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안부 / 김설하 우두커니 서 있는 나목 곁으로 소슬바람 잃을 것 없는 빈 몸뚱이를 자꾸만 쓰다듬는데 사방을 둘러보아도 생경한 느낌인 건 그대, 가을 때문이네 한 사람을 알고 다 알기 전에 잃은 아픔 한 사람을 알고 많이 알았다고 느꼈을 때 멀어져간 슬픔 한 사람을 알고 모르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소식 끊긴 상처 그대, 가을 같았네 또다시 한 사람의 모습이 아련히 밀려와도 또다시 한 그리움에 가슴 미어질까 두려워 가을, 그대 때문에 그리움 쌓이고 가을, 그대 때문에 이별을 앓지만 그리운 안부를 묻네 그대 거기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