합리적인 판단을 말했고
경우와 때에 따라 고기를 먹었고
자신이 육식을 완전히 끊은 1894년 이후에도
어떤 환자에게 완전 채식 처방을 내리는 의사를 경고했다 (1896)
화잇의 식생활의 변화에 관해서는
화잇 재단이 비교적 소상한 자료를 발표해서 누구나 볼 수 있다.
http://www.whiteestate.org/issues/Vegetarian.html
이후에 하는 말들은 다 위의 자료에 나오는 말이다.
화잇의 생전에도, 채식을 하라고 말하고서는 정작 자신은 육식을 한다고 비방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화잇은 강력하게 육식을 정죄하는 말을 했지만
완전 채식주의자는 아니었다.
경우와 필요에 따라 고기를 먹었고
그런 사실을 숨기지도 않았다.
화잇의 아들 윌리는
'우리 가족은 채식을 했지만 고기를 입에도 대지 않는 사람들 teetotaler 은 아니었다' 고 했다.
엘렌 화잇은 지도자들과 기차를 타고 가면서 스테이크를 먹었고
콜로라도에서 휴가 여행하는 중에 사냥꾼이 잡은 사슴고기를 먹었고 (1873 9월)
아들 윌리가 사냥해 온 오리고기를 먹었고 (1873 10월)
잠시 텍사스에 사는 동안 크리스마스에 사슴 1/4 을 요리해서 다른 교인을 대접하기도 했고 (1876,
당시 같이 살았던 AG 다니엘스는 화잇 가족이 사슴고기를 자주 먹었다고 했다)
1890년대에 호주에 있을 때도 사슴고기를 먹었다
엘렌 화잇이 육식을 완전히 끊은 것은 1894년이다.
호주의 브라이튼 장막 집회에서 절제 강연을 했다.
감동을 받은 어떤 여자가 와서
'여사님은 고기를 전혀 안드시죠?'
라고 물었을 때
'우리는 술담배 같은 것은 완전 금하지만 고기는 필요와 형편에 따라서 먹기도 한다' 고 대답을 했다.
그 여성은 동물애호가였다. 그리고 카톨릭 교인이었다.
어떻게 동물들에게 그런 잔인한 학대를 할 수 있느냐고 눈물로 항의했고
여기에 쇼크를 먹은 화잇은 그 날 밤 잠을 잘 못이루고
새벽에 일찍 일어나 앞으로 나는 절대로 육식을 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고 서약서를 썼다.
그리고 그 이후는 육식을 하지 않았다.
1863년에서 1894년 까지 30년이 걸린 일이었다.
그러나 위에 언급한대로 그 이후에도
모든 사람에게 획일적으로 육식을 금하는 극단은 피하라고 말할 정도로
화잇은 극단주의자가 아니었다.
당시의 화잇은 생활이 안정되어 있었고
요리를 전담하는 일꾼이 집안에 상주하고 있었으므로
완전 채식이 가능했다.
화잇이 1894년에 육식을 완전히 끊었는데
생선은 그 '육식' 에 포함되지 않았다
1894년 이후에도 생선은 (물론 '신선하고 깨끗한' :) - 화잇 재단) 먹은 기록이 나온다.
건강개혁을 실천하고자 혹은 거룩한 생활을 살고자 멸치국물도 안먹는 것은 신자 개인의 선택이다.
그러나 선지자 자신이 그렇게 했고, 선지자가 그렇게 하라고 했기 때문은 아님은 확실히 하는 것이 좋다.
위의 화잇 재단의 자료에도 분명히 말하지만
안식일교회는 채식을 모든 신자들에게 요구하지 않는다.
채식은 원칙이 아니다.
Vegetarianism is not a principle.
그리고 교단은 채식을 해야 품성변화가 되어
지성소적인 삶을 사는, 말세에 적합한 품성변화를 이루게 된다고 가르치지 않는다.
화잇이 굴을 먹은 기록 도 있다 (1882)
당시 SDA 는 정결하고 부정한 고기에 대한 개념이 정리되지 않았다.
1883년 배틀크릭 교회 담임목사는 '굴이 정결한가 부정한가는 가리기 어렵다' 고 했다.
부정한 고기, 정결한 고기에 관한 교단의 입장의 역사는
화잇재단이 발표한 자료에 잘 나와 있다.
http://www.whiteestate.org/issues/Clean-Uncl.html
레위기 11장을 따라야 한다는 것은
19세기 SDA 에는 확정된 것이 아니었다.
화잇과 교단이 돼지고기를 먹지 말라고 한 것은
거기에 만연한 기생충 (지난 글에서 말했듯이, 그리고 왈수님이 왕왕거렸듯이) 등
건강상의 이유였지
레위기 11장의 율법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 아니었다.
리뷰 편집장 우라이아 스미스는
레위기 11장 모세의 법이 아직도 유효하다면
우리는 그 모든 법을 다 지켜야 할 것이라며
돼지고기를 안먹는 것이 율법 때문이 아니라 위생 때문임을 분명하게 선언했다 (1882).
안식일교회가 정결하고 부정한 고기를 구별하는 레위기 11장을
그것이 율법이라서 순종하도록 가르친 것은
해스켈 목사가 처음이라고 한다 (1903).
일찌기 1858년부터 돼지고기를 먹지 말자고 처음으로 주장한 해스켈 목사는
구약 연구에 헌신했던 사람이었다. ('십자가와 그 그림자' 가 삼육대학에서 번역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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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스켈 (1833- 1920) 은 화잇 부부의 신실한 측근이었다.
1881년에 제임스 화잇이 사망한 이후
엘렌 화잇에게 청혼한 유일한 인물이었다.
해스켈 자신은 1884년에 상처했다.
그는 일찌기 17세에
그가 신실한 청년임을 눈여겨 본 고용주의 부탁에 따라 그의 딸과 결혼했는데
20년 연상의 병약한 여자였다.
해스켈은 신실하게 그 아내와 살았다.
엘렌과 해스켈은 비슷한 나이에 사역을 시작했고
비슷한 나이에 배우자를 잃었고
비슷한 나이를 살았다.
어쨌건 홀아비 해스켈은 6년 연상의 과부 엘렌에게 청혼했는데
물론 엘렌은 거절했다.
결혼하면 성을 바꾸어야 하는데 많은 저작이 이미 화잇이라는 이름으로 나갔기 때문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이 한 이유였다.
그러나 화잇은 해스켈을 애틋하게 여겼던 것은 사실이었던 것 같다.
해스켈은 교회 지도자들 중에 엘렌 화잇이 가장 많은 서신을 보낸 사람이었고
말년에 엠스 헤이븐의 침실에 가족 사진 외에 유일하게 걸려 있던 사진이 해스켈의 사진이었다.
![kellogg lecture.jpg](http://old.minchoquest.org/xe/files/attach/images/451/152/466/dc15cebb12a35f4bce6a5cc226aa0560.jpg)
![SNHaskell2.jpg](http://old.minchoquest.org/xe/files/attach/images/451/152/466/f131fff584a049cf781ef73491f6a155.jpg)
사진 설명
1. 건강에 관한 교단과 엘렌 화잇의 첫번째 '단행본' 출판물. 1864.
2. 배틀크릭 요양원에서 건강강의를 하는 켈록. 현미경으로 돼지고기를 들여다 보게 하기도 했다
3. 레위기 11장을 지켜야 한다고 처음으로 가르친 (1903) 스티븐 해스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