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기본물리학을 배울적에 원심력과 구심력의 원리를 실제적으로 이해하기 위하여, 양동이에 물을 1/3정도 채우고서 빙빙돌리던 생각이 납니다. 그리고, 빙빙돌리던 그 양동이가 제 머리위를 지나 회전 할때 양동이 물은 정말 신기하게도 떨어지지 않더군요. 잘아시다시피, 이것은 원심력과 구심력의 평형상태입니다.
저는 통일의 반대가 분단체제라면, 바로 이 분단체제라는게 위에서 언급한 원심력과 구심력의 평형상태에서만 유지되는 체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분단과 통일이라는 메카니즘에서 원심력과 구심력에 해당하는 것은 작게는 남과 북이고, 크게는 미국 (또는 일본) 과 중국이 (또는 러시아가) 각각 상징하고 있는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비무장 지대는 아마도 회전하는 양동이를 꽉잡고 돌리던 제 손이 되겠지요.
원심력과 구심력이 평형상태일때 분단이 유지된다면, 통일은 반대로 그 평형상태가 깨질때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보통 물이 든 양동이의 원심력과 구심력의 평형상태가 깨지는 상황은 그 양동이를 빙빙 돌리던 제가 피곤해지거나, 양동이 자체가 망가져버려 더이상 양동이로서 물을 담고 있지 못할때 또는 그 양동이 손잡이가 (이 경우 비무장지대) 끊어져 버릴때 발생 합니다.
특히 양동이를 빙빙 돌리던 제가 피곤해진다는 의미를 미국이나 중국이 상징하는 양대세력중 어느 한쪽의 힘이 약해져가는 상황에 비유해보고 싶어집니다. 더구나 미국 (또는 일본)의 국력이 점점 쇠약해져가는 징후는 여러군데서 확인 되어지고 있지요.
제가 말하고 싶은 요지는 양동이를 그만 돌리고 싶을때 (그러니까 분단체제 유지를 그만 두고 싶을정도로 피곤해질때- 이 의미는 바로 통일하고 싶어질때) 가장 자연스러운 다음 단계는 양동이 회전 속도를 서서히 줄여나간 끝에, 양동이를 바닥에 살며시 내려 놓은 것입니다. 그것도 양동이속 물 한방울 떨어트리지 않고 말입니다.
양동이 회전속도의 감속에 해당하는 행위들은 당연히 남과북의 대화, 미국과 중국의 대화같은게 있을텐데, 박근혜정권과 그녀를 지지하는 욕망에 눈이 멀어버린 일부 남한사람들은 결코 대화를 원하지 않고 있더군요.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분단체제 (물이 담겨진채로 회전하고 있는 양동이)가 영원히 유지될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것 입니다. 그러한 착각의 댓가는 원심력과 구심력의 평형이 갑자기 깨졌을 때 양동이 물들이 갑자기 쏟아져 버린다는 점이고, 우리 분단체제아래에서 이 쏟아져 버린 양동이 물에 해당하는 것은 남북한 사람들의 핏물이 아닐까 두려워 해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