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다섯살로 돌아가고 싶어요?

by fallbaram posted Jul 07, 2015 Likes 0 Replies 1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우리는 주말부부가 아닌 격주말 부부이다.

아침일찍 공항으로 향하는 검정색 세단위로 빗방울들이 수도없이 떨어져 모두가 검은색으로 탈색되어 가고

한여름이지만 시카고의 아침은 겨우 육십도를 넘어가고 있는데 그나마 빗물이 씻어 내린 몇줄의 온도 때문에 약간은

으시시 하기도 했다.

한주말만 헤어진다 해도 그냥 헤어질 수 없어서 불같은 포옹 오래오래 하던 왕년의 시절도 지나고

근육이라는것 별로 남아있지도 않는 두팔 벌려서 끌어 당겨본 아내의 몸둥아리는

의외로 포근하고 따뜻했다.

돌아오는 길에는 사색의 빗방울들이 보슬비 같이 내리고 그 모두가 따스한 감촉속으로 떨어지며

사무실로 들어 오면서 다시 추억은 모처럼만에 다방커피 한잔속으로 흘러 내린다.

추억이 따뜻할수록 젊음으로 돌아가고 싶은 꿈도 따끈따끈해지는 것인가

커피 한잔을 홀짝거리며

시카고판 중앙일보를 집어들었더니 냉큼 찬물을 끼얹는 굵직한 기사가 눈에 들어 온다.


"젊음을 부러워하면 삶에서 지는것"


그리고는 "늙어 갈 용기" 라는 기시미 이치로의 책을 소개한다.

처음엔 니기미 이치로라는 이름으로 잘못 읽었다. (죄송)


약간의 내용을 설명하자면,


"중년을 지나는 이들에게 저자가 강조하는 용기는 '인생의 과제와 대화할 용기'다. 40대 이후에는

노화와 함께 질병과 죽음이라는 문제가 새로운 과제로 찾아 온다. 낮선 과제와 맞닥뜨렸을 때 이것이 나에게

건네는 메시지는 무엇이며 어덯게 대응할 것인가를 침착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런일이 왜 나타났는가에 집중하는 '원인론'이 아니라 어디를 향해 가는가에 주목하는 '목적론'이다.


누군가 당신에게 "스물 다섯살로 돌아가고 싶나요?" 라고 물었을 때 뭐라고 답할 것인가. 진심으로

"지금이 더 좋죠. 나이가 들수록 더 쓸 만해지고 있어요!"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는 것.


오늘의 신문 "책과 지식 17면" 을 뒤집으면 19면에 내 얼굴과 내 이름과 일곱번째 계속되는 나의 글이

실려 있다. 기력이 넘칠 때는 가만이 앉아 있지를 못하던 내가 이제는 서서 보내는 시간 보다는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다소 건강이 염려 되지만 젊은날에 온갖 방향에서 서서 보냈던 시간과 서성이며 

보낸 환경들에서 뽑아낸 누에고치의 실들이 하나씩 하나씩 풀어져 가고 있다.


그래도


스물 다섯살로 돌아가고 싶나요?


우리의 목적론 즉 목적지는 어디인가요?

오직 "ㅇ ㅅ"

오직 "ㅅ ㅈ ㄱ"


하하하하하


Articles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