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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끼의 ‘빵’보다 영생의 ‘말씀’을 드립니다

입력 2015-11-10 21:17

 

[주목! 이색목회-낮은 데로 임하는 목회자들] ③ ‘노숙인에 성경공부’ 용인 선민교회 김홍양 목사 기사의 사진
김홍양 선민교회 목사가 최근 노숙인들과 함께하는 금요일 성경공부 시간에 ‘감사’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주목! 이색목회-낮은 데로 임하는 목회자들] ③ ‘노숙인에 성경공부’ 용인 선민교회 김홍양 목사 기사의 사진
김홍양 목사(오른쪽)가 성경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노숙인에게 상금을 수여하고 있다. 시상식에는 구청장과 시의원도 참석해 축하인사를 전했다. 선민교회 제공

 

 

지난달 16일 오전 8시30분 경기도 용인 수지구 성복로 선민교회(김홍양 목사) 앞마당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모여 앉았다. 이날 모인 사람은 80여명으로 모두 노숙인들이었다. 출신 지역도 나이도 성별도 다르지만 정해진 거처와 일자리가 없고 관심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다른 노숙인들과 차이가 있다면 끼니를 때울 빵 한 조각이 아니라 말씀을 받아먹기 위해 이곳에 왔다는 것이다. 자리에 앉으며 받아 든 종이에는 오늘의 성경 말씀과 삶에 적용할 수 있는 방향들이 적혀 있었다.

성경공부 시간은 채 20분이 되지 않았지만 노숙인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함께 성경을 읽을 때는 낭랑한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 큰 밤나무 아래에서 말씀을 듣고 있는 노숙인들의 모습은 성경 속 산상수훈을 연상케 했다. 

선민교회가 매주 금요일마다 노숙인들을 위한 성경공부를 시작한 것은 지난 1월. 김홍양 목사가 ‘물고기를 주는 것보다 낚시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더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흔한 진리를 노숙인 사역에 적용하면서부터다. 

“우리 교회도 일주일에 한 번 노숙인들을 세워 놓고 1000원씩 쥐어주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는 이분들의 마음까지 바꿀 수 없을 것 같더라고요. 돈으로 바꿀 수 없는 것을 말씀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김 목사) 

금요일 아침 교회 앞 풍경은 서서히 바뀌었다. 간식비를 받기 위해 줄을 서던 노숙인들이 성경 말씀이 적힌 종이를 받아 들고 김 목사를 향해 몸을 낮춰 앉았다. 성미 급한 노숙인 몇몇은 “돈이나 달라”며 횡포를 부리기도 했다. 그때마다 김 목사는 등을 토닥이며 그들의 마음속 이야기를 들어줬다. 사비를 털어 1000원이던 간식비를 2000원으로 올렸다. 

2월부터는 노숙인 사역을 확대하기 위해 ‘나사로 선교회’를 창립하고 본격 활동에 나섰다. 성경 속 부자와 나사로 이야기를 기억하고 모든 성도들이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도록 독려하기 위해서다. 1월 초 20여명에 불과하던 성경공부 참여자는 이제 평균 80여명, 많을 때는 100명을 넘기도 한다. 소외된 이들을 위한 교회의 섬김 소식이 알려지자 이웃들도 동참했다. 동네 빵집 세 곳이 노숙인들을 위해 매주 빵을 후원하고 나섰다.

“샬롬.” “감사합니다.” “할렐루야, 고맙습니다.” 성경공부를 마치고 돌아가는 노숙인들은 빠짐없이 교회 성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노숙인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며 인사하던 신원자(59·여) 권사는 “처음에는 질서도 없고 냄새도 나서 거부감이 컸지만 지금은 가족 같은 느낌이 든다”며 “이분들도 자신이 사랑받는 소중한 존재라고 느끼면서 의식이 변화해가는 것 같다”며 흐뭇해했다. 

계속되는 사업 실패로 9년 전 거리로 나앉은 A씨(68)는 “전에는 이곳저곳에서 받은 간식비로 술을 마시며 하루를 보냈다”면서 “지금은 나보다 더 굶주린 노숙인에게 삼각김밥 하나라도 사주고 싶어 술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성경 말씀을 듣기 전엔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면서 수줍게 웃었다.

최근에는 공부한 내용을 중심으로 성경시험을 본 뒤 시상식도 가졌다. 노력한 결과에 대해 보상함으로써 자부심을 갖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1등에게는 10만원의 상금도 수여했다. 금요일마다 지급하는 간식비가 2000원이니 1년치 간식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시상식에는 구청장과 시의원도 참석해 축하인사를 전했다.

나사로선교회 회장 나기홍(88) 집사는 10일 “노숙인 한 사람의 변화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결코 적지 않다”며 “선민교회뿐 아니라 지역 전체와 한국교회가 함께할 수 있는 계몽운동이 될 수 있도록 노숙인 일자리 창출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성경공부 참여가 적극적 신앙생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내년 1월부터는 성도들과 함께 금요 소그룹 활동을 시작해 노숙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글·사진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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