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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관서 미쳐가는 재규어, 아이들 볼거린가요?

[주장] 한화 아쿠아플라넷에서 2년째 사육... 차라리 동물원으로 보내라

16.05.05 14:26l최종 업데이트 16.05.05 14:26l
글: 이형주(repect4animals)      편집: 김지현(diediedie)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님 안녕하세요.

저는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호텔엔드리조트가 소유한 일산 한화아쿠아플라넷에서 사육하고 있는 재규어에 대해 부탁 말씀을 드리고자 편지를 쓰게 됐습니다.

아마 회장님께는 금시초문인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2014년 개장 후부터 언론과 시민들이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해온 내용입니다. 먼저 아래 영상을 한 번 봐 주시기 바랍니다.

재규어의 이상행동... 그들은 미쳐갔다


제가 지난 4월 12일 일산 한화아쿠아플라넷을 방문했을 때 찍은 영상입니다. 동물에 대해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도 이렇게 재규어가 몸길이만한 거리를 테크노춤을 추듯 왔다갔다 하는 건 비정상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겁니다.

2013년생이라는 재규어 두 마리는 저렇게 1미터쯤 되는 거리를 쉴 새 없이 왔다 갔다 했습니다. 몇 시간 동안을요. 한 마리는 같은 위치에 머리를 쿵쿵 찧었습니다. 한 자리에 어찌나 많이 부딪혔는지, 유리창에 자국이 나 있을 정도였어요. 계속 움직여서인지, 높은 온도 때문인지는 몰라도 숨 가쁘게 헉헉대고 있었습니다. 너무 숨이 차면 잠시 누워서 숨을 고르고, 곧 다시 일어나 왔다 갔다 하기를 반복하더군요. 불쌍하다며 안타까워하거나, 아예 외면하는 관람객들도 많았습니다.

재규어가 보이는 이 행동은 '정형행동'입니다. '상동증'(Stereotypy)라고도 하지요. 의미 없는 행동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일종의 정신 이상 증세입니다. 우리에 갇혀서 사는 동물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동물뿐 아니라 사람에게도 나타납니다.  

사방이 뚫려 있는 곳... 여기서 재규어가 어떻게 사나요


             2016.05.06-untitled.png

 지난 4월 12일 한화아쿠아플라넷에서 본 재규어. 재규어는 일종의 정신질환인 '정형행동' 증세를 보였다. 사진은 재규어가 사는 곳. 360도가 유리로 뻥 뚫려 있다.
ⓒ 이형주


이제 화면에서 보신 재규어 두 마리에 대해 말씀해 드릴게요. 제가 일산 한화아쿠아플라넷을 처음 방문했을 때는 2014년 4월, 개장 다음날이었습니다. 당시 4년 이상 준비 기간에, 830억 원의 예산을 들였다는 보도에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습니다. 인큐베이터를 연상하게 하는 유리관 안에 재규어 한 마리가 전시돼 있었습니다. 어디서 수입했냐고 물었더니, 개장 날짜에 맞춰 동물을 확보할 수 없어 대전오월드에서 임시로 임대해 놓은 것이라 하더군요.

저는 경악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유리관은 360도가 유리로 뻥 뚫려 있고, 심지어 재규어가 마땅히 몸을 숨기고 쉴 수 있는 곳도 없었습니다. 야행성 동물인 재규어가 대낮처럼 환한 공간에서 하루종일 문을 두드리고 카메라를 들이대는 관람객에게 노출돼 있었습니다. 많은 시간을 물 안에서 빠른 속도로 헤엄치며 보내는 동물인데도, 제가 반신욕을 하기에도 얕아 보이는 웅덩이 하나가 전부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엽기적이기까지 한 사육환경이었습니다. 당시 언론에서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저도 여러 번 아쿠아플라넷 관계자에게 시설 보완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담당자의 답변은 한결같았습니다. 사육 면적은 규정을 준수했고, 환기도 잘 시키고 있으며, 복지 향상을 위해 '행동풍부화'도 진행하고 있다는, 한 마디로 '알아서 잘하고 있으니 걱정 말라'는 대답이었습니다.

언론과 시민단체들이 계속 문제제기를 하자, 아예 '이 동물들은 잘 보호받고 있다'는 안내문을 사육장 옆에 붙여놨더군요. 환경부에도 문의를 해봤지만, 재규어를 폐쇄된 공간에 전시한다고 해서 제재할 규정이 없다는 말이 전부였습니다.

몇 달 후인 2014년 11월, 언론사 기자와 함께 다시 찾았습니다. 그때는 지금 화면에 보이는 재규어 두 마리가 막 수입됐을 때입니다. 두 마리 다 2013년에 태어나 겨우 한 살이라고 했습니다. 사육장 안에는 빨간색 짐볼이 덩그러니 들어있었습니다. 보기에도 어린 티가 나는 재규어들은 무기력해 보였지만, 적어도 확연한 이상행동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불과 2년 동안, 재규어 두 마리는 유리벽 안에서 서서히 미쳐간 겁니다. 이번 4월에도 아쿠아플라넷은 동행했던 기자가 보낸 질의서에 2년 전과 똑같은 내용의 답변서를 보냈다고 합니다. 지금은 사육장 옆에 설치된 화면에 재규어가 그나마 활발했던 시절 짐볼을 가지고 노는 모습을 찍은 영상을 틀어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리관 안에 있는 재규어의 공허한 눈빛과 숨 가쁜 움직임이 진실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재규어는 저 공간 안에서 오래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요.

"미쳐가게 둬도 괜찮아"...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해야 하나요

한화그룹 회장님, 한화아쿠아플라넷은 예산이 없다고 허덕이는 지자체가 운영하는 동물원과는 다릅니다. 정신 이상 증세를 보이는 재규어 두 마리에게 신선한 바깥 공기를 마시고, 필요한 운동량을 충족시킬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자산 50조 원, 재계순위 9위로 올라섰다는 한화그룹에게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이날입니다. 아마 많은 아이들이 엄마아빠 손을 잡고 일산 한화아쿠아플라넷을 방문할 텐데요. 저는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평소보다 많은 관람객들 때문에 더 스트레스를 받을 재규어도 걱정이고, 유리벽에 머리를 쿵쿵 박는 재규어를 보면서 어린이들이 무슨 생각을 할지도 걱정입니다. 아이들이 이유를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요? "가둬놔서 정신병이 생겼지만, 어차피 돈벌이용으로 전시하는 동물이니까 미쳐가게 놔둬도 괜찮아"라고 말해줘야 할까요?

영상 속의 재규어들은 아직 어립니다. 이 동물들이 비록 행복한 삶을 살 수는 없을지언정, 최소한 앞으로 몇 년을 유리관 안에서 헉헉대다가 죽게 내버려 둬서는 안 됩니다. 외국에는 개인이 기르거나 전시시설에 있던 큰 고양잇과 동물만 전문적으로 구조해 서식지와 가장 비슷한 환경에서 여생을 지내게 하는 상추어리(Sanctuary)도 여러 곳 있습니다.

이런 시설로 재규어들을 은퇴시키는 것이 어렵다면 적절한 사육장이라도 만들어 주세요. 신선한 공기도 느낄 수 있고, 적정한 운동도 할 수 있는 외부방사장은 꼭 필요합니다. 지금처럼 캣타워 같은 구조물이나 목욕탕 같은 웅덩이가 아닌, 발톱으로 기어 올라갈 수 있는 구조물과 수영을 할 수 있는 깊이의 물도 필요합니다. 그것도 어렵다면 차라리 더 나은 환경의 동물원으로 보내주세요.

재규어 두 마리의 몸값은 한화그룹이 가진 자산에 비하면 그야말로 '껌값'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들은 쇼윈도에 전시된 물건이 아닌, 고통과 감정을 느끼는 생명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덧글. 끝으로, 실례를 무릅쓰고 회장님께 공개적으로 편지를 쓰게 된 상황에 대해 양해를 구합니다. 한화아쿠아플라넷과 여러 차례 대화를 시도했지만, 2년 동안 똑같은 답변을 듣고 있자니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해서 쓰게 됐습니다.

(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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