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이오 전쟁이 끝나고, 수복이 되었다는 서울이었지만,
지금 생각만 해도 끔찍한 또 다른 생존을 위한 치열한
전쟁을 해야 했던 시절 이야기다.
한 여름이면, 포장도 되지 않은 도로 주변에서
구두닦이와 아이스 케키 얼음과자!!를 외치는 청소년들이 많았다.
한편에서는, 리어카에 얼음상자를 만들어 놓고, 그 위에
삼각뿔 모양의 비닐주머니에 노란색의 설탕물을 넣고,
오랜지 쥬스 라고 상표가 붙여놓아 팔았다.
몇 년 후에는, 조금 위생적이라 할 수 있는, 설탕물에 탄산수를
넣은 것을 사이다라는 이름으로 많이 마시던 기억이 있다.
수돗물도 아닌 우물물들을 두레박에 퍼 올려 마시던
어려웠던 시절이라, 설탕물에 노란 물감을 섞어놓은 그 오랜지 쥬스나,
사이다였건만 이것도 아무 때나 흔하게 마시지 못하던 시절이었다.
72년도에, 난생 처음 비행기를 타고, 기내 안내원이 나누어 주는
노랗고 시원한 오랜지 쥬스를 마셔보고서야, 그동안 한국에서
상표를 붙여 팔고 있는 것들이 오랜지 쥬스나 사과 사이다가 아니고,
단지 소다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그때서야 알게 되었다.
지금은, 선진국들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상업 음료수 상표에
성분들 하나하나 마다 모두 정확하게 명시하지 않고
멋대로 시장에 내 놓았다가는, 상도덕이나 신용이 추락하여
회사 자체가 치명적 타격을 받게 되고, 소비자들 뿐 아니라
위생법, 상표, 광고법과 같은 법에 의하여 엄청난 벌금과
보상을 해야 하는 세상이 되었다.
설탕물에 노란 염색을 한 것을 오랜지 쥬스로, 또 설탕물에
탄산을 섞은 물을 사이다로 알고 만족하고 사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사람은 한 평생 진짜 오랜지 쥬스가 어떤 것인지,
사과로 만든 사이다의 맛을 알 턱이 없게 되고 만다.
진짜 오랜지 쥬스나 사과 사이다를 손수 사 들고 와서,
잔에 따라 코에 대주고 냄새를 맡아 보고, 입에 대 주는데도,
오히려 화를 내며, 비닐봉지에 들어 있는 노란 물감을 섞은 물이,
우리가 오랫동안 마시던 오랜지 쥬스요 사이다라고 우기는
답답한 모습을 상상해 보자.
오래 전 옛 사람들이 믿고 가르쳤다고 하여, 전혀 검증도 하지 않고
그저 단순하게 믿고 따르기 만 한다면, 그런대로 한 때 마음은
편하게 지낼지도 모르지만, 결국에는 아무 이성도 없는
가축과 같은 신앙의 노예 신세로 전락되고 말게 된다.
믿어야 하는 것들 하나하나가 얼마나 정확한지를 세밀하게 살펴
검토하고, 정확한 사실들을 찾아 끊임없이 연구하고 발견하여
고쳐나가지 않는 종교 집단은 얼마 되지 않아,
사교나 미신의 집단이 되고 만다.
돌베개 님,
지는 어렸을 적 먹어 본 톡 쏘는 환타 맛이 환상적이었는디
지금도 환타만 보면 그 환상에 사로잡힙니다요^^
아이스께끼의 맛도 기막혔는디...
오늘 비가 오니 추억의 맛이 확 땡깁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