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귀 제 자리에 갖다 놓기 - 대쟁투 신학 1

by 김주영 posted Feb 08, 2016 Likes 0 Replies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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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교과공부 시간은

교과책 금요일에 나와 있는 내용을 읽음으로 시작했다 


"여러 세기에 걸쳐 대쟁투 주제에 대해 쓴 저자들이 있고, 

오늘날 보수기독교 안에 이 문제에 주목하는 이들이 있기도 하지만, 

SDA 만큼 대쟁투 세계관을 깊게 발전시킨 교회는 없다. 

그리스도와 사단 사이의 문자적, 물리적, 도덕적, 영적 싸움 

( A literal, physical, moral, and spiritual conflict between Christ and Satan)

은 명실공히 재림교회 사상의 표지마크다.  And no wonder."


여기서 physical conflict 라는 건 무슨 뜻인지,

왜 그리고 마지막에  And no wonder 이라는 짦은 문장이 있는지

(뒤에 이어서 나오는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다)

잠시 갸우뚱하고 나서 


반원들 은 돌아가면서  

사단은 나에게 무엇인가 각자 개인적인 이해와 경험을 이야기했다. 

재미있고 깊은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다. 


그리고 성경을 살폈다. 

복음서에 나온 사단을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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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머리의 진술대로 

그리스도와 사단의 '문자적, 물리적....' 싸움이 그토록 중요하여

우리 신학의 표지마크로 삼을 만한 것이라면

복음서에서 예수님은

마귀와 싸우는 모습으로 그려져야 할 것이었다. 


복음서에 30여번 사단이 언급되는데

다수는 마태와 누가에 나오는 시험에 관한 내용이다. 

그러고 나서 예수를 떠난 마귀는 

잠깐씩 간헐적으로 언급된다. 


복음서를 바른 정신으로 읽는다면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셔서 마귀와 싸우신 것으로 읽을 수 없다. 

마귀와 싸워서 이기는 것이 그분의 생애의 목적도 아니었고

중요한 주제도 아니었다.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시고

그 하나님 나라를  몸으로 보여 주셨는데 

가끔 사단이 여기저기 언급되거나 

제자들 (베드로, 유다) 을 헷갈리게 했지만

예수님의 생애는

마귀와 싸우신 생애가 아니다.


우리가 읽은 복음서의 몇 본문 중에

눅 10장.   

70인이 나가서 전도를 했더니 악령이 떠나는 역사가 일어났다는 이야기. 

예수께서 그것을 들으시고 "사단이 하늘에서 번개처럼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고 하셨다. 

예수 따르는 이들이 하는 일로 사단은 하늘에서 떨어진다. 

예수께서 친히 팔을 걷어 붙이고 싸울 일도 아니다. 

그리고 예수께서 말씀하시기를

"영들이 너희에게 굴복하는 것으로 기뻐하지 말고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으로 기뻐하라"

고 하셨다. 


이 말씀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사단과의 대쟁투가 이 우주의 대 주제요

예수님은 '문자적, 물리적...ㅏ 으로 사단과 싸우고 있다면

그 영들이 굴복하는 것, 당신의 제자들이 그것을 이루는 것은 최대의 기쁨이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예수와 신자들에게 그것은 당연한 일이다. 기뻐서  날뛸만한 일도 아니다. 


그 외에 요한복음에 나오는 몇 본문

당신의 십자가로 이 땅의 임금이 쫓겨난다는 말씀 (12:31)

이 땅 임금은 당신께 아무 볼 일이 없다는 말씀 (14:29)

성령이 오시면 세상을 심판하실터인데 이 땅 임금은 이미 정죄를 받았다는 말씀 (16:11)

등을 읽었다. 

십자가도 마귀의 승부수로 그려지지 않는다. 

예수께서 모든 사람을 당신께로 이끌기 위해 당신이 택하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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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 시작하면서부터 반생들은

우리 대쟁투 신학에서 마귀는 너무 평가절상되었음을 불편해 했다. 


'사단은 피조물이야

창조주와 피조물의 싸움?

이걸 대결이라고 할 수 있는 거야?

결말은 foregone conclusion   (이미 난 결론) 아니야?'


'어두움은 자체로 존재하지 않아 

빛이 없으면 어둡지. 

빛이 오면 어두움은 물러가지. 

빛과 어둠은 싸우지 않아'


'구약에서 사단은 종종 하나님이 부리시는 악신으로 나오지. 

구약에서 이 우주의 온갖 더러운 일을 맡은 역할이야. 

똥푸는 이, 해결사... 

사단이 하는 모든 일은

결국 다 하나님의 손바닥 안에서 하는 짓들이야'


'사단이 저렇게 큰 존재로 하나님과 싸운다고 믿으니

우리는 온통 세상과 사람들에 대한 의심, 두려움, 수상하게 여기는 마음

이런 것들이 앞서는 것이지.'


'어렸을 때 듣는 이야기들은 

모든 것이 우리편과 나쁜놈, 주인공과 원수, 

이렇게 간단하게 이분되는 것처럼 나오지. 

우리 안식일교인들은

아직도 그런 어린 수준의 이야기로 모든 것을 보는 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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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생들이 영적싸움, 혹은 선과 악에 대해 무지해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절대로 그렇지 않다. 


반생들이 우리의 대쟁투 신학이 

뭔가 이프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은 


사단이 반역하고 

하나님의 발목을 잡고 있어서 

하나님이 온 인류에다 대고 

'보아라, 결국은 내가 옳지 않으냐?  

죄는 이처럼 비참한 것 아니냐?

나의 계명은 지킬 수 있는 것 아니냐?

나는 사랑 아니냐'

선포하시고 

'타락하지 않은 우주 거민' 들은

과연 그러합니다 아멘 하게 하기 위해 

지구와 인류 역사의 모든 비극의 댓가가 치러져야 한다는 

그런 '장엄한 대서사로서의 대쟁투'가 잘 접수가 안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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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원 중에 

필리핀에서 막 시집 온, 현재 카톨릭 신자는 이런 말을 했다.


"사단에 대해서 들어 보고 배웠지만

안식일교회에서 예수님과 사단이 이렇게 싸운다는 말을 들으니 생소하네요. 

예수님은 능력이 많으시고, 당신이 하실 일을 이 땅에서 하셨고

사단은 그걸 방해하려고 했지만 싸움이 되겠어요?"


반원 중에 가장 나이 많은 분은

거의 40년 전 

PUC 다닐 때 들은 설교, 

하나님과 사단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크게 바꾸어 놓은 한 설교를 이야기했다. 


"제목은  Empty Chair 이었습니다. 

천국에는 언제나 빈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모든 것이 다 완전하고 회복되고 행복한 그 자리에도

언제나 빈 자리는 남아 있을 거라고.

그 자리는 루시퍼의 것이라고. 

하나님의 마음에도 영원히 빈 구석이 있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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