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신념과 종교적 신념이 충돌할 때.

by 공인중개사 posted Mar 11, 2016 Likes 0 Replie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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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있어 가장 바뀌기 힘든 게, 바로 종교적 신념과 정치적 신념이라고 합니다.

 

이 두 신념이 매우 강한 사람들 중에는 자신과 반대편에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에게 무례하게 행동하는 걸 자랑스러운 일이거나 또는 자신의 사명에 충성하는 일이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정치적 신념과 종교적 신념이 자신의 마음 가운데에서 충돌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정치적 신념에 충성하는 일이 종교적 신념에 반하는 일이라면?

또 종교적 신념에 충성하는 일이 정치적 신념에 반하는 일이라면?

 

여러분들은 어떻게 하실 거 같습니까?

 

저는 지난 번에 테러방지법과 필리버스터 사태를 보면서,

제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했었습니다.

 

테러방지법이 우리의 종교적 신념과 무슨 관련이 있느냐하는 의문을 갖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것도 본능적으로요.

 

저는 가끔 마태복은 246절로 14절의 말씀을 묵상합니다.

특별히 9~10절을 깊이 생각합니다.

 

9. 그 때에 사람들이 너희를 환난에 넘겨주겠으며 너희를 죽이리니 너희가 내 이름 때문에 모든 민족에게 미움을 받으리라

10. 그 때에 많은 사람이 실족하게 되어 서로 잡아 주고 서로 미워하겠으며

 

이 성경절은, 매우 폭력적인 상황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짧은 글이지만, 저는 이 말씀을 볼 때마다 이성(理性)은 없고, 파괴적 본능만이 난무하는 그런 모습을 상상하게 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게 될까요?

 

오늘날처럼 문명화되어 있는 세상에서,

이런 폭력적인 일이 전 세계에 걸쳐 폭넓게 자행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이런 일이 가능하리라 생각하십니까?

 

. 저는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실은 우리 바로 옆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192391일 관동대지진(계엄령이 내려서, 자유를 제한하고, 조선인 폭동설을 조작 유포시켜서 각지에 죽창과 몽둥이로 무장시킨 자경단(自警團)을 조직하여 수많은 조선인과 일본인 사회주의자를 무차별 학살하는 일을 꾸미기도 하였다.) 때 벌어졌던 일,

 

그리고 1940년대 초에 독일에서 벌어졌던 그런 일이 앞으로 또 벌어지게 될까요?

 

저는 테러방지법이 그런 일이 발생하게 될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꼈습니다.

 

자유롭게 감시할 수 있다는 건, 여론 조작이 더 쉬워졌다는 걸 의미하기도 합니다.

 

관동대지진 때의 여론 조작처럼,

히틀러가 유대인을 학살한 명분을 만들기 위해 여론을 조작한 것처럼 말입니다.

 

이런 일들까지야 하겠냐고요?

 

. 맞습니다.

당연히 이런 일들까지야 하겠습니까?

우리처럼 평범한 소시민들이야 테러방지법이 통과가 되든 말든 감시당할 일이 없으니 말입니다.

 

사소해 보이는 나비의 날개짓에 토네이도가 들이닥칠 수도 있다는 걸 무시할 수 있다면, 테러방지법은 우리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 보이긴 합니다.

 

그러나,

정부 권력이 사람들을 자유롭게 감시하고, (“그 때에 사람들이 너희를 환난에 넘겨주겠으며 너희를 죽이리니”: 감시가 전제되어 있으니 가능한 일이겠죠.)

여론을 조작하고, (“너희가 내 이름 때문에 모든 민족에게 미움을 받으리라”)

폭력적인 상황을 만들어내는 (“그 때에 많은 사람이 실족하게 되어 서로 잡아 주고 서로 미워하겠으며”)

일이 그리 멀리 있지 않은 일이라는 걸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떤 계기만 주어진다면, (그 계기가 뭐가 될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적겠습니다.)

우리 자신들이 당하게 될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끝으로, 2011722일에 한 극우주의 기독교인에 의해 자행되었던 노르웨이 테러 사건 이후의 신문기사 중 일부를 소개합니다.

 

하조 풍케 베를린자유대 교수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이번 테러는 정신병자의 단독 행동일 수 있다"면서도 "우파 세력이 폭력의 길로 들어설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1724일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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