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림신문 870호> 붕괴 직전의 세계 경제

by 재림신문 posted Sep 05, 2015 Likes 0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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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0호> 붕괴 직전의 세계 경제
기자 : 재림신문사 날짜 : 2015-07-31 (금) 09:36 btn_print.gif font_big.gif font_small.gif
 

붕괴 직전의 세계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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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주간 TV에서는 그리스의 노인들이 현금을 찾기 위해 은행의 현금인출기 앞에 길게 줄을 선 모습을 보여줬다. 주유소들은 혹시 모를 기름 중단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자동차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돈도 바닥나고 생필품마저 구하기 힘든 상황이 되면서 거리에서는 연일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거리의 상점들도 손님이 없어서 직원들을 내보내고 가족들이 지키고 있지만 언제까지 지킬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리스 정부는 하루에 60유로까지 인출가능하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인출하려고 하면 현금이 없어서 줄 수 없다는 안내가 뜬다. 그나마 며칠을 버티지 못하고 은행이 보유한 현금은 완전히 바닥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무급 강제 휴가를 보내고 수많은 기업들이 폐업을 선언했다. 그리스의 경제활동은 완전히 멈춰버렸다. 한 사람이 대형 쓰레기 수거함 속에 몸을 반쯤 집어넣고 먹을 걸 찾는 사진은 그리스의 상황을 대변하는 사진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은 2009년부터 꾸준히 불거져 나왔다. 그리스의 총 국가부채는 3,150억 유로(약 392조 원으로 우리나라 1년 예산보다 18조 원 많음)로 GDP의 80%를 넘는다. 7월 10일 국채 20억 유로, 13일 IMF에 5억 유로, 14일 국채이자 2억 2,500만 유로 등 하루가 멀다고 다가오는 채권 만기일은 그리스의 숨통을 죄고 있다.

그런데 미국은?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그리스보다 더 심각한 국가부채를 지고 있는 미국은 어떻게 버티고 있는 걸까? 
인류 역사상 30년 이상 무역적자와 재정적자 상태에서도 꿋꿋하게 버텨온 나라는 미국 밖에 없다. 2014년 기준, 미국의 GDP는 17조 4,180억 달러인 반면 부채는 18조 3,380억 달러다. GDP대비 부채 비율은 그리스보다 훨씬 심각한 105.28%다. 미국의 경제가 심각한 상황인데도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이유는 미국의 달러화가 금본위제를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살얼음판을 걷는 세계경제
1970년대 미국의 부채 증가율은 연평균 6% 수준이었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연평균 7~8%로 높아졌다. 부채 증가율을 6%로 낮춰 잡고 GDP 증가율을 3%대로 계산해도 40년 후에는 GDP가 37조 달러인 반면 부채는 621조 5,000억 달러가 돼 그것의 이자만 37조 3,000억 달러에 이르게 될 전망이다. 현재의 경제 시스템에 획기적인 변화가 있지 않는 한 세계 경제의 키를 쥐고 있는 미국의 몰락은 예견된 일이다. 
한편 그리스의 국가부도 사태는 유럽 국가들의 연쇄 부도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우려를 낳고 있다.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칠레도 부도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이들 나라로 연쇄 부도가 이어질 경우 유럽 금융 시스템이 붕괴되고 세계 금융 시스템의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리스 사태에 독일이 깊이 관여하고 있는 이유는 그리스에 682억 유로(약 85조 원)가 물려있기 때문이다. 

주도권은 끝까지 미국에
1971년 미국은 금을 지불보증으로 요구하는 브레턴우즈 체제를 해체시켰다. 그 후 어떤 국제기구의 감독도 받지 않은 채 언제든 필요한 만큼 달러를 찍어냈다. 결국 그렇게 해서 발생한 인플레이션의 결과로 지금 세계 모든 국가들이 경제 침체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불공정한 통화 제도는 미국이 가진 군사력(세계경찰로서의 영향력)과 정보력이 아니었다면 이제까지 유지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브레턴우즈 체제는 여러 나라가 협의해 만들어진 국제 통화 제도 협정이었다. 하지만 미국은 다른 국가와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협정을 파기했다. 이런 전력이 있는 미국이 앞으로 또 다시 그런 행동을 하지 않으리라고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세계 화폐 게임의 룰은 항상 미국이 정해왔기 때문에 미국이 몰락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화폐전쟁』 시리즈로 유명해진 쑹훙빙 같은 경제학자는 휴지조각이 될 달러를 대신할 새로운 화폐가 등장할 수밖에 없다고 예상하고 있다. 새 화폐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계속해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선 그동안 미국이 비축한 8,100t의 금과 IMF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3,400t의 금을 담보로 하는 새로운 화폐 시스템을 주창할 것이고, 그동안 달러 가치를 믿고 금 확보를 충분히 해 놓지 않은 다른 대부분의 나라들은 또 다시 불공정한 경기 규칙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쑹훙빙이 예상하는 2020년 이후의 세계 경제다. 
세계 경제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네 바람을 붙든 천사가 바람을 놓으면 걷잡을 수 없는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말 것이다.

김성일 ksi39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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