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71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학교선 못 배우는, 내 아이에게 가르칠 것들

 

정신과 의사의 좋은 아빠 도전하기(4)

미국 노스케롤라이나 채플힐이란 곳에서 연수를 하고 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평소 친하게 지냈던 Y 선생님의 딸인 고등학생 수진이가 어느 날 한 로봇 인형을 들고 집에 왔습니다. 학교에서 내준 과제라면서 말입니다.

그 인형은 밤새 불규칙하게 울었습니다. 어떤 때는 안고 얼러줘야 그쳤고, 기저귀를 갈아주어야 하기도 했으며, 어떤 때는 우유병을 물려야 울음을 그치곤 했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칭얼대는 인형을 돌보느라 수진이는 거의 잠을 자지 못하고 밤을 꼬박 샜습니다.

인형 속에는 칩이 내장되어 있어 수진이가 얼마나 자신을 잘 보살펴 주고 있는지 저장되고 있었습니다. 만일 수진이가 귀찮다고 그 인형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팽개쳐 놓으면, 칩의 기록으로 인해 수진이는 성적을 나쁘게 받게 된다고 했습니다.

Y 선생님과 저는 도대체 이 과제의 의도가 무엇일까 궁금했습니다. 인형을 통해서 부모님의 노고를 생각하고 효심을 키우라는 의미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미국 사회의 미혼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젝트라고 합니다. '아기를 키운다는 것은 노동과 책임이 따르는 것'이며 '섹,스란 준비가 되었을 때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점을 학생들에게 교육시키기 위해 전국적으로 도입된 프로젝트였던 것입니다.

좀 쇼킹한 일이었습니다. 순결을 지켜야 한다느니, 도덕적으로 옳지 못한 일이니 훈계 식 교육보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듯 했습니다. 준비 안된 상태에서 애 낳으면 이렇게 고생한다는 것을 아이들이 체험으로 알게 만드는 것입니다. 도덕적 설득이나 야단치기보다, 사실을 근거로 아이들에게 교육을 시킨다는 면에서 섬뜩하기까지 했습니다.

얼마 전 우리나라 중학생들의 과학 교과서를 본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중학교 때 배웠던 내용과 별반 달라지지 않았더군요. 그 중에 반가운 내용이 있었습니다.

"활 석 방 형 인 장 석 황 강 금"

기억 나십니까? 중학교 때 입이 닳도록 외웠던 모오스 경도계 입니다. 돌맹이들을 단단한 순서로 나열한 것입니다. 활석, 석고, 방형석... 등등. 너무도 열심히 외워서 30년이 지난 지금도 제 입에 붙어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실제로 그 돌들을 보게 되면 뭐가 뭔지 모를 것 같았습니다. 더 황당한 것은 OECD 가입국이자 세계 10대 무역국가에 살고 있는 현재의 아이들도 그 돌은 직접 보지 못한 채 돌 이름만 운율에 맞춰 외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실용적인 지식을 가르치려고 노력을 해야 할 듯 합니다. 학교에서 그 역할을 못하면 집에서 부모가 해야 합니다. 집에서 반드시 가르쳤으면 좋은 내용 몇 가지를 적어봅니다.

1. 돈 관리 하는 법

필자는 자녀에게 금융 지식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어른이 되어 보니, 내 집 마련하고, 대출을 갚아나가고, 재태크를 하고, 노후준비를 하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이런 내용을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아직 초등학생인 저희 아이들에게 제가 가르치고 싶은 것은 돈에는 두 가지가 있다는 점입니다. '자산'과 '용돈'이 다른 것이라는 개념입니다. 똑같은 돈이 아니라 돈에 라벨이 붙어있는 것입니다. 자산은 불어나는 돈이고 용돈은 쓸 수 있는 돈입니다. 자산은 아이들이 평생 불려나가도록 관리하는 돈입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돌이나 명절 때 어른이 주는 돈들을 펀드나 청약 저축 등으로 묶어 두었습니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니 명절 때 받은 돈을 쓰고 싶어합니다. 그 돈의 70%는 자산으로 묶어두고, 30%는 용돈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교육을 합니다. 일단 자산으로 묶인 돈은 저축을 하게 하고 그 통장의 액수가 늘어나는 것을 느끼게 합니다. 자산은 물건을 사는 데에는 절대로 쓸 수 없습니다. 대신 주식이나 펀드 등 투자를 위해서는 쓸 수 있습니다. 투자를 해서 손해를 보는 것도 좋은 교육인 듯 합니다. 어릴 적 적은 돈으로 투자 손실을 경험하는 것은 아이가 평생을 살아가는데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법

고등학교 동문회에 나가보면 공부 잘했던 친구들이 꼭 성공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공부 못했던 아이들 중 사업에 크게 성공한 친구들을 보게 됩니다. 그 친구들이 생색을 내면서 동문회 식사비를 다 계산하는 것들을 보면서 인생은 성적순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공부 잘 하는 것이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공부를 잘 하건 못하건 사업에 성공한 사람들은 몇 가지 특성이 있을 것입니다. 그 중에 제가 주목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읽는 능력입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은 리더십, 영업능력, 친화력 등의 기초가 됩니다.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의 마음 읽는 법을 가르치는 방법 중 제가 생각한 방법은 TV 드라마를 같이 보는 것입니다. 요즘 우리나라 TV 드라마는 수준이 높습니다. 웬만한 미드(미국 드라마)보다 재미있습니다. 국내 드라마 작가들의 심리학적 재능은 세계적인 수준인 듯 합니다. 정신과 의사인 저보다 몇 배 더 인물들의 섬세한 감정을 잘 터치해냅니다. 그래서 재미있습니다.

드라마를 아이들과 같이 보면서 주인공이 왜 저 때 저런 말을 했을까? 주인공은 어떤 생각을 하고 저런 행동을 할까? 의견을 나누다 보면 의외로 아이들과 대화를 재미있게 이어 나갈 수 있습니다.

3. 이성교제 하는 법

인생에서 좋은 배우자를 만나는 것도 정말 중요한 선택이자 투자인 듯 합니다. 결혼 생활이 불행하면 다른 쪽에서 아무리 큰 성공을 거둬도 그리 행복하지 못한 삶을 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내 친구들 중에는 싱글일 때 이 남자 저 남자 양다리 걸치며 어장 관리한다고 친구들에게 욕 먹었던 분들이 결혼을 잘 한 사례가 종종 있습니다. 결혼 후에는 가정에 충실한 현모양처가 되어 있는 모습을 보면서 아내는 살짝 배 아파하는 모양입니다.

실제 해외에서 발표된 논문 중 더블데이트를 했던 사람이 더 행복한 결혼생활을 영위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정조 관념이 중요한 반면, 양다리 걸치는 어장관리에 대해서는 관대했습니다. 미국은 반대입니다. 성적으로는 개방적이어서 이성의 과거에 대해서는 관대하지만, 한번에 두 명 이상 데이트 하는 더블데이트는 도덕적으로 매우 안 좋게 봅니다. 신의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더블데이트 한 사람이 더 잘 살까? 우리나라에서는 왜 어장 관리한 사람들이 더 결혼을 잘 할까? 궁금합니다. 그 이유를 두 가지로 해석해 보건 데, 첫째는 여러 사람을 만나보았기 때문에 결혼에 대한 환상이나 기대 수준이 낮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여러 사람을 만나는 동안 알게 모르게 이성을 유혹하는 기술을 갈고 닦았다는 점입니다. 이성을 유혹하는 기술이 충분히 발달되어 있으니 정작 좋은 이성을 만났을 때 내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는 법이겠지요.

필자는 자녀들에게 이성친구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이성친구가 생기면 관심을 가지고, 그 아이를 집으로 초대해서 같이 사귀는 것도 좋은 방법 같습니다. 어려서부터 자꾸 이성을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성을 대하는 매너가 생기고, 훗날 결혼 적령기가 되었을 때 자기가 원하는 이성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기술을 갖출 수 있었으면 합니다.

위의 소개한 내용들이 모두에게 적용될 만큼 바람직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부모의 입장에서 학교나 학원에서 못 배운 지식, 인생을 살아보면서 중요한 지식이라고 느꼈던 점들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 배지수 - 


소아청소년의 정신, 학습, 사회성 증진을 추구하며 소아청소년 심리 및 정신상담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펌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케이, 오늘부터 (2014년 12월 1일) 달라지는 이 누리. 29 김원일 2014.11.30 10402
공지 게시물 올리실 때 유의사항 admin 2013.04.06 36650
공지 스팸 글과 스팸 회원 등록 차단 admin 2013.04.06 53664
공지 필명에 관한 안내 admin 2010.12.05 85451
15105 mp3 성경 무료 다운 싸이트 아시는분 알려주세요 (급) -미리 감사 드립니다 1 익명 2010.12.21 3397
15104 동짓달 밤에 연가(戀歌 ) 3 file 저녁마을 2010.12.21 3401
15103 어떻게 참았을까? 로산 2010.12.21 2362
15102 부동산 신탁 1 로산 2010.12.21 2353
15101 나의 사랑하는 책, 소설. 3 허주 2010.12.21 2427
15100 ( 순정 소설 ) 민스다 등장 인물로 꾸미기 ( 나는 어떻게 묘사될까 ? ) - 밤 하늘은 붉게 물들고 8 잠 수 2010.12.21 3503
15099 크리스마스 피아노 2 file 1.5세 2010.12.21 2486
15098 Kiss the Rain 2 1.5세 2010.12.21 2510
15097 제발 생각이란걸 좀 하면서 살자.. !!! 20 김 성 진 2010.12.21 3421
15096 엘렌 화잇 보다 더 큰 자들의 시대 로산 2010.12.22 2600
15095 Dr.Kim, 원본과 사본이 같은 이유 ( 3 ) 7번째~ 10번째 증명( 추가 수정 ) 6 purm 2010.12.22 2874
15094 Dr.Kim 이 노스트라다무스 예언을 믿으라는데 대한 답변 5 purm 2010.12.22 2447
15093 나의 고백: 내 아이들 10 초록빛 2010.12.22 2615
15092 색에 대하여, 깊고 검은 이야기 - PG-13, 19금 포함 (133에서 추가) 4 아기자기 2010.12.22 2701
15091 초록빛님, 저도 고백합니다 4 유재춘 2010.12.22 2623
15090 얘들 정말 왜 이러니 1 김원일 2010.12.22 2332
15089 북한에 대해 가장 잘 쓴 책 중 하나 2 김원일 2010.12.22 2386
15088 평신도와 목회자의 구별법-재림마을에서 6 로산 2010.12.22 2784
15087 예수천국! 불신지옥! ... 이곳도 예외없다. 2 고바우 2010.12.22 2279
15086 이 누리의 묻지 마 삭제 3 김원일 2010.12.22 2337
15085 내 마음은 혼돈과 혼란의 시대 17 너도 2010.12.22 2381
15084 IL DIVO : O Holy Night / The Adagio 1 1.5세 2010.12.22 2599
15083 구제역(口蹄疫) 3 로산 2010.12.22 2274
15082 이명박 대통령에게 드리는 사자성어=만절필동(萬折必東)과 낙정하석落穽下石 1 로산 2010.12.22 3717
15081 인터넷 안교교과해설 2 로산 2010.12.22 2559
15080 시대의 부름 ... 기억하며 섬돌 2010.12.23 2121
15079 고민을 껴안는 삶 6 허주 2010.12.23 2179
15078 역사의 교훈( 1 ) purm 2010.12.23 2078
15077 역사의 교훈( 2 ) 1 purm 2010.12.23 2000
15076 인자가 오리라(정용섭목사) 1 설교 나눔 2010.12.23 1952
15075 이명박 나는 진짜 진짜 싫다. 1 바이블 2010.12.23 2075
15074 하나님의 귀한 은총이 충만하소서 - 메리 크리스마스(12월24일 출책할까요? -한국) 7 잠 수 2010.12.23 3027
15073 (1) 예수님께서 욕하신 일 없음. "독사의 새끼들" 을 오해 (2) 여손 사손 계통 1 purm 2010.12.23 2659
15072 소설을 하나 쓰고 싶었습니다. 1 지경야인 2010.12.23 2046
15071 창세기에서 방황하다-4 로산 2010.12.23 2161
15070 안식일 무단횡단 하던 유대교 랍비....... 안식 2010.12.23 2350
15069 욕에 관하여... 한번 생각해 보자! 3 고바우 2010.12.23 2982
15068 방송국에서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은 "미국에 사는 한인들 비하하지 말라 !" 2 머루 2010.12.23 2154
15067 어젯밤 뉴스에서 1 로산 2010.12.23 2071
15066 For Unto Us a Child is Born - Handel's Messiah - Mormon Tabernacle Choir 1 1.5세 2010.12.23 1884
15065 "기독교는 망국적 종교이다" - 어느 신학자의 고백 3 2010.12.23 2747
15064 할렐루야 핸드벨 앙상블 - 민스다 모든 가족에게 드립니다. . 1 잠 수 2010.12.23 2278
15063 에니메이션 - 기쁘다 구주 오셨네 잠 수 2010.12.23 2161
15062 고요한 밤 거룩한 밤 - 색소폰 3 중주 잠 수 2010.12.23 2511
15061 1950년대 우리나라 힘든 모습 - 사진 모음 잠 수 2010.12.24 2373
15060 진보의 변화 1 진보 2010.12.24 1860
15059 눈물과 감동의 성만찬 12 월 25 일 안식일 4 잠 수 2010.12.24 2279
15058 JPNEWS에서 퍼온 글 입니다. 박훈 2010.12.24 2046
15057 Hallelujah Handel's Messiah / 지휘: 정명훈 2 1.5세 2010.12.24 2076
15056 비교 정치론 로산 2010.12.24 1788
15055 이명박 장로 산타하시다. 1 김원일 2010.12.25 2105
15054 정신적 20세기를 넘어서는 길 김원일 2010.12.25 1790
15053 이런 예배 드린 안식교 있으면 손들어 보세요. 2 김원일 2010.12.25 2142
15052 역사의 교훈( 3 ) purm 2010.12.25 2456
15051 역사의 교훈( 4 ) prum 2010.12.25 1953
15050 "나치 선전같은 방송 놔두는게 징계감" '정직4개월' KBS 김용진 기자 "가소롭다" 강력 비판 1 프리즘 2010.12.25 3470
15049 너무도 다른 예수... 4 정은 2010.12.25 2060
15048 예수라 이름하는 그대에게--정은 님의 글을 읽고 2 김원일 2010.12.25 2211
15047 자선의 계절에 생각해 보는 교회과 정의 1 아기자기 2010.12.25 1798
15046 동물 학살국 2 로산 2010.12.25 1942
15045 나는 아픈 게 좋다 최종오 2010.12.26 1865
15044 정은님, 물론 예수님께서 시대마다 사람마다 교파마다 다르지 않으시니 5 purm 2010.12.26 1973
15043 재림교인 1700 여만, 그러나 이 숫자가 줄어들 때가 축복이 된다 4 purm 2010.12.26 2097
15042 폭 설 21 바다 2010.12.26 2472
15041 불법을 자행한 중국선원 석방하지 말라 ! 머루 2010.12.26 1830
15040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고, 글은 쓰는가? 3 무실 2010.12.26 1764
15039 하루의 기도 무실 2010.12.26 1730
15038 우리 안의 소크라테스를 위하여 !! 2 무실 2010.12.26 1998
15037 영적인 스승 무실 2010.12.26 1288
15036 시 131 무실 2010.12.26 1273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225 Next
/ 225

Copyright @ 2010 - 2016 Minchoquest.org. All rights reserved

Minchoquest.org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