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에 있었던 일이다. 안식일에 못 보던 얼굴이 보였다. 점심 식사할 때도 같이 앉아서 같이 밥을 먹는다. 둘째 주도 왔다. 식사 시간 이전에 왔는지는 모르겠는데, 식사 시간에 가지도 않고 앉아있었다. 누가 말을 걸어주지 않으면 그냥 있었다. 셋째 주가 되어 누구인지 물으니 이번에 우리 시의 작은 선거에 나온단다.
그리고 얼마 있더니 현 시장이 교회에 부인과 같이 와서 악수를 하고 인사를 한다. 급기야 단상 앞에 나와 인사를 하고 갔다. 현 시장은 얼굴이 잘 알려졌지만, 만일 안 알려진 경쟁자가 왔으면 단에 세워주었을까?
그런데 묘한 분위기가 나타났다. 이단 교회에 표를 달라고 와준 것에 대한 고마운 마음같은 것이다. 과거에는 없었던 일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해가 간다. 만일 교회가 허가 문제나 그 어떤 문제로 시에 요구를 해야할 일이 있을 때, 만일 그 시장이 와서 선거를 위해 인사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 시장이 담임목사 매형이라고 할 때 그 목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주는 게 있어야 받는 게 있다는 거는 선거판에서는 기본 원리 같은 거 아닌가?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만일 다른 후보가 와서 기회를 달라하면 마이크를 안 빌려줄 수 있을까? 그렇다고 정치인들이 오는 족족 다 마이크를 내어주기란 곤혹스럽다. 시장 정도의 정치인은 세워서는 안 되고, 보다 작은 직을 위한 선거에 출마하는 사람은 되고 라고 할 수 있을까. 누구든 교회를 방문하는 모든 정치인들은 출입금지다 라고 하기에는 너무 사회와 단절을 쌓는 것도 같다. 그렇다고 그런 사람들의 요청을 무시해가면서까지 우리가 확고한 원칙과 신념을 가진 교회는 아닌 것 같다.
이럴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