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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서북청년’에 뿌리 둔 한국 개신교의 주류

등록 :2015-11-26 20:28수정 :2015-11-2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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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봄 미국 구호단체연합체(ARK)가 한국전쟁 고아와 구호민 옷 수집 캠페인을 위해 만든 포스터를 들고 있는 어린이들. <뉴욕 타임스> 53년 3월17일치에 실린 사진이다. 윤정란 제공
1953년 봄 미국 구호단체연합체(ARK)가 한국전쟁 고아와 구호민 옷 수집 캠페인을 위해 만든 포스터를 들고 있는 어린이들. <뉴욕 타임스> 53년 3월17일치에 실린 사진이다. 윤정란 제공
한경직 목사 영락교회와 함께
한국전쟁·박정희집권기 세확장
사회 주류 포진 ‘보수’의 핵으로
한국전쟁과 기독교
윤정란 지음/한울·3만4000원

 

한국 현대사에서 어떤 이들에겐 ‘악몽’처럼 등장하는 이름. 흔히 서북청년, 서북청년단으로도 불리는 서북청년회(서청)는 해방 뒤 1946년 말 서울 종로에서 결성됐다. 사회주의 소군정이 들어선 북한에서 이른바 반동분자로 찍혀 탄압받았거나 이런저런 이유로 생존하기 어려워 월남한 서북지역 출신들로 이뤄졌다. 황해도 이북과 평안·함경도 지역 출신들이 각기 활동하다 더 강한 세력이 되고자 기존 조직을 해체·통합한 것이다.

서북청년들의 ‘활약상’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것이 1946년 대구봉기(10월항쟁)와 1948~54년 제주4·3항쟁의 진압이다. 서청에 대한 기존 연구는 2000년대 초까지 민간인 학살의 주역으로, 그 잔혹한 폭력의 동기에 대한 조사와 분석이 주로 이뤄졌다. 그들은 그뒤 아마도 한국인 다수의 기억과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들은 어디로 갔을까?

<한국전쟁과 기독교>는 “학살 피해의 패러다임을 넘어” 서북청년을 보는 시야를 넓히는 책이다. 그들 월남한 서북청년들의 뿌리를 추적하고, 그들이 신사상(기독교)을 젖줄 삼아 ‘전투적 반공주의’로 무장한 채 해방 이후 한국전쟁이라는 공간과 5·16쿠데타를 발판으로 하여 어떻게 남한 사회의 주류로 발돋움했는지를 다룬 역작이다. 역사학자 윤정란(케임브리지대 한국전쟁연구사업단 연구원)이 5년여에 걸친 연구·집필로 완성했다. 아이러니한 언사로 표현하자면 19세기 말 한반도 서북 지역에서 태동한 한 개신교 세력의 20세기 ‘성장담’이라 할 것이다.  

왜 서북 지역인가. 그곳은 조선 내내 정치·사회적으로 소외됐다. 19세기 말 그곳에서 성장한 신흥 상공인층과 지주들은 새 사회를 꿈꾸며 이른바 근대 자본주의문명의 첨병으로 기독교를 누구보다도 빠르게 수용했다. 이 지역 지식층은 평양·단군으로 상징되는 역사를 민족사의 주류로 파악하며 구한말과 일제 시기 기독교 민족운동을 주도했다. 이렇게 맞은 해방공간, 북한 체제의 토지개혁과 사유재산권 부정은 그들을 뿌리에서부터 흔들었다. 해방 뒤 사회주의자들과 대립하다 월남한 사람 대부분이 기독교인인 까닭이다.

서북청년들의 연원을 좇는 이 책에서 주요 등장인물은 한기총 초대 회장이자 한국 개신교계의 존경받는 원로로 일컬어지는, 영락교회 설립자 한경직(1902~2000) 목사다. 월남한 서북 개신교인들은 오산학교 출신으로 서북에서 기독교사회민주당을 만들기도 했던 한경직을 중심으로 속속 결집했고 영락교회는 “월남자들의 신앙 공동체이자 반공의 전투기지”로 구실했다. 영락교회 학생회·청년회가 서청의 중심이었을 만큼 이 교회 자체가 서청 탄생에 깊이 연루돼 있다.

한경직 목사는 80년대 초 인터뷰에서 이렇게 회고했다. “그때 서북청년회라고 우리 영락교회 청년들이 중심이 되어 조직을 했시오. 그 청년들이 제주도 반란사건을 평정하기도 하고 그랬시오.”

서청은 해방공간과 한국전쟁기 목숨 걸고 이른바 ‘좌익 척결’의 선봉에 섰다. 미군정의 국립대학설립안에 수많은 교수·학생이 반대운동을 벌이자 서청은 그 핵심을 좌파라 단정짓고 “이들을 소탕하기 위해 6000여명의 회원을 경성대학을 비롯한 각 학교에 편입학시켰”으며, 경성방직·동양방직을 중심으로 조직된 조선노동조합전국평의회(전평) 파괴에 전위로 나선 것도 서청이었다.

한국전쟁은 서북 개신교인들에게 기회의 공간으로 작용했다. 그 중심도 한경직이었다. 그는 남한 개신교 장로회에서 신사참배 거부그룹과 조선신학원그룹을 밀어내고 주도권을 잡았다. 그 힘은 “미국에서 들어오던 방대한 전쟁 구호물자와 선교자금의 독점”에 있었다. 서북 출신인 그는 전쟁 전 서북지역을 관할했던 미국 북장로교 선교사들과의 밀착 관계를 활용했다. 뛰어난 영어 실력으로 미국 북장로교 선교사들 통역을 전담할 수 있었던 덕이다.

이승만 정권기 한때 정치적으로 배제됐던 서북 출신들은 5·16쿠데타와 함께 화려하게 부활한다. 서청 회원들은 한국전쟁기 조선경비대(국군)와 조선경비사관학교(육사)에 대거 들어갔다. 47년 입교한 육사 5기생 중 서북 출신이 3분의2였고, 48년 입교한 8기에도 서북 출신이 많았다. 5기와 8기의 서북 출신 장성들은 “1961년 군사 정변의 주역”이다.

그 28년 뒤인 1989년 6월 한 신문 기사는 흥미로운 유행어를 소개했다. “비행기를 타려면 티케이(TK) 노스웨스트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을 타라.” 그 기사는 저 말의 배경을 이렇게 썼다. “요직을 과점한 대구·경북 세에다 국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신원로 그룹들 상당수가 이북 출신들(국회의장·국무총리·대통령비서실장)임을 빗댄 것으로, 노스웨스트는 과거 서북청년단에서 유래한다.” 오늘날 대형교회의 상당수가 서북 개신교인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한다. 이들의 성장과 영향력 확대는 한국 사회를 더 오른쪽으로 이동시켰다. 그들은 이명박 정부에서도 소망교회란 이름으로 재등장했다. 소망교회는 서북 출신 목사 곽선희가 세웠다.

<한국전쟁과 기독교>는 한국 개신교 주류의 뿌리를 톺은 책이다. 그 뿌리라 할 서청이 가담한 일 중에서 4·3 진압의 희생자는 수만명에 이른다. 그에 대한 정부의 사과는 있었으되 민간 차원의 사과는 아직 없다. 한국 개신교계는 과거 서청의 이름으로 행한 일을 일각에서나마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닌지?

허미경 선임기자 carmen@hani.co.kr


출처: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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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조선 2015.11.27 05:23
    아예 대한민국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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