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의 제자 넉두리

by 로산 posted May 12, 2011 Likes 0 Replies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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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의 제자 넉두리

 

 

제자/

과학과 신앙을 논할만한 소양도 없거니와 생명력 없는 지리한 작업에 투신하지도 않습니다.

과학적 식견은 상식선입니다탐구할 가치와 담론할 가치도 2순위로 여기고요.

당연히 사느냐 죽느냐를 1순위로 여깁니다. 기독론 신봉자이고 교파 소속은 있지만 탈교파적인 주의입니다.

산 자들의 세계를 믿는 꿈꾸는 광신자이고 덜 세련된 이상주의자입니다. 그냥 들려가기 미안한 감이 들어 몇 자 남기는 것으로 대신합니다.

오래 머물 입장은 아니고 지켜보다 할 말이 생기면 나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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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란 학문입니다

그런데 신앙은 학문이 아닌 감성과 이성의 결합입니다

과학의 세계가 넓고 이해 불가능한 것도 있지만

단순한 눈으로 볼 때는 간단합니다

과학자들이 자기가 맡은 학문을 논할 때는 그 가지에서 수많은 성과가 나오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범부와 같습니다

 

 

우리 집사람이 종종 이러지요

"개구리 왼쪽 눈알 박사도 있고 오른 쪽 눈알 연구한 박사도 있다"

물론 우스개- 소리로 하는 것이지만

박사를 내가 몇 분을 아는데 그가 연구한 학문에만 박사이지

그 외는 문외한처럼 느껴지더군요

 

 

이번에 입원한 병원 같은 병동에서

중졸 학력의 소지자가 있었습니다

얼마나 아는 게 많은지 다른 환자 모두가 깜박 죽는 시늉을 하는 겁니다

자기는 학력은 없어도 많은 책을 읽었고 신문 주간지 월간지 안 보는 게 없다고

그래서 상식이나 학문의 일부도 아는 게 많다고 자랑하더군요

 

 

첫날은 내가 너무 아파서 입도 못 열고 듣고만 있었습니다

다른 침대 환자들이 놀랄놀자로 보고 있더군요

다음 날부터 통증이 좀 가라앉고 입이 열려서 대꾸를 해 줬습니다

한 3일 지나니까 날 보고 박사님 하고 부르는 겁니다

왜냐하고 물었더니

자기가 평생 배운 것 보다 더 많이 안다는 겁니다

 

 

그래서 내가 이랬지요

안다는 것 하고 학문하고는 다릅니다

안다는 것은 주관적이고 학문은 객관성을 띄고 있어요

여러 말을 좀 했더니 무슨 말인지도 못 알아듣겠다 하더군요

 

 

물론 내가 아는 것도 그 사람 수준일 겁니다

내가 천문학을 또는 생물학을 전공한 것도 아니요

과학적 수사를 할 수 있는 것도 물론 아니요 나도 신문지 쪼가리 수준일 겁니다

그런데 그런 소리도 안하고 있으면 이 게시판이 재미없을 겁니다

그래서 억지로 글을 쓰는 것도 있습니다

 

 

다음 입니다

나에게는 사는가 죽는가 하는 것이 제3순위쯤 됩니다

그게 무슨 대숩니까?

그게 님이 별로 탐탁하게 여기는 나이라는 개념입니다

죽는 것이 겁나지 않으니 사는 것도 겁나지 않습니다

한 번 왔다가 가는 인생인데 그게 무슨 소용 있는 것 같습니까?

나도 아프리카 토인 중의 하나라는 개념으로 살고 있습니다

내가 이곳에 태어나서 이러고 있는 것이지

플라톤의 말처럼 헬라인으로 태어난 것이 신의 은총이란 말을 하고 싶은 사람 많을 겁니다

내가 탈북자 돕기를 수년간 했습니다

같은 동족이지만 그곳에 태어나지 않은 것 얼마나 행복인가 하는 것 느꼈습니다

아마 플라톤도 내 생각과 같았을 겁니다

 

 

그런데요

아이로니하게도 내가 이상주의자입니다

현실만족을 모르거든요

광신은 나하고 거리가 멀고요

삶의 대부분을 가진 것에 비례해서 즐겁게 보내려고 하는

그런 사람입니다

그러다보니 시도 쓰게 되고 신변잡기에 능하게 되고

언어의 순화는 거리가 멀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혹시 오래 머물 시간이 나시면 날 제자 삼으십시오.

죽기 전에 배울 것은 배워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올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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