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밭에서-박성술 장로님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이
내일 대학 찰옥수수를 한 자루 보낸다는데
그것 먹고 나도
옥수수 밭에서 희한한 환상 본 사람처럼
지성소에서 일 다 보시고 성소로 다시 돌아가시는
예수님을 만났으면 하는데요
가능할까요?
한 사람은 옥수수밭에서 환상을 봤지만
한 사람은 옥수수를 삶아 놓고 환상을 보려 합니다
옥수수는 같은 옥수순데 뭔가 좀 이상하지요?
중국을 여행하면서 끝없이 펼쳐진 옥수수 밭을 구경했지요
흑룡강성 넓은 대지위에 자라는 옥수수
그 밭 근처에서는 꿈도 꾸어보지 못한 사람들이
옥수수 밭의 환상에 젖은 우리를 이해 못할 겁니다
그런 환상은
미국사람은 볼 수 있는데
한국 사람은 안 된다 하시면
그럼 나도 더 늙기 전에 미국으로 이민이라도 가서
미국 시민 되면 볼 수 있을랑가요?
장로님
사람은 살아가면서 좋은 것보다 안 좋은 꼴을 더 많이 보게 되어 있습니다
조금 더 살게 되면 지금보다 백배는 더 험한 꼴 볼 건데요
아니 지금도 맛보기로 여러 가지를 보고 있잖아요
난 일요일 휴업령인가 뭔가 그것 내리게 되면
또 교회 팔아서 야고비 환난 지날 때까지 먹고 살 것 마련한다고
교인들 내 버리고 도망가는 지도자들 나올까 그것부터 겁이 나거든요
아니면 은혜의 기간이 끝나고 중보자 없이 서게 될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그런 불상사가 전개될까 겁을 내고 있습니다
왜들 그러지요?
환상인지 꿈인지 구별도 못하는 것 꾸어 놓고서
그것으로 세계지도를 그리다가 못해
천국 인도표를 만드는 우리들
그대로 되는지 두고 보자고 해도 결코 틀림없을 거라는 확신만 간직한 채
오늘 우리는 험난한 세파를 걸어갑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한층 더 진리로 무장했다고 최면 걸고
고통을 좁은 길이라 포장하고
오늘 아니면 내일 이루어질 것이라 확신하면서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정작 진리라는 게 그런 것이었든가요?
사람들은 죽을 때가 되면 철이라도 난다는데
왜 나는 더욱 더 또록또록하게 과거 현재 미래가 훤히 보일까요?
오늘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의 고통 속에서 허우적거리는데
우린 온갖 것으로 치장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천국 열쇄로 잠그고 살아갑니다 그려
이 험한 세상 얼마나 더 개똥밭이 되어야 우리가 정신 차릴까요?
동성애가 죄라고 떠들다가
조사심판이 꼭 있어야 한다고 떠들다가
일요일 휴업령 이야기는 언젠가 추억 속에서 가물거리겠지요?
진리는 멀리 있는 게 아니더군요
진리는 교회에 있는 게 아니더군요
아비규환의 저질들이 춤추는 곳에 진리가 어찌 존재하겠습니까?
진리가 어찌 교리로 존재한단 말입니까?
인간이 만든 교리 속에서 진리가 얼마나 가슴 아파하겠습니까?
그래서 우리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한 번쯤 옮겨보자는 말을 드립니다
진리가 머물 수 있는 곳
버림받은 이스라엘의 못난 자
병들어 고생하는 처절한 생의 전쟁터에서 한 번도 이겨 본 적이 없는 사람들
그들의 친구가 어쩌면 될까?
이게 바로 진리를 탐구하는 자들의 노력들이 아닐까요?
요즘 교회에 진리가 보이든가요?
참 어려운 질문이지요?
나 역시 진리를 구하지만 찾지 못했습니다
내 속의 그리스도가 진실한 진리였는지조차 어리둥절하게 합니다
내 나름의 진리는 나의 사고방식의 진리일 뿐이더군요
연약한 자를 생각만 했지 동정도 못해준 사람입니다
좋은 옷 입은 사람들만 1%였습니다
그래서 요즘 우리나라 언어처럼 99%의 개돼지들이 진리 운운하면서 놀아나는
이 처절한 교회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진리만 뭉친 이 교회가 왜 이렇게 됩니까?
그것도 마지막 예언 성취라고 떠들면 할 말 없습니다만
어디 새로운 진리가 없나 하고 기웃거려 볼 엄두도 없고
개똥밭에서 그냥 뒹굴며 있습니다
멀리 가서 찾을 진리는 진리가 아님을 배우고 있습니다
x ad homen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