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의 맛
어릴 때 우리 교회 목사님이
만나의 맛을 말하는 것 들었다
형용할 수 없이 맛이 있었다는 거다
그런데 내가 알기에는 조금 오래 먹으면 질리고
비아그라 성분이 하나도 없어서 삶의 의욕이 나지 않는
그런 류의 음식이지 않나 싶다
내가 여기서나 안식교인들 홈에서 줄기차게 떠들고 있던
레위기 11장의 이야기나
화잇여사가 금한 육식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다고 해서
내가 눈만 뜨면 고기를 탐하는가 하는 소리 자주 듣는데
실상 나는 좋아하는 음식이 따로 있다
물론 양고기도 아니고 돼지고기는 더더구나 아니다
나는 콩나물무침을 제일 좋아한다
그것도 고추장으로 비빈 매콤한 것을 말이다
그걸 제일 잘 하는 사람은 우리 마누라다
내 입맛에 맞게 해 준다
그러면 아침도 거기에 밥 비며 먹고 점심도 저녁도
며칠을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그래서 말인데
콩나물 제일 맛있게 비빈 음식이 바로 대구뽈찜이다
삼천포에 날 만나려 오신 분들에게 내가 꼭 대접하는 음식이고
다들 너무 맛있다고들 하시는 것인데
주재료가 미국사람들이 잡아서 몸통을 먹고 비료하는 머리를
한국 사람들이 사료용으로 사 와서 팔아먹다가 잡혀서 구속됐던 거다
아마 이제는 식재료로 수입하니 가격도 올랐고 찜 가격도 올랐고
거기에 비벼 놓은 것이 바로 콩나물이다
콩나물은 마트에서 사면 유기농이라고 억수로 비싸다
그것으로 콩나물로 무치면 팍 고꾸라져서 질기기가 황소 심줄만하다
그런데 한 동이에 1만원하는 서민 콩나물을 대가리(머리 부분)를 떼어내고
삶아서 대구 머리와 함께 요리한 것이 삼천포에서 제일 유명한
대구 뽈(볼테기)찜이다
그 집은 설과 추석에도 문을 연다
아마 돈 많이 벌었을 거다
대구가 원래 기름기가 없어서 담백한데
거기다가 콩나물을 넣고 맵소롬하게 만들었으니 다들 먹어보고 또 먹는다
다음 내가 좋아하는 것은
우리 교회 강 집사님이 자기 당번 때 끓여오는 시래기 국이다
다른 국은 잘 안 먹어도 그 시래기 국은 두 그릇씩 먹고
집에 올 때는 비닐 주머니 하나 얻어 온다
그 시래기 국 맛은 바로 엄마 손맛이다
옛날 시래기 국으로 한 겨울을 보내던 사람들이 그 귀한 아지노모도를 넣어
고기 없이 고기 맛을 내던 맛이다
그런데 그 맛이 무척 정겹다
평생을 아지노모도 맛으로 길들여진 우리 입맛에 MSG없는 맛은
앙꼬 없는 찐빵 맛이다
요즘은 멸치 맛 버섯 맛 조개 맛 등등 이름을 달리해서 제품이 나오는데
사실 조개 맛이라 해서 조개 살이나 국물은 한 방울도 안 들어갔다
그 맛있는 게맛살에 게살이 한 조각도 안 들어가고 명태 살만 들어가듯이 말이다
만약 깅집사님이 만든 시래기 국에 아지노모도가 안 들어갔다면
이번 안식일에 교회가면 그 비법을 한 번 물어 볼 생각이다
만나의 맛
그 맛은 아지노모도 구경 못한 세대가 처음 맛보는 것이었다
성경이 말한 그 맛 “깟씨 같고도 희고 맛은 꿀 섞은 과자 같은”(출16:31) 맛은
눈처럼 희고 그래서 광야의 모래 바람 색깔과 다른
꿀 섞은 과자 맛-오늘 낚시점에서 얻어 마신 유기농쥬스는 꿀이 없어서 그냥 했다는데-이
옛날 우리 조상들의 음식인 한과 맛 정도일 것 같다
원래 음식은 달달하면 얼마 안 먹힌다
먹는 양이 적으면 사람들 기운이 없어지고 단맛이 주는 노곤함에 빠진다
그래서 저들은 이런 소릴 하는 것이다
“우리가 애굽에 있을 때에는 값없이 생선과 외와 수박과 부추와 파와 마늘들을 먹은 것이
생각나거늘 이제는 우리 정력이 쇠약하되 이 만나 외에는 보이는 것이
아무 것도 없도다“(민 11:5, 6)
여기서 말하는 생선 수박을 위시한 음식들이 정력제라고 말하는데
그건 성경 잘못 읽어서 나온 결론이다
열거한 음식들은 그들이 일상으로 먹던 것을 말하는 것 뿐이다
그럼 수박 부추 파 마늘을 못 먹게 해야 하는데 할머니도 거기까진 생각 못했나 보다
결국 만나의 맛은 수박 생선 부추 파 마늘보다 맛이 없거나 영양식이 아니거나
입맛을 내게 하는 향신료가 아니었나 보다
그래서 그것을 먹어본 기자는 이런다
“맷돌에 갈기도 하며 절구에 찧기도 하고 가마에 삶기도 하여 과자를 만들었으니
그 맛이 기름 섞은 과자맛 같았더라“(민11:8)
기름 섞은 과자 맛
요즘 건강개혁자들이 절대로 먹으면 안 된다는 기름에 튀긴 밀가루음식 맛
과자회사가 기를 쓰고 기름에 구워대는 과자들
그건 맛은 있지만 사람들이 쉽게 질리는 맛이다
그래서 내가 먹어 본 음식 중 제일 맛있는 것은 단연 매콤한 콩나물무침과
시래기 국이다
꿀을 바른 허니 버터 맛이라든가 하는 해태제과가 히트 친 과자 겨우 하나 구했는데
며칠 지나도 우리 집 식탁위에 그대로 있다
왜냐하면 너무 달아서 맛을 잃어버릴까 싫어서이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그런 맛을 아침 점심 저녁 눈만 뜨면 먹어댔으니
얼마나 지겨웠을까?
떠나온 애급에서 먹던 매콤한 콩나물 무침이 생각나고
나일 강에서 그물 던지기해서 잡은 생선도 생각나고
풋고추 된장에 찍어 먹듯이 마늘도 먹기 싫어지면 구워서 몸보신하던
그 애급이 생각나는 것이다
물론 아지노모도 넣은 시래기 국도 생각나고
그런 것 없는 광야 생활은 앙꼬 빠진 빵이라는 말이다
오늘 아침까지 며칠을 먹던 콩나물 무침에 마누라가 질린 모양이다
그래서 밖으로 나가서 시래기에 붕어를 넣어 고운 붕어어탕을 한 그릇 했다
맛이 있는데 앞으로 붕어 낚으면 그 집에 팔러 가야지
ㅋㅋ
이러다가 양고기 파티는 언제한담?
글구 나일강에서 그물던져 잡은 생선맛은 어떨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장로님 입에는
민물 생선이 더 맛있나요 바다 생선이 더 맛 있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