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초중등에 도올 선생 강의보다 영향력 큰 이유

by 1 posted Sep 15, 2015 Likes 0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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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교과서, 초중등에 도올 선생 강의보다 영향력 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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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9.16  14: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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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시작하기에 앞서 전제해야 할 것이 있다. 나는 도올 선생이 평균적인 교사들보다 강의력이 뛰어나다고 보고 이 글은 그것을 전제로 삼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동시에 질 좋은 도올의 강의보다 공교육이 학생들에게 더 많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생각한다. 이 글은 그 이유를 밝히는 것에 목적이 있다.


디폴트(default)에 대한 이해


디폴트란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았을 때 이미 정해진 상태'를 말한다. 예를 들어, 당신이 다음팟 플레이어라는 프로그램을 설치하려고 하는데 "Daum을 첫 페이지로 하겠습니까?"라는 체크박스에 체크가 되어 있다면 체크가 되어 있는 상태가 바로 디폴트 상태다. 그리고 당신이 어떤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하려는데 "개인정보를 제공하시겠습니까?"라는 체크박스에 체크가 되어 있지 않다면 체크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가 바로 디폴트 상태다. 즉, 출발점이다.


디폴트의 힘


디폴트라는 것은 이미 정해져 있는 상태를 의미하는데, 많은 이들이 정해져 있는 상태를 굳이 바꾸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예를 들어, TV의 9시 뉴스가 끝난 뒤의 광고가 비싼 이유는 많은 이들이 9시 뉴스를 시청하는 상태(디폴트)에서 뉴스가 끝나도 디폴트 상태를 굳이 바꾸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채널을 유지한다. 스웨덴의 장기기증 비율은 세계최고인데, 장기기증에 대한 동의 여부 디폴트가 '장기기증에 동의함'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스웨덴처럼 장기기증 비율이 높지 않은데, 그 이유는 장기기증에 관한 디폴트 상태가 스웨덴과 달리 '장기기증에 동의하지 않음'이기 때문이다. 스웨덴에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죽음을 맞게 되면 장기기증을 '자동적으로' 하게 되고,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에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죽음을 맞게 되면 장기기증을 하지 않게 된다. 디폴트의 강력한 힘이다. 그리고 인간들은 생각보다 겁나 게으르다.



공교육이 도올 강의보다 영향력이 큰 이유


학생의 입장에서 공교육과 도올 강의의 가장 큰 차이점이 뭘까? 공교육은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혹은 '무조건적으로' 들을 수밖에 없다. 한국에선 초중학교까지가 의무교육이므로 초중학교의 교육은 그 디폴트의 성격이 더욱 짙어진다고 볼 수도 있겠다. 의무교육이기 때문에 '출발점'이 고정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등학교로 온다고 해도 공교육이 가지고 있는 디폴트의 힘이 결코 급격하게 약화하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가고, 공교육을 받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공교육은 디폴트니까.


반면에 도올의 강의를 듣기 위해선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 것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도올 강의를 듣기 위해 수업을 신청해야 하고, 학교보다 물리적으로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굳이 이런 수고를 들이면서 도올의 강의를 들으려는 학생들은 많지 않을 것이고, 설사 많다고 해도, 디폴트로 인해 공교육을 듣는 학생들에 비하면 그 수는 압도적으로 적을 것이다. 도올의 강의가 아무리 좋아도, 디폴트의 힘보다 강력할 수는 없다.


뉴라이트 및 친일파들이 국정교과서를 채택하려는 이유


사실 나는 이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이 글을 썼다. 친일파들이 학생들에게 친일 교육을 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수단은 친일성향의 '특강'을 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교회에서 아무리 설교해봐야 디폴트로 인한 공교육에 비하자면 그 힘은 상대적으로 약할 수밖에 없다. 디폴트의 힘을 빌리면서 가장 효과적으로 학생들에게 친일적 사고를 주입하기 위해선 국정교과서를 도입해야 했을 것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국정 역사교과서가 채택되면 국정교과서는 디폴트와 의무로 인해 누구나 그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둘째, 또한 국정교과서를 쓰는 현장이 공교육의 장이라는 점에서 또 한 번 디폴트의 힘이 발휘된다.


국정교과서들을 통해서 뉴라이트와 친일파들은 새누리당과 국가주의만을 생각하는 지지자들을 만들 계획인 것으로 생각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국정교과서를 막지 못한 것은 비극이다(뭐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다). 그들은 국정교과서가 가지는 진정한 의미도 모르고 있을 거라는 게 내 생각이다. 국정교과서로 인해서 정권교체는 더욱 힘들어질지도 모르겠다. 국정교과서는 지금 당장 민주주의에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십 년 후, 이십 년 후에 이 친일 국정교과서는 단언컨대, 민주주의의 발목을 잡을 것이고, 한국 극우화의 가장 원초적인 기반이 되어 있을 것이다.


국정교과서를 전제하더라도,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방법


인권 교육과 노동법 교육을 공교육에서부터 하면 된다. 이거 한방이면, 새누리당 같은 비상식적인 집단이 계속 표를 얻어먹는 경향은 적어질 것이고, 국정교과서에 대해서도 반대 여론이 장기적으로는 늘어나게 될 것이다. 지금 헬반도의 교육 하에선 국가주의적으로 사고하는 좀비들만 생겨날 뿐이다. 인권 교육을 통해 인간이 가져야 할 권리들을 가르치고, 노동법 교육을 통해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가르쳐주면, 대한민국은 더욱 깨끗하고 정의로운 나라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다만, 인권 교육의 공교육화가 현실화될지는 솔직히 회의적이다. 야당이 딱히 이 이슈에 관심이 있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 및 포스팅


현재 친일파 아빠를 둔 박근혜 대통령 때문인지, 행정부의 수장들도 친일적인 성향을 꽤 강하게 띄고 있다. 여성가족부와 교육부가 대놓고 커밍아웃했다. 관련 기사는 아래와 같다. 참고로 그 친일파를 애국자로 선동하는 그 교육부가 국정교과서를 채택하는데 아주 적극적이었다. 왜일까? 이미 글에 썼으니 패스한다.


<"여성부, 친일파·뉴라이트가 '자랑스런 한국인'?" > 프레시안
<'이달의 친일 스승' 그후, 너무나 뻔뻔한 교육부와 교총>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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