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심판 안받고 천국에 가려면 공항으로 가자

by 하늘길 posted Jun 16, 2016 Likes 0 Replie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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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요르단 등 아랍국가에서 선교활동을 했던 김동문 목사(53·사진)는 요즘 인천국제공항에서 아랍 사람들을 만난다.

지난 13일 그가 향한 곳은 공항 출입국장 2층 한쪽 구석, 입국이 허가되지 않은 외국인들이 임시로 거주하는 송환대기실이었다.

이곳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시리아인 28명이 지내고 있다.

현행 난민법·출입국관리법은 송환대기실에 머무는 이들에게 식사와 숙박을 제공하는 등 관리 책임을 정부가 아닌

 민간 항공사에 지우고 있다. 식사나 잠자리가 부실할 수밖에 없다.

무슬림인 이들은 할랄(이슬람식 율법에 따른 식품)은 고사하고 삼시세끼 햄버거에 콜라를 먹어야 하는 처지다. 

공익법센터 ‘어필’과 국제구호기구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달 송환대기실 난민들의 열악한 실상을 알리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식사를 하지 않는 금식성월 라마단이 지난 6일부터 시작된 탓에 난민들의 삶은 더 힘들기만 하다.

 원래 라마단 때에는 낮동안 금식하는 대신 해가 진 뒤 모여 함께 식사를 하지만 공항의 난민들에게는 여건이 허락되지 않는 탓이다.

김 목사는 이런 난민들을 위해 음식을 전해주고 있다.

그가 마련한 음식은 말린 대추야자와 무화과, 양젖으로 만든 음료수 아이란 같은 시리아 전통음식이다.

고향의 맛을 느끼고 추억하며 힘든 시간을 잘 견뎌냈으면 하는 바람에서 준비했다.

견과류를 잔뜩 넣은 전통과자와 잘 어울리는 알레포산 녹차 ‘자타르’도 준비했다.

과자는 시리아산을 구할 수 없어 요르단에서 온 전통 아랍케이크 세트를 사왔다.

김 목사는 “아랍에서 만난 선한 사람들의 환대에 보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한국외대 아랍어과를 나와 1990년부터 시리아를 포함해 이집트, 이라크, 요르단 등지를 돌며 15년가량 중동에 머물렀다.

오랫동안 타향살이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그곳 사람들이었다.

없는 살림에도 먹을 것을 내어주며 이방인을 맞는 따뜻한 마음씨에 감동받았다고 했다.

그는 “우리도 전쟁을 겪었고 한때 많은 사람들이 난민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시리아인들을 돕고 그들에 대한 편견을 깨뜨리기 위한 일들을 계속할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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