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에 꼬맹이랑 동주를 보았다
개봉을 언제 하니 쉬는 날 꼭 같이 가자고 당부해서 갔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지금도 낡은 책장에 바랜 표지로 앉아있다
우리 동년배들이 거의 외우고 있을 서시를 읽으면
어쩜 예수를 믿는 나에게도 부끄러움을 이다지도 가르쳐줄까
흑백영화로
그리고
화면가득 전개되는 고뇌와 절망
세월이 흘러도 지금도 그 상황과 같은 것에 공감한다
동주는 절규했다
이렇게 무기력하고 암울한데 시를 쓰고 있는 자신이 부끄럽다고
동주의 사촌인 몽규의 그 절규도 메아리친다
우리는 무엇으로 괴로워하고 있을까
그 많던 시인들은 어디가고
사람들은 그 시대의 시인들중 동주와 육사를 기억할까
혹자는 이렇게 말했다
죽은 동주는 그리워하면서 살아있을 때 익환은 배척했던
약은 사람들이라고
나는 참 많은 사람들에게 빚을 지고 산다
시대시대마다 그리고 지금도 자신을 버린 사람들에게
나는 만화로 역사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우리 꼬맹이는 드라마로 역사를 배웠다
물론 옆에서 허구를 찾아주느라고 가짜라고 한참을 설명해 주었지만
드라마로 배운 역사를 다시 짚어가는 , 역사를 통해 현재를 통찰하는 울 꼬맹이
스스로 돈되지도 않는 역사를 공부해도 되냐는 울 꼬맹이
참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