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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님의 글을 보고 오늘이 엘렌의 기일이라는 걸 알았다.
오늘은 내가 이민 온 날이기도 하다.

45년 전, 엘렌이 죽은 지 55년 후.
하와이에서 갈아탄 비행기는 나온 지 얼마 안 되는 보잉 747.
엘에이 공항에 한밤중 1시쯤 내렸다.

그런데 바로 그 오늘
그 기일, 그 이민 "기념일"에 본 
뉴스 한 토막.

텍사스 Brook 카운티에서 발견된 엽기적 이야기.

남미에서 온 서류 미비 이주 노동자들의 시신을
아무 기록도 남기지 않고 
공동묘지 한구석에 여러 해 동안 "덤핑"하듯 묻어버렸다는 기함할 이야기.
수백 명에 달하는 그 시신들을
하다못해 DNA조차 채취하지 않고 흔적 없이 묻어버렸고,
분명히 불법인 이 작태에 대해 
주 정부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주장한다는 믿지 못할 이야기.


혹시 부활할까, 또는 떠나보낼 수 없어서, 
이런저런 이유로 묻지 못하고, 묻지 않고 모셔두었던 그녀의 시신.
꽃다발 옆 관 속에 누워 있는 그녀의 시신을 사진으로 처음 본 오늘
나는 뉴스에 나온 또 다른 시신, 아니, 유골들의 사진을 보았다.

그리고 떠오르는 기억 한 편린.

몇 년 전
수술받는 아내와 두 어린 딸 곁에 있으려고 몰래 국경을 넘었다가 
돌아오는 길에 사막에서 길을 잃고 사망한 서류 미비 노동자 장례식에서 
기도한 적이 있었다.

Aurelio Salazar.
악명 높은 아씨마켓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노조 결성에 앞장섰던, 
내가 감히 동지라고 부르고 싶은 서류 미비 노동자.


나는 45년 전
엘렌의 기일에
최신형 여객기 타고 
(알아듣지도 못하는) 영화 한 편 보며 높은 하늘을 날아 국경을 넘었다.
서류 완비 이민자의 자격으로.

미국에 사는 그대는 무얼 타고 오셨는가.


혹시 부활할까, 또는 떠나보낼 수 없어서
이런저런 이유로 묻지 못하고, 묻지 않고 모셔두었던 "예언자"의 시신.
꽃다발 옆 관 속에 누워 있는 그녀의 시신을 사진으로 처음 본 오늘
나는 뉴스에 나온 또 다른 시신, 아니, 유골들의 사진을 보았다.

죽은 후 
친지 중 아무도 그 안부조차 알 수 없는
아무도 그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지금쯤
눈물마저 메마른 그 친지들 기억 속에서조차 사라져 가고 있을
저 시신, 아니, 저 유골들의 사진을 보았다.


"예언자"의 시신도 할 말이 있는가.
그들은 죽어서도 "예언"하는가.

이민 온 45주년 "기념일"에,
엘렌의 기일에
나는 묻는다.

엘렌의 시신과 저 이름 없는 시신 중
누가 더 강렬하고 애절한 목소리로,
누가 더 내 영혼을 흔들고 뒤집는 
"예언의 신, 또는 영 (Spirit of Prophecy)"이 되어,
내칠 수 없는 
건너뛸 수 없는 사진으로, 모습으로 
다가오는가.

아무리 기도하고 명상하며 물어도
엘렌은 아니다.


나는 45년 전 그녀의 기일에
최신형 여객기 타고 
(알아듣지도 못하는) 영화 한 편 보며 높은 하늘을 날아 국경을 넘었다.
서류 완비 이민자의 자격으로.

미국에 사는 그대는 무얼 타고 오셨는가.














  • ?
    김원일 2015.07.16 17:58
    김주영 님이 물론 오해하진 않으시겠지만, 이 글은 김주영 님 글에 유감 있어서 올린 글 아니다.
    아무도 오해 없으시기를.
  • ?
    fallbaram 2015.07.17 00:12
    나도 그 비행기 타고 마누라 이름에 연결된 완비된 서류로 구름속으로 건너서 왔지.
    미스터 피켓님이 요즘 뜸하시다가 다시 나타났는데 건강은 어떠하신지?
    Ad Hominen 잘라내는 손가락은 여전해 보이시는데...

    Jose Can't you see?
    그 호세처럼 거무틱틱하고 맘좋은 남미인의 얼굴들이 줄줄이 떠오르는 시간에...

    우리는 눈을 뜨고 그 숱한 시간이 흘렀고
    그들은 눈을 감고 그런 시간이 흘렀는데...
  • ?
    김주영 2015.07.17 00:45
    저는 미국에 들어온 날짜를 잊어버렸습니다.
    그런거 잘 챙겨 두어야 하는데.

    1986년 3월
    비행기표 값 절약한다고
    홀트 아동복지회를 통해 입양하는 고아들 데리고 왔습니다.
    서른살 성인이 되었을 아이들
    이 하늘 아래 어디서 잘 살고 있는지.

    예언의 영 (spirit of prophecy) 이 죽어 버린 이 교회는
    화석화 된 '예언' 만 되뇌이고 있습니다
  • ?
    Rilke 2015.07.17 07:09
    김교수님,

    이 아침 마음을 울리는 글을 올려서, 댓글을 달게 됩니다.

    누가복음 주석서들을 읽을때, 학자들이 서두에 많이 쓰는 말들이 있습니다.

    "21세기 자본주의가 팽배한 미국에 사는 우리들에게 누가복음을 설명하기는 참으로 어려운점들이 많다"

    개인적으로 누가복음이 가장 "예수의 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요한복음은 "예수의 신학"을 가장 잘 표현한것 같고.

    가끔 예수님이 나한테도, 부자와 나사로의 이야기에서, 부자에게 했던말을 할것 같아서 두렵습니다.

    "너는 세상살때 네가 누릴것을 충분히 누렸다. 하지만, 이 나사로는 그러하지 못했다." 많은 신학자들을 곤혹케하는 내용이기도 하지요.

    예수님은 꾸준히 "약자와 소외된자들"을 위해서 사셨고 그들을 옹호하셨는데, 오늘날 우리는 꾸준히 "강자와 가진자들"을 위해서, 부러워 하면서, 거기에 속하려고 바둥대며 사는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21세기 미국에서 사는 우리들은, 더 좋은차, 더 좋은집, 더 좋은옷, 더 좋은 음식, 더 좋은 삶을 꾸준히 추구하지요.

    무식한 말을 하는 도날드 트럼프가 미국에서 꾸준히 인기를 끄는것이, 어쩌면 미국의 현주소가 아닌가 싶습니다. 어쩌면 과거 역사를 보며는 놀랄일도 아니지요. native American and African American, and south American 을 대했던 역사가 오늘날의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지만,

    안식일교회라고 다르거나 특별하지도 않은것 같습니다. 벤카슨이 발언하는것을 보며는, 우리도 미국의 역사와 문화에서 크게 벗어날수 없음을 보게됩니다.


    김주영님이 말한 홀트,
    그 본사가 바로 제가 사는곳에 있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미국에 입양된 한국계 청년들을 많이 알고, 사귀고 있습니다. 그들 나름대로 슬픔이 있고, 아픔이 있고, 또 그것들을 극복하려는 긍정적인 때론 부정적인 모습이 공존하는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의 책임이 아닌것 싶습니다. 특히, 한국의 뿌리를 두고 있는 우리들은 더 하겠지요.

    김주영님,
    엘렌화잇 번역 저에게 부탁한 "사회"부분, 잘 알고 있습니다. 내용이 좀 tone down 된 느낌이라서, 번역만으로는 부족할것 같아서 제 생각을 정리해서 같이 하려다 보니, 이래 저래 늦어졌습니다. 조만간 (?) 올리겠습니다.


    이 누리에 더 많은 "예수의 마음"이 생기기를 바라며,

    샬롬,
  • ?
    김주영 2015.07.18 01:23
    릴케님

    최근에 Gary Wills 의 What Jesus Meant 와 What Gospels Meant 를 읽었습니다.
    다 통달한 주제라고 생각했었는데 새롭게 배운 것도 있고.

    카톨릭 학자인 Raymond Brown 에 많은 영향을 받아
    거기서는 사복음을 낸 믿음의 공동체를 이렇게 정의하더군요.

    마가: Suffering Community
    마태: Teaching Community
    누가: Reconciling Community
    요한: Mystical Community

    오늘날 교회도 그같은 여러 상황에서 여러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Donald Trump 가 스스로 silent majority 라고 생각하는 사회
    이 나라의 민낯은 과연 무엇일까요?

    그리고
    조만간 올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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