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

by 김균 posted Aug 31, 2016 Likes 0 Replies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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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

 

facebook에 가면

생일 축하 멘트가 뜹니다

처음에는 그 멘트에 속아서(?)부지런히 생일 친구들에게 올리고 있었는데

생일 한 번 다가오면 귀찮을 정도로 축하 멘트가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분이 그건 자동으로 뜨는 것이 많다고 하길래

그것 그만 뒀습니다

 

저는 올해 77번째 생일을 보냈습니다

많이도 살았습니다

우리 집안에서 나처럼 오래 산 남자가 없습니다

의성김씨 33세손인데

내 형제를 빼고 나면 제일 가까운 친척이 12촌입니다

그래서 내가 6대 장손입니다

 

그렇게 오래 산 것은 오직 하나님 덕입니다

내가 예수 안 믿었으면 지금쯤 동네 어귀에 있는 공동묘지에 누웠거나

아니면 내 원대로 산산이 가루가 되어 누리에 뿌려졌을 겁니다

그 좋은 친구들 하고 원대로 놀다가 저승으로 갔을 겁니다

 

그러고 보니 이제야 철이 나는지 조금 변했습니다

그 변한 것이 믿음에 철이 든 것이 아니라 조금 약아졌습니다

그래서 내가 인터넷 비밀번호를 7988로 바꾼 적이 있었습니다

79세까지 88하게 살자 이 말입니다

그랬더니 제일 성을 많이 내는 사람이 가족들입니다

그런 말이 어디 있냐 요즘 세상에 그리 살고 죽는 사람이 어디 있냐 합니다

그래서 딸에게 그래 오래 살아 줄게 골골하면서 너에게 폐만 끼쳐도 되겠냐?”했습니다

 

그리 살 맘이 없습니다

조금 빨리 정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하나님께서 적절한 시기에 명줄을 거두어 가시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조금 변한 것 같습니다

인간사 모든 것을 정리할 나이가 되니 욕심이 없어졌습니다

친하지 않던 사람들 하고도 친하게 지내고 싶었습니다

예전에 친하지 않던 분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도 있지만

난 오해 받을 일 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어도 믿어주지 않을 것 같아서

될 대로 되라 하고 있습니다

내가 하나님 앞에서 정의로움을 닮아가려고 노력하면 되겠지 하고 있습니다

 

수년전에 전립선비대증 수술을 했습니다

늙으면 대부분 걸린다고 하지만 내 주위에 그 병 걸린 사람 얼마 안 됩니다

지금도 오래 의자에 앉아 있으면 별로 좋지 않습니다.

항생제를 못 먹는 체질이라서 자연요법으로 치료를 했습니다

전에 앓던 병은 약을 끊었는데도 내일 아침에 어딜 간다 하면 또 도집니다

신경 쓸 일을 만들지 말아야 하는데

아니 세상에서 신경 끄고 살면 치매환자지 정상인입니까?

그래도 삶이란 것이 녹녹한 것이 아니라서 자주 인생사 절망을 합니다

평생을 재미있게 보낸다고 자랑도 하고 후회 없이 보냈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건 내 생각뿐일 때도 있었습니다

 

내가 없어도 지구는 돌고

내가 없어도 교회는 망하지 않고

내가 없어도 우리 집 그대로 일 겁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내가 없어도 될 세상을 남겨 두고 있습니다

어느 누가 없어졌다고 세상이 망하거나 교회가 망하는 일 없습니다

그러니까 나이가 어찌되건 하나님 앞에서 진실 되게 살자 하고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니 교리에 얽매였던 날들이 허망하고

될 대로 되라 하고 재미있게 돌아다닙니다.

그러고 보니 일 년에 똥차를 30,000km를 돌린 것 같습니다

간혹 몸살로 눕기도 하지만 세월이 아까워서 자주 다닙니다

 

살아보니 산다는 것 별 거 아니었습니다

아마 남은 자라는 관념 속에 살던 분들은

나처럼 살아가라면 뒤로 자빠져서 코가 깨질 겁니다

내 주위에는 나와 다른 형태의 우리 교인들 많습니다

그러나 나는 내 관습과 내 고집대로 살다가 갈 겁니다

삶은 고되지만 재미있는 겁니다

 

9:9

네 헛된 평생의 모든 날 곧 하나님이 해 아래서 네게 주신 모든 헛된 날에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즐겁게 살지어다

이는 네가 일평생에 해 아래서 수고하고 얻은 분복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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