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의 미신

by 깨알 posted Jul 30, 2016 Likes 0 Replies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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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목사는 수연 쪽으로 다가왔다.


옆 자리 풍 맞은 시누가 안수 받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원장은 몸을 뒤틀며 갈망하는 그녀를 건성으로 스쳐 지나갔다.


키높이 구두를 신은 원장목사는 수연에게 다가섰다.

그는 의외로 수연에게 말을 걸어왔다.


“여기 처음이에요?”

“네.”


“어디 아파서 왔나요?”

“그냥요.”


원장은 수연의 냉기어린 단답에 머쓱해 하며 다시 제갈 길을 갔다.


사람들은 성령의 불이 떨어지는지를 생체실험을 당하고 있었다.

입으로 시인해야 진짜 낫는다는 원장의 말에 아멘, 믿습니다는 연신 큰 소리로 터져 나오고 있었다.


안수 받는 자들의 비명과 지켜보는 자들의 괴성이 함께 터지고 있었다.

원장이 괴성을 지르는 자들을 향해 장풍을 쓰면 여지없이 그 방향의 사람들이 ‘으악’ 하며 쓰러졌다.


바람잡이들의 조악한 연출인지 기대하는 자의 보답심리인지 사람들은 허깨비처럼 쓰러져갔다.

원장은 성령의 장풍이라며 쓰러지는 사람들을 보며 재미있어 하고 있었다.


수많은 아가리들에서 뿜어내는 불결한 악취와 지고지순한 아멘 할렐루야가 마구 뒤섞이며 인간의 병마가 후끈한 불덩이로 고쳐지고 있었다.


그 신성과 광란이 뒹구는 멀리 뒤로 네온 십자가가 점멸하고 있었다.

수많은 선남선녀의 눈동자달린 대갈통들이 신험한 안수를 지켜보고 있었다.


요란한 시간은 무사고로 사달 없이 지나갔다.


원장은 다시 단위에 섰다.

오늘 병이 나은 사람들은 믿음이 있는 사람들이라 칭찬했다.

종의 말은 따지지 말고 믿어야 의심마귀 병마를 쫓아낸다며  다시 침을 튀었다.  


그리곤 헌금 시간이었다.

독창자가 나와 반주에 맞추어 "찬양하라 내 영혼아"를 느낌 있게 불렀다.


사람들은 후하게 헌금을 하는 것 같았다.

지갑을 털어내는 사람도  있었고 목걸이를 풀어내는 사람도 있었다.

그렇게 불의 예배는 지나갔다.


쉬는 시간은 없었다. 예배가 마쳐도 사람들은 열심이었다.

찬송은 그치지 않았고 진지하게 공부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수연은 인간을 옥죄는 질병이 과연 악마의 병마일까를 진지하게 고민했다.

질병이란 과학적 인과가 있는 것이 아니던가?


전 날 보았던 흰색양복의 외팔이 아저씨가 다가왔다.

똥똥한 체격에 파마머리를 한 아저씨는 접근에 거침이 없었다.


달변이었지만 싼티나는  논리 박약한 달변이었다.

감전으로 한쪽 팔을 잃었다는 그는 갈고리손을 하고 있었다.


아저씨는 성경을 내려놓고 수연을 가르치려 하였다.


“저 세뇌 안 당해요.”

“믿어야 구원 받아요, 아가씨!”


“뭘 믿는데요?”

“예수를”


“예수를 왜요?”

“그분이 하나님이지.”


“전 유대인의 미신 안 믿어요.”

“그럼 멸망 받지.”


아저씨는 수연의 냉소에 저주투의 빈응을 하였다.

그는 명함을 하나 주며 자리이동을 해버렸다.


그가 떠나기가 무섭게 주위에서 수런거렸다.

“양 도적이야, 저 사람은 이리야. 이리들이 드글드글해.”


방송실에서 멘트가 나왔다. 밭에서 일하고 주방에서 일할 봉사요원 차출 방송이었다.

안내를 듣고 사람들이 일어서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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