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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역사소비시대의 역사 읽기 <한국사 속의 한국사 2>


소위 있는 자들이 보이는 '갑질', 금수저와 흙수저로 회자되고 있는 태생적 불평등, 시대적 신조어가 된 헬조선이란 용어를 접할 때마다 벼락과 같은 개혁이 떠오릅니다.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불평등한 그 어떤 제도들이 손바닥 뒤집어지듯 확 뒤집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번뜩일 때가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개혁이란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닌가 봅니다. 개혁을 더디게 하거나 방해하는 주체 역시 예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는가 봅니다. 짐이 곧 국가였던 조선시대에서조차 불평등한 조세제도를 대동법으로 개혁하는데 무려 100여 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다고 하니 말입니다.

대동법을 전국적으로 시행하는 데 이렇게 시간이 많이 걸린 까닭은 대동법이 시행되면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는 소수, 토지를 많이 가진 자들과 방납(防納)을 통해 이득을 얻고 있던 힘 있는 자들의 반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소수의 힘 있는 반대자들이 개혁의 걸림돌이 된다는 걸 역사가 증명하고 있네요.

태조에서 대원군 정권까지 <한국사 속의 한국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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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사 속의 한국사 2> (지은이 고석규·고영진 / 펴낸곳 느낌이있는책 / 2016년 4월 15일 / 값 18,500원)
ⓒ 느낌이있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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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속의 한국사 2>(지은이 고석규·고영진, 펴낸곳 느낌이있는책)는 '선사에서 고려까지' 역사를 담고 있는 <한국사 속의 한국사 1>에 이어 '조선 왕조 500년' 역사를 내용으로 하고 있는 두 번째 시리즈입니다. '근·현대사 150년을 넘어'를 담아낼 <한국사 속의 한국사 3> 또한 머지않아 출간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조선 역사가 '태·정·태·세·문·단·세…' 하며 외우던 왕들의 역사만 있는 건 아닙니다. '조선'이라는 국호가 없어졌다고 조선의 문화와 사회적 가치까지 깡그리 없어진 것도 아닙니다. 역사는 누구에게나 획일화를 강요할 수 없는 다양한 가치 복합적인 요소입니다.

역사는 그냥 알아야 하는 지식 또한 아닙니다. 과거의 과오를 되짚어 볼 수 있는 거울이 되기도 하고, 맞닥뜨리고 있는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힌트가 되고, 앞으로 나갈 바를 어림할 수 있는 지혜로운 지표가 되기도 하는 기록입니다.

책에서 담아내는 역사는 태조부터 대원군 정권까지를 씨줄로 놓고, 조선시대 전반을 두루 아우를 수 있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변천사를 날줄 같은 내용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역사마저도 획일화된 사고로 주입시키려 국정화를 강행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 맞서기라도 하듯 조선 역사를 어떤 가치로 평가하고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는 온전히 독자의 몫이 되도록 설명하고 있습니다.      

'19세기는 일제 식민사학의 집중적 고략을 받은 시기였다. 스스로 국정을 운영해 갈 자치능력이 전혀 없었던 시기, 긍정적인 요소라고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시기로 묘사되어 왔다. 그래서 결국 세도정치 때문에 망국에 이르렀고 망국은 필연적인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고는 망해서야 비로소 발전할 수 있었다는 논리로 이어졌다. 그래서 식민지 시기는 불행한 시기가 아니라 오히려 일본의 도움을 받아 조선의 역사 발전에 큰 진전이 이루어진 시기라고 왜곡했던 것이다. 이런 식민사학의 주장은 최근에는 새로운 학술적 분장을 하고 다시 대두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한국경제사를 전공하는 학자들 가운데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식민지 근대화론'이 그것이고, '뉴라이트'라고 불리는 학문적 입장이 이를 지지하고 있다.' - 303쪽

책에서 읽을 수 있는 역사는 역사적으로 이러이러한 사실이 있었다는 내용만을 나열한 나열식 역사가 아닙니다. 국사학을 전공한 두 역사학자, 호남사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국립목포대학교 고석규 교수와 광주대학교 고영진 교수가 국정화를 견제하고, 뉴라이트 학자들이 보이는 왜곡된 역사관을 바로잡듯 비평을 곁들여 펼쳐나가는 꼿꼿한 내용입니다.

조선시대 암행어사보다 더 효과적일 시민사회 역할

'<쾌지나 칭칭나네>도 아주 흥에 겨워서 자주 부르는 노래 가운데 하나인데, '쾌지나'는 쾌재快哉에서 나온 말로 기쁘다는 뜻이고, '칭칭나네'는 청정이가네라는 뜻이다. 청정淸正은 일본군 장군이었던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를 지칭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쾌지나 칭칭나네'는 '기쁘다, 청정(기요마사)이 쫓겨 가네.'라는 뜻이다. 이런 민요들 속에서 우리는 조선 민중들의 애국적인 감정들을 잘 읽을 수 있다.' - 187쪽

역사는 결코 시험문제에만 나오는 것도 아니고 지루하고 딱딱한 것만도 아닙니다. 우리 삶 속에 스며있고, 우리가 살아갈 앞날에 놓여있는 유무형의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제도와 가치가 역사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 암행어사는 관리들의 잘잘못과 백성들의 어려움을 살피기 위해 왕이 직접 파견하였습니다. 하지만 암행어사도 관리로서 구조적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 또한 역사적 사실입니다.

저자들은 조선시대 암행어사가 지녔던 구조적 한계를 피할 수 있는 시대적 대안을 시민사회의 역할로 제안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최후의 감시자가 돼 고양이 역할을 다하는 것이야말로 한계 없는 감시, 제대로 된 항시 감시가 이루어져 공정한 사회, 균형 있는 사회를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암행어사를 힌트로 시민사회의 역할을 강조하는 저자들의 비평이야말로 '갑질'과 태생적 불평등, 헬조선이란 시대적 용어를 손바닥 뒤집듯 확 뒤집어 버릴 수 있는 개혁, 시대적 요구를 역사라는 거울에 담아 비추는 다 초점 힌트가 아닐까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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