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벽소령에서

by 김균 posted Oct 19, 2015 Likes 0 Replie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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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을 찍고 내려오다가

한참 생각을 했네

그러다가 미끌어져서 허리가 비틀렸는데도 살아남았다


이렇게 뿌리내리는데 얼마나 힘들었을까?

풍진노숙하면서

큰 나무에 덮혀 바위에 겨우 몸을 붙이고서도 생존의 열의만으로 살아남은 것 같다


우리는 얼마나 그리하면서 살아봤을까?

신앙의 긴 여로에서 무슨 생각으로 살아남았을까?

우리에게 온 여러가지 위험과 신앙을 포기하라는 내적 경고음까지 참으면서

버티고 온 세월

그런데 사실로 말해서 이런 경우까지 간 경험의 노래 부를 자격은 있을까?

속살까지 내 빝으면서도 삶의 고통을 누르고 신앙의 힘으로 이겨본 경험은 얼마나 될까?


상대는 마귀여야 되고 나는 선한천사로 위장한 세월은 없을까?

우리는 기도할 적마다 마귀의 시험에 빠져 실수하고 범죄해서 하나님의 성령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사실로 말하자면 나 자신이 마귀인 적이 대부분인데

나는 선함으로 뒤집어 쓰고서 인두껍같이 상대만 물고 늘어진 일은 없을까?


그 인고의 세월 뒤 주님 오시면

날보고 뭐라실까?

악하고 게으런 종 네가 천사의 방언을 한다고?

내 이름으로 죽은 자를 살렸다고? 귀신을 쫒아냈다고?

그런데도 모른다고 하신다는 말을 내가 꼭 들어야 할까?

나만의 착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날은 너무도 안타까운 날임이 틀림없다


그저 죽었다 하고 살려달라고만 하자

나일 먹으니 떼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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