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얼굴의
일곱살 남동생이
가마니에 말려지고
산까치 우는 봄날
탑산으로
아버지는 지게지고 가셨다
과자 한 봉지
손에 쥐고
엄마는 혼이 나간 채로
훠이훠이 따라가셨다
누구는 돌림병이라고 했는데
왜 그렇게 갔는지
엄마는 말이 없으셨다
일년 후에
제 형보다 더 훤한
막내동생이 생겼다
푸석한 몸으로
판장가신 엄마대신
중학교 막 졸업한 이모가
빨래하고 밥하고
애기보고
내 친구도 되어줬다
이모가
취직한다고
떠난 후에는
어느 날은
포대기로 내 등에 업힌 채
같이 학교에 가고
어느 날은
옆집 아줌마
발치만 따라다녔다
동창들은
업고 다닌 그 동생은
잘 있냐고 가끔 물어본다
사는 게 뭐라고
늦게서야 애잔한 채로
마주 선 그 아이는
훌쩍 큰 키 만큼이나 저 만치 서 있다
부활절입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