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림신문 860호> 목사님, 좀 더 계시면 안 되나요?

by 갈매기 posted Aug 09, 2015 Likes 0 Replie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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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림신문 860호> 목사님, 좀 더 계시면 안 되나요?
기자 : 재림신문사 날짜 : 2015-05-14 (목) 10:35 btn_print.gif font_big.gif font_small.gif

목사님, 좀 더 계시면 안 되나요?

새 해가 밝으면 재림교회 성도들과 목회자들의 초미의 관심사는 목회자의 인사이동이다. 올해도 5개 합회에서 180명, SDA교육을 포함한 기관과 연합회에서 약 40명이 소속 교회와 기관을 옮겼다(일부 향학 포함, 신규 채용 제외). 2014년 기준 전체 880명 목회자 가운데 25%에 해당하는 큰 숫자다. 
보통 합회 회기 첫 해와 다음 해에 많게는 40%대까지 이동하는 것에 비하면 적은 수치이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지난 10년간의 인사이동 비율은 평균 30.5%로 모든 목회자가 평균 3.3년 만에 한 번씩 교회를 옮겼다.
이런 잦은 인사이동은 이사에 드는 제반 비용도 문제이지만 성도들의 정서를 비롯해 교회 성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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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인사이동과 침례자 수
목회자의 이동이 해당 교회에 미치는 선교적 영향을 객관적으로 수치화 하기는 어렵다. 여기서는 매우 단편적이기는 하지만 침례자 수를 기준으로 목회자의 이동이 선교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본다. 본지는 이번 연구를 위해 전국에서 교인 수 200명인 교회 6곳, 200명 미만인 교회 14곳을 무작위로 선택했다.  
분석에 의하면 목회자의 이동이 교회의 침례자 수에 미치는 영향은 분명히 있었다. 교회 규모와 상관없이 새로운 목회자 부임 첫 해에는 침례자 수가 적다가 해를 거듭할수록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자의 이동은 조사 대상이 된 대부분의 교회의 침례자 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지만, 그 영향은 교인 수 200명 이상인 교회보다 200명 미만인 교회(대부분 100명 미만)에서 보다 크게 나타났다. 
200명 이상 교회의 부임 첫 해 침례자 수는 평균 22.7명이었고 점차 증가해 5년차에 가서는 38.5명을 기록했다. 
200명 미만 교회의 부임 첫 해 침례자 수는 평균 3.1명이었고 점차 증가해 5년차에 가서는 11.4명까지 증가했다. 200명 미만 교회에서는 심지어 부임 첫 해에 침례자를 전혀 내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 이유는 대게 부임 1, 2년 차에는 성도들과 교회 주변의 상황을 파악하는데 보내고 3년차부터 일다운 일을 시작하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한 목회자가 한 교회에서 4, 5년까지 목회가 지속될 때 안정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수치상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3년도 안 돼 목회자를 이동시키는 일들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성도 자존감 상실
목회자의 잦은 인사이동은 성도들의 마음에 상처로 남는다. 최근 2년 주기로 세 명의 목회자를 받았다는 한 성도는 “우리 교회는 목회자가 지나가는 정거장”이라며 “목회자가 하도 자주 바뀌니 새로 온 목회자가 교회에 어떤 사업을 제안해도 이제는 교인들이 협력을 잘 안 한다”고 교회 분위기를 전했다. 
예를 들어, 한 목회자가 와서 패스파인더를 열심히 하다가 다른 곳으로 가면 패스파인더는 금방 시들해지고 새로 온 목회자는 관심도 없는 일이 있다보니 이제는 뭘 해도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수도권의 한 교회는 합회로부터 모범성장교회로 수차례 표창을 받은 교회인데 그런 교회조차도 목회자가 바뀌고 난 첫 해와 다음 해는 모범성장표창을 받지 못하는 일이 목회자 이동 때마다 반복되기도 했다. 
어떤 교회는 대학원에 수학 중인 목회자가 예배 시간에 설교만 해주며 1년씩 돌보다 가기도 한다. 해당 교회에 출석하는 한 성도는 “성도들이 교회에 대한 애착도 없고 목회자에 대한 기대감도 없다”며 “교회가 없어져도 괜찮다는 생각도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목회 의욕도 안 살아
잦은 인사이동은 목회자의 목회 열정을 깎아내리기도 한다. 20년차 이상 된 한 목회자는 “잘하든 못하든 교인들이 목회자를 그 교회의 일원으로 여겨줘야 하는데 그렇게 대해주지 않는 것처럼 느껴져 서운할 때도 있다. 아마도 금방 갈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라며 “적어도 5년은 기본으로 그 목회자와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좀 달라지지 않겠나”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지속 가능한 선교 열정
목회자의 이동이 교회의 선교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교인 수가 적은 교회에서 그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나는 건 어떤 이유 때문일까?
어쩌면 성도 수 200명 이상의 교회에 부임하는 목회자들이 오랜 목회 경험을 쌓은 후라 부임 초기의 선교적 공백을 줄일 노련함이 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성도들이 많을수록 그들 중에는 선교적 열정이 충만한 성도들이 여럿 있어서 그들에 의해 선교적 활동이 지속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성도 수 200명 미만의 작은 교회들이 목회자의 이동에 따라 침례자 수의 변동이 큰 이유는 그런 곳에 부임하는 목회자들이 부임 초기에 발생하는 선교적 공백을 단기간에 극복할만한 노련미가 쌓이지 않았거나 성도들이 선교 열정을 잃어 선교를 주로 목회자의 개인 전도에 의존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본 연구는 불과 20개 교회만을 대상으로 조사했기에 한국 재림교회 전체의 상황을 정확히 대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목회자 이동의 원인은 목회자 개인, 성도, 합회의 사정 등 다양하다. 목회자의 이동 여부가 그 목회자의 역량을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다. 
교회 성장(여기서는 침례자)에 영향을 주는 변수는 목회자의 인사이동 말고도 무수히 많다. 하지만 목회자의 인사이동이 개 교회의 선교적 열정과 선교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틀림없다.

김성일 ksi39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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