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가 있는 겨울
- 정여민 -
내 마음속에 소리가 있는 겨울이 앉는다
아궁이의 시뻘건 장작불 속에 고구마를
안겨주고 군고구마를 기다리는 소리
하얀 눈이 소리 없이 우리 집 마당을 찾아올 때
추억이 만들어지는 소리
지붕 처마 끝에 달린 뾰족뾰족 고드름이 겨울 햇살을 만나는 소리
얼음물 내려오는 개울가에 버들강아지가 봄 냄새를 맡는 소리
내 마음속에 겨울이 있는 소리가 있어 행복하다
별빛 꿈을 꾸며
- 정여민 -
많은 사람들이 반달눈으로 앞을 보고 걸을 때
나는 일자 눈으로 그대로 가만히 서 있었다
엄마의 아픔은 나의 눈에 눈물의 커튼자국을 남겨 두었고
내 마음에 가시들이 들어왔다
그리고 그 가시들이 숲에서 녹을 때 쯤
매일매일 여행을 하듯 자연을 찾아 도시로 떠났다
별들도 바람에 흔들리고
반딧불의 불빛에 별빛도 숨을 죽이는 이곳
나는 별빛 꿈을 꾸며
가족의 손을 잡고 희망의 노래를 부른다
저 높은 밤하늘 별들에게도 들리도록 말이다
손님
손님이 햇살을 피해
구름을 따라 찾아왔다
새 손님
새로운 손님
반가운 손님
쏟아지는 별빛을
마음속에 안겨주고
별길 따라 멀어져갔다
바람도 머물지 못하게
마음을 채워주고
겨울길 따라 멀어져갔다
별들도
바람에 흔들리는 이곳을
아주 가끔은
생각나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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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손님은 취재왔던 sbs 방송팀에게 건네준 詩 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