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령님이 최고”라던 무속인, 점집 접고 교회로

by 노숙인 posted Dec 08, 2015 Likes 0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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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색목회-낮은 데로 임하는 목회자들] ④ 무속인 전도 임종원 천안 명문그리스도의교회 목사


신령님이 최고”라던 무속인, 점집 접고 교회로

입력 2015-11-29 21:34 수정 2015-12-02 19:11

 

[주목! 이색목회-낮은 데로 임하는 목회자들] ④ 무속인 전도 임종원 천안 명문그리스도의교회 목사 기사의 사진
임종원 충남 천안 명문그리스도의교회 목사(오른쪽)가 지난 24일 천신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18년째 매주 화요일 무속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임 목사는 “악한 영에 속아 인생을 망치는 무속인들을 만날 때마다 내 눈에선 피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오른쪽 사진은 임 목사가 천안 동남구 영성로 점집 골목을 돌며 복음을 전하는 모습.

     

점집이 밀집돼 있는 충남 천안 동남구 영성로 중앙시장.

임종원(65) 천안 명문그리스도의교회 목사와 무속전도 대원들은 매주 이곳을 찾는다. 2인1조인 전도팀 8명은 깃발이 꽂힌 점집 문을 두드린다.
 
지난 24일 임 목사가 찾은 곳은 큼지막한 ‘만(卍)’자가 붙어 있는 해광사였다. 10㎡ 남짓 공간에 들어서니 강한 향내가 났다. 굿을 할 때 입는 곤룡포와 관우장관·용왕·천지대장군 상(像), 신주 무쇠신장칼 등이 기괴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임 목사는 무속인을 점집 상호로 불렀다. “해광사! 나 왔어.” 큰소리로 인사하자 65세의 여성 무속인이 방문을 열었다. “어이구, 어쩐 일로 또 왔슈?”
 
해광사는 “세월호 참사 이후 손님이 뚝 끊겼다”면서 “요즘 보살집이 워낙 많다. 사람들이 점을 보려면 돈이 있어야 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임 목사는 “아궁이에 불을 땔 때 불쏘시개로 쓰던 나무가 점점 타서 짧아지면 결국엔 불구덩이 속으로 던져진다”면서 “1997년부터 많은 무속인을 만나봤는데 해광사도 언젠가는 신이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해광사는 임 목사의 말을 부정하지 않았다. “어휴, 신령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슈. 그렇게 하면 별전을 때리니까. 나한테서 떠난 신은 젊은 사람한테 가겄지.” 별전이란 무당이 추종하는 신을 벗어나려고 할 때 받는 형벌을 말한다.  

임 목사가 곧바로 말을 이었다. “해광사, 지난번에 내가 이야기했지. 하나님이 해광사를 책임지신대. 우리 교회가 도와줄게.” 이 말을 들은 해광사는 다급하게 둘러댔다. “우리가 천지신령님 찾듯 목사님도 하나님을 찾는 거여. 어휴, 얼릉 가슈.” 

임 목사는 ‘별성장군’ 간판이 붙은 점집을 찾았다. 51세 여성 무당인 별성장군의 목소리는 남성처럼 굵었다. 임 목사가 입을 열었다. “무속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지금 한창 영의 세계가 잘 보이겠네?”

별성장군이 무덤덤하게 답했다. “38세 때 남자신령을 받았는데 국회의원, 경찰, 조직폭력배 두목들이 자주 찾아와요. 경찰은 범인을 언제 잡을 수 있는지, 조폭들은 언제 경찰에 잡힐지를 물어요.” 대(代)를 건너서 신을 받았다는 별성장군은 작두도 탄다고 했다. 그는 “작두신령이 왔을 때만 타는데 그때는 정말 아무런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임 목사는 의도적으로 생활정보지를 뒤적거리는 별성장군에게 “천안에서 34년 전 목회를 시작했고 18년째 무당을 찾아다니며 복음을 전하고 있다”면서 “무당들이 별전 없이 무속 세계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교회 근처에 오면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권했다. 

이날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최근 점을 잘 친다고 소문이 난 점집이었다. 여성 무당은 “믿는 대상만 다를 뿐 어떤 분이 찾아오더라도 거부하지 않는다. 자신 있다”면서 밝은 표정으로 임 목사를 맞이했다. 임 목사는 “본인이 의지만 있다면 하나님께서 도와주실 것”이라면서 “성경은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얻는다’고 말씀하신다. 오늘 하나님이 예비하시고 부르고 계신다”며 복음을 전했다. 이어 “무당의 결말은 이미 결정돼 있다”면서 “나이를 먹으면 당신에게 있는 신이 자녀들에게 갈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말에 여성 무당의 얼굴이 붉게 상기됐다. 그는 “내가 모시는 신령님께 절대 대물림은 말아달라고 약속을 받고 이 일을 시작했다”며 “결말은 미지수 아니냐. 다른 보살과 달리 나는 아직 쓰러지지 않았다”고 했다.

임 목사가 무당을 전도하기 시작한 것은 97년부터다.

기도 중에 교회 근처 점집을 찾아가라는 영적 감동이 있었다.

‘주님, 제가 거길 왜 가야합니까?’ 그러다 고린도전서 9장 16절 말씀이 떠올랐다.

 

내키지도 않는 마음에 점집을 찾았는데 무당의 첫마디가 “목사님이 어떻게 여길 찾아오셨느냐”는 것이었다. 그리고 1주일 뒤 다시 점집을 찾아갔지만 이미 폐쇄된 상태였다. 그때부터 시작된 무당전도는 경기도 평택, 충남 아산·당진으로까지 확대됐다. 

지금까지 10여명의 무당을 회심시켰으며 3명의 전직 무당이 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2000년 회심한 김명여(59·여)씨는 “12년간 무당으로 일했는데 어느 날 목사님이 찾아와 결박기도를 한 뒤부턴 이상하게 점치는 일이 안 됐다”면서 “무당들은 자신이 떠받드는 신이 최고인 줄 알지만 그 신은 나 자신은 물론 자녀의 인생까지도 비참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김씨는 “많은 무당들이 지금도 영에 속아서 살고 있는데 불쌍한 그들을 한국교회가 적극 도와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 목사는 “무당전도를 하면서 악한 영이 결박되는 것을 숱하게 목격했다”면서 “사단을 결박하는 분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이시며 성령의 역사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일하신 하나님을 모시는 기독교인들이 무당들도 아는 영적 세계를 제대로 모르고 있다”면서 “한국교회가 다시 귀신을 내쫓으며 병 고치는 권능을 회복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cmc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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