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183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나는 두 누리꾼께 감사한다.

5.18을 기억하려는 몸부림의 글들.

5년 반 전 이 누리를 연 보람을 느끼게 해주셨다.


그러나 문학은 기적적이다

등록 :2016-05-13 20:35

  • 페이스북
  • 트위터
  • 스크랩
  • 프린트

크게 작게

신형철 문학평론가·조선대 교수
신형철 문학평론가·조선대 교수
신형철의 격주시화 (隔週詩話) 
-80년 5월의 황지우를 생각하며
나는 너다 44황지우

1980년 5월 30일 오후 2시, 나는 청량리 지
하철 플랫폼에서 지옥으로 들어가는 문을 보
았다. 그 문에 이르는 가파른 계단에서 사람
들은 나를 힐끗힐끗 쳐다만 보았다. 가련한지
고, 서울이여. 너희가 바라보는 동안 너희는
돌이 되고 있다. 화강암으로 빚은 위성도시(衛
星都市)여, 바람으로 되리라. 너희가 보고만
있는 동안,

주주의는 죽어가고 있습니다, 여러분!
웁시다, 최후의 일인까지!

내 소리가 들리지 않느냐?
내 소리를 못 듣느냐?

아, 갔구나, 갔어.
석고로 된 너희 심장을 내 꺼내리라.

나에게 대들어라.
이 쇠사슬로 골통을 패주리라.

왜 내가 너희의 임종을 지켜야 하는지! 잘 가
라, 잘 가라.

문이 닫히고 나는 칼이 쏟아지는 하늘 아래
로 갔다.

파란 유황불의 화환(花環) 속에서 나는 눈감
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몸이 없어지는 것을 나
는 경험했다. 부끄러움의

재 한 줌.

*<나는 너다>(풀빛, 1987; 문학과지성사, 2015)

1980년 5월, 황지우(본명 황재우, 당시 29살)는 서울에 있었다. 1952년 해남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자란 그는 1972년에 서울대 미학과에 입학했는데 이듬해 유신 반대 시위를 주동하여 강제 입영됐다가 1976년에 복학한 터였다. 1980년 당시에는 조교로 근무하면서 사르트르와 메를로퐁티를 비교하는 논문을 준비 중이었다. 그는 4형제(승우, 병우, 재우, 광우) 중 셋째였다. 그보다 14살이 많은 맏형 황승우는 그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였는데 독학으로 영어를 익혀 광주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었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다니던 아우 황광우는 지명수배 중이어서 행방을 알 수 없었다. 그해 5월 어느 날 황지우는 광주로부터 이런 소식을 듣는다.

“나는 서울에서 큰형님과 마지막 통화를 하였다. 광주는 쑥밭이 되었고 지금도 금남로 상공에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는 것, 광우와 나는 절대로 광주에 와서는 안 된다는 것, 그런 내용이었다. 그러나 그런 이기적인 형제애를 큰형님 자신부터 배신했다.” 큰형 자신의 증언은 다음과 같다. “5월 광주항쟁 현장에서 광주시민들이 취재 나온 외신기자들에게 통역해줄 이를 찾았다. 나는 용기를 내 통역에 나섰다. 통역 도중 나는 시민들에게 외쳤다. 여러분, 지금 상무관 안에 시신들이 놓여 있다고 합니다. 나와 외신기자들을 상무관으로 안내해 주세요. 이들에게 계엄군의 만행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가 번역해준 내용이 <뉴스위크>를 통해 전세계에 알려졌다.

그러나 국내에서 광주는 철저히 고립돼 있었다. 서울의 황지우는 아무것도 모르지 않았으므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5월 30일, 그는 ‘땅아 통곡하라’라는 제목의 유인물을 만들어 가방에 담고 집을 나섰다. 정장을 하고 안개꽃 다발까지 든 것은 위장을 위해서였다. “나는 유인물을 만들어 종로에 뿌렸고 청량리 지하철에서 체포되어 합수부에 끌려갔다.” 그가 유인물을 뿌린 곳은 종로 단성사 극장 앞이었는데 체포된 장소는 지하철 청량리역이었으니 그는 아마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다가 20분 만에 붙잡혔을 것이다. 계엄합동수사본부가 지휘하는 밀실에서 황지우는 그해 여름을 보내게 된다.

“단성사 극장 앞에 나가 유인물 몇 장 뿌린, 이 초라한 사건은 김대중 내란 음모와 관련된 도심지 폭동 사건으로 위조되어 있었습니다.” 반복되는 고문 속에서 그는 자신에게 육체가 있다는 사실을 저주하였고 친구를 무고(誣告)하는 허위자백을 하고 만다. 영문도 모르고 끌려온 친구는 그가 보는 앞에서 같은 고문을 당해야 했다. “그의 코와 입으로 꿀꺽꿀꺽 들어가는 물과 함께 돼지 목따는 것 같은 비명이 터져 나오고 그가 나에게 퍼붓는 욕·저주를 들었을 때 나는 내 영혼이 찢어지는 것을 느꼈고 내 내부가 파열되었습니다.” 그는 그해 초겨울에야 그곳에서 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3년 뒤 그의 첫 시집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가 세상에 나온다.

이 이야기를 나는 20~30대 독자들을 위해 적었다. 1980~90년대에 청년 시절을 보낸 이라면 황지우 시인을 아는 이가 많을 것이고, 또 황지우 시인을 안다면 이 사건을 아는 이도 적지 않을 것이다.(이것까지 안다면, 그해 5월 이후 출가한 그의 큰형이 훗날 ‘영어 잘하는 스님’으로 화제를 모은 황혜당 스님이라는 사실과 노동운동가로 한 시대를 살아낸 아우 황광우가 지금은 인문학 저술가로 활동 중이라는 것까지 알지도 모르겠다.) 청량리에서 체포되던 당시의 일을 그는 몇 년 후에 시로 썼다. ‘44’라는 숫자가 제목을 대신하는 그 시는 세 번째 시집 <나는 너다>(1987)에 수록된다. 다시 5월이 와서 나는 이 시를 또 읽는다.

“1980년 5월 30일 오후 2시, 나는 청량리 지하철 플랫폼에서 지옥으로 들어가는 문을 보았다.” 플랫폼에 내리면 계단을 통해 밖으로 나간다. 밖으로 나가는 그 길이 그에게는 지옥으로 들어가는 길로 보였다. 체포되어서 끌려가는 중이었으니까. 그는 저항하며 외쳤다. “주주의는 죽어가고 있습니다, 여러분!” “웁시다, 최후의 일인까지!” 지하철 소음 때문에 앞부분이 들리지 않았던 것일까. 한 글자씩 지워지면서 더 절묘해졌다. “민주주의”에서 “민”이 빠지면서 이 나라의 주인이 ‘민’이 아니게 된 상황을 탄식하는 말이 됐고, “싸웁시다”에서 “싸”가 빠져 “웁시다”가 되면서 이 비극을 함께 울어달라고 호소하는 말이 되었다.

그때 지하철을 타기 위해 계단을 내려오는 서울 시민들은 소리치며 끌려가는 한 남자를 보면서 무엇을 했을까. 아무것도, 안 했다. 그냥 보기만, 했다. 그때 그를 스쳐간 생각은 이것이다. “가련한지고, 서울이여.” 끌려가는 사람이 오히려 지켜보는 사람을 가련히 여기다니. 시인에게는 저 무지해서 무정한 사람들이 돌덩어리처럼 보였다. 저렇게 돌이 되어가면서 세상은 멸망할 것 같았다. 그래서 끌려가는 것은 자신이지만 죽어가는 것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이때 그의 심정은 곧 멸망할 소돔을 떠나는 롯의 그것과 비슷했을까? 홀로 세계의 멸망을 예고했으나 열 명의 의인(義人)은커녕 한 사람도 그의 외침에 응하지 않았으니?

아니다. 소돔의 롯은 언덕 위에서 구원받았으나 서울의 황지우는 지하에서 고문받을 것이었으므로. 시의 후반부에서 그는 지하철 출입구 밖으로 끌려나온다. 지옥 안으로 들어온 것이니 지옥의 문이 뒤에서 닫힌다. “칼이 쏟아지는 하늘” 아래에서, “파란 유황불의 화환(花環)” 속에서, 그는 자신이 한 줌의 재가 되어버렸다고 적었다. 그러나 문학은 기적적이다. 그가 등단 이후 쏟아낸 놀라운 시들은 바로 그 잿더미에서 솟아오른 것들이므로. 그의 시들은, 광주와 서울 사이에 있어야 할, 그러나 끊어져버린 어떤 선을 연결하는 일에 집요하게 바쳐졌다. 그러므로 이 시가 “부끄러움”으로 끝난 것을 시인 자신은 납득할지라도 한국시사는 납득하지 못한다.

20년 전 이 시를 처음 읽었을 때 나는 ‘연민’과 ‘공포’를 동시에 느꼈다. 그러니까 그것은 어떤 비극적인 것에의 감전이었다. 비극의 주인공은 하마르티아(hamartia, 실수 혹은 결함) 때문에 불행해진다. 황지우의 경우, 이 세계가 병들어 앓을 때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정(性情)도 그의 하마르티아이겠지만, 그런 자신에게서 기어이 어떤 비겁의 자취를 적발해내는 결벽(潔癖) 또한 그의 하마르티아일 것이다. 그의 하마르티아가 그를 불행하게 했는지 어땠는지를 판정할 사람은 본인뿐이다. 그러나 바로 그것들 때문에 그의 시가 특유의 뜨거운 긴장을 배타적으로 독점해왔음을 증언해줄 사람은 나를 포함해 수없이 많다. 직접 인용된 회고와 증언은 황혜당, <스님! 어떻게 그렇게 영어를 잘하십니까?>와 황지우, ‘뜨거운 모더니티’에서 발췌한 것이다.

신형철 문학평론가·조선대 교수

출처: 한겨레신문 논단


  • ?
    오월 2016.05.13 20:24
    민주를 위해 독재에 온 몸으로 저항한 분들께 감사와 경의를 표합니다 ㆍ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케이, 오늘부터 (2014년 12월 1일) 달라지는 이 누리. 29 김원일 2014.11.30 10402
공지 게시물 올리실 때 유의사항 admin 2013.04.06 36652
공지 스팸 글과 스팸 회원 등록 차단 admin 2013.04.06 53664
공지 필명에 관한 안내 admin 2010.12.05 85451
14755 노무현 - [MBC스페셜] 노무현이라는 사람 2009.7.10 강호 2016.05.22 28
14754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특집.파란만장 63년 강호 2016.05.22 19
14753 그리고.. 행복했습니다 1 빗물 2016.05.21 77
14752 “20~40대, 새누리당 떠나다” 지지율 10%대 불과 안대 2016.05.21 40
14751 "묻지마살인" 아니다. 김원일 2016.05.21 77
14750 재림교회의 모순 7 김운혁 2016.05.21 129
14749 21일 오후 5시 강남역 10번 출구 주변은 뜨거웠다. 강남역 2016.05.21 36
14748 하나님이 영원하라 명하신것은 반드시 영원함(오디오) 김운혁 2016.05.21 17
14747 만삭의 임산부 2 모래 2016.05.20 122
14746 그냥 읽어 보세요.. 그런지 아닌지 5 모래 2016.05.20 162
14745 [2016년 5월 21일(토)] ■ 평화의 연찬 (3:00-5:00) : 일본을 키운 바다와 지진, 그리고 38평화. (사)평화교류협의회[CPC] 2016.05.20 18
14744 "참담함"에 대한 참담함 민중 2016.05.19 64
14743 최후의 발악 이정표 2016.05.19 75
14742 인간의 살이 녹은 하얀 유혹 이정표 2016.05.19 94
14741 삭제 xxxxxxxxx 6 Nepa 2016.05.19 252
14740 목소리로 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 1 아세 2016.05.19 73
14739 @@ 51916, 자유게시판이 뭐 길 래 !! ?? 1 호수 2016.05.19 136
14738 기뿐소식 1 희소식 2016.05.19 102
14737 (하나님도 지켜보신) 박정희대통령 1967년 6대 취임식 6 this 2016.05.19 135
14736 전두환 정권 그리고 방송 II (하늘이 내리신) 대통령 2 this 2016.05.19 81
14735 다큐 정치 6 10 항쟁 20주년 특집 전두환 제1편 각하 만수무강하십시오4of4 this 2016.05.19 31
14734 화려한 휴가(5,18영화)...김원일 선생님,민주주의를 위해 희생 당하신 분들을 추모하며 이 영화를 올립니다. 3 노예 2016.05.18 108
14733 프랑스 국가"La Marseillaise" 와 '임을 위한 행진곡" 6 노예 2016.05.18 66
14732 "임을 위한 행진곡" 선택은 광주인에게 맡겨라, 이 우라질 연놈들아. 1 김원일 2016.05.18 88
14731 5.18이 아직도 5.18인 이유 (2)-오늘이 완전히 저물기 전에 (여기는 아직 5월 18일)-악의 탐구: 어머니를 죽이는 자 김원일 2016.05.18 47
14730 5.18이 아직도 5.18인 이유 (1)-오늘이 완전히 저물기 전에 (여기는 아직 5월 18일): 광주의 또 다른 이름 김원일 2016.05.18 45
14729 사랑하는 형제 자매님 들이시여 ! file 구미자 2016.05.18 18
14728 외교문서로 드러난 518의 배후 file 현대사2 2016.05.18 54
14727 <종교, 평화, 통일> 2016 한국종교학회 춘계학술대회 (사)평화교류협의회[CPC] 2016.05.18 20
14726 레위기 23:11은 성령의 검입니다. 반드시 연구하십시요. 13 김운혁 2016.05.18 101
14725 5.18 다시 진실을 말한다 - "허위를 반박하지 않으면 진실이 된다" (뉴스타파 2013.7.31) 아프다 2016.05.17 38
14724 병자호란을 돌아보다 1강 왜 병자호란을 기억해야 하는가 (1/3) 우리 2016.05.16 47
14723 레위기 23:11의 안식일이 토요일인 증거 또 한가지 (오디오) 6 김운혁 2016.05.16 71
14722 시민군 윤상원 망월동 2016.05.16 66
14721 조선일보 “전두환 5·18 책임없다” 기사 돌연 삭제 이웃사랑 2016.05.16 45
14720 광주를 위로하라 - 박성업 선교사 (거룩한 부흥 대한민국) 위로 2016.05.16 48
14719 5.18 왜곡, 모독하는 글 모두 삭제 3 김원일 2016.05.16 202
14718 사랑하는 형제 자매님 들이시여 ! file 구미자 2016.05.16 25
14717 안식일들이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표징(Sign, 징조, 표시)인 이유 1 김운혁 2016.05.16 51
14716 하나님께서 "영원하라" 명령하신 안식일들과 절기들. 3 김운혁 2016.05.16 30
14715 조선일보 “5·18에 관한 한 전두환은 책임 없다” 조선그들 2016.05.15 62
14714 당연히 가야지 " ? 화려한휴가 2016.05.15 58
14713 여전히 진행중인 5.18 미국의 책임은 없는가 ? 역사 2016.05.15 29
14712 절망의 눈치를 보며 그리다 수영 2016.05.15 53
14711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베트남전의 포로, 실종자들 야자수 2016.05.14 55
14710 어머나, 열여덜 그래 다 죽여랏!!! 5 아기자기 2016.05.14 220
14709 '뉴라이트'는 학술적으로 분장한 식민사학 1 역사 2016.05.14 44
14708 대대의 표징인 안식일들은 모두 복수(Plural)입니다. 10 김운혁 2016.05.14 175
14707 말씀 좀 여쭈어보겠습니다. 11 scott 2016.05.13 336
» 멜기세덱, 친일청산님께 1 김원일 2016.05.13 183
14705 [부고] 오렌지 중앙교회 김병윤 장로님께서 주 안에서 잠드셨습니다. admin 2016.05.13 87
14704 2016년, 36주년 5.18...그 날을 기억하며 1 친일청산 2016.05.13 61
14703 예배당(禮拜堂)과 교회(敎會) 하주민 2016.05.13 71
14702 '기억을 기억하라' - 5·18 민중항쟁 그 10일간의 기록 (5.18 기념재단) 1 멜기세덱 2016.05.13 58
14701 노예님의 글에 덧 붙여 8 민아 2016.05.12 161
14700 사랑하는 형제 자매님 들이시여 ! file 구미자 2016.05.12 33
14699 곰솔목사님.. 이런 해석도 가능한가요 ? 1 우림 2016.05.12 99
14698 트럼프 잠버릇 까지 아는 前 집사 “오바마, 처형됐어야” 망언 1 트림 2016.05.12 78
14697 류효상의 신문을 통해 알게 된 이야기들 (5월 13일) 1 아바타 2016.05.12 34
14696 곰솔님. 5 노예 2016.05.12 126
14695 지옥와 음부와 무저갱 김운혁 2016.05.12 105
14694 엘렌 G. 화잇에 대한 단상(1) 31 희망돌이 2016.05.12 310
14693 다니엘서 12장 예언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 도표 김운혁 2016.05.12 59
14692 NAPA 필명인의 아이피 차단 김원일 2016.05.11 239
14691 류효상의 신문을 통해 알게 된 이야기들 (5월 12일) 1 아바타 2016.05.11 54
14690 [이제는 말할 수 있다] 3억불의 비밀 - 한일 협정 1 사이다 2016.05.11 28
14689 곰솔님. 3 아카데미 2016.05.11 144
14688 난감님 3 바다 2016.05.11 173
14687 @@ [김운혁님에게] . . 참조 그리고 희 소 식 을 드리고 싶습니다. 15 호수 2016.05.11 253
14686 이제는 말할 수 있다 - 만주의 친일파 우리나라 2016.05.10 32
Board Pagination Prev 1 ...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 225 Next
/ 225

Copyright @ 2010 - 2016 Minchoquest.org. All rights reserved

Minchoquest.org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