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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어쩌면] ‘반민주’의 길을 가는 대통령
서민 | 단국대 의대 교수

훌륭한 과학자는 어떤 자질을 가지고 있어야 할까? 다른 데 일절 눈을 돌리지 않고 실험만 잘하면 훌륭한 과학자라고 생각하겠지만, 꼭 그런 건 아니다.

첫째, 자신이 뭘 하려는지 확실한 목표를 정하고, 둘째, 거기 맞는 인재를 모아 연구팀을 꾸리며, 셋째, 그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게 잘 관리하는 것, 그게 훌륭한 과학자가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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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간된 <잃어버린 게놈을 찾아서>는 네안데르탈인의 DNA 서열을 분석함으로써 스타 과학자가 된 스반테 페보 박사가 자신의 30년 연구인생을 정리한 책이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페보가 성공적인 연구생활을 한 이유였다. 위에서 언급한 첫째, 둘째야 남들도 웬만큼 할 수 있지만, 페보에겐 남들이 어려워하는 세 번째를 잘하는 비결이 있었다. 팀장인 페보가 일방적으로 팀을 좌지우지하는 대신 납득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팀원들이 언제든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 것.

이렇게 민주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면 장점이 많다. 첫째, 좋은 아이디어는 팀원들이 자유롭게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 와중에 나올 수 있다. 페보가 숱한 난관을 뚫을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이었다. 둘째, 연구원이 주인의식을 갖는다. 교수가 하라는 대로 하면 의욕이 생기지 않고 일도 수동적으로 하게 되지만, 자기 의지가 반영된 연구라면 사정이 다르다.

실제로 페보의 연구원들은 며칠씩 집에 안 들어가도 좋다는 태도로 연구에 임했다. 하지만 페보가 보기엔 이 시스템이 답답할 때도 여러 번 있었다. 이 분야 최고 전문가인 자신이 하자는데 남들이 반대를 하면 짜증이 나지 않겠는가? 그래서 페보는 “교수의 말이 곧 법이던 독재 시대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가끔씩 했”지만, 민주적 분위기의 장점이 사라질까봐 “다수의 의견에 잠자코 따랐다. 우리 팀의 값진 자산인 생각을 자유롭게 교환하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획기적인 업적을 만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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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요성과 업무량에서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대통령이 하는 일도 과학자와 다를 바 없다. 달성 가능한 국정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에 맞는 사람들을 불러다 일을 나누어 주고, 그들이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게 대통령의 일이니까. 

안타깝게도 현 대통령은 그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 국정목표부터 그랬다. 최우선 과제로 꼽은 ‘창조경제’라는 말을 제대로 이해하는 측근은 드물었다. 해당 분야 장관으로 오는 이들은 “창조경제가 뭐냐?”는 질문공세에 진땀을 흘렸다. 목표가 뭔지도 모르는 판에 사람들이 열심히 일할 수는 없는 노릇, ‘안전과 통합의 사회’를 비롯해서 5대 국정목표가 대부분 달성되지 못한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다고 목표에 맞는 사람들을 모으려 노력한 것도 아니었다. 현 정부의 인사기준은 오직 ‘대통령과 친하냐?’였고, 친한 사람들을 주로 등용하다보니 역대 어느 정부보다 더 심한 영남 편중 인사가 될 수밖에 없었다. 대통령은 “인재 위주로 인사를 하다 보니 어떤 때는 이쪽이 많기도 하고, 어떤 때는 저쪽이 많기도 하다”며 겸손해했지만, 차라리 “내가 영남에 오래 살아서 그렇다”고 하는 게 훨씬 더 설득력이 있을 듯하다.

하지만 대통령이 가장 못하는 것은 세 번째였다. 페보 박사처럼 민주적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신이 나서 일을 더 잘할 텐데, 대통령은 자신의 말에 토를 달지 못하는 분위기를 조성했고, 혹시라도 이의를 제기한 사람이 있다면 철저히 응징했다. 물론 뜻이 안 맞는 사람을 내쳐야 할 경우도 없지는 않다. 페보 박사 역시 낡은 기법만 고집하는 과학자와 결별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몇몇 측근들에 대한 대통령의 응징은 그저 어이를 상실한다. 검찰총장은 국정원 댓글 수사를 열심히 하다 쫓겨났고,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도움을 주려다 굴욕을 당했다. 최근 김무성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는 건 그가 내년 총선에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하겠다고 야당과 합의해서다. 안심번호 공천제가 나쁜가? 아니다. 청와대는 민심이 왜곡되느니 국민세금이 들어간다느니 하는 걸 반대이유로 내걸지만, 속내는 이 제도로 인해 대통령 자신이 국회의원 공천권을 마음껏 휘두르지 못하는 게 싫어서다. 이런 분위기에서 국민을 위하려 나설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다들 숨을 죽이는 세상에서 대통령의 친위대인 ‘친박’들의 목소리만 날로 높아진다.

“자기 형제를 죽이기 위해 오랑캐와 야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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