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찬미가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오 거룩한 머리에 가시관 쓰셨네(Oh sacred head now wounded)
내 주는 강한 성이요(A mighty fortress is our God)
내 진정 사모하는(I have found a friend in Jesus)
내 구주 예수여 뜻대로 합소서(My Jesus as Thou wilt)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How great Thou art)
자비로운 주 하나님(Amazing grace)
하늘 가는 밝은 길이
이 복된 기도 시간에(Sweet hour of payer)
정답은 세속음악(유행가) 가락에 가사만 바꿔서 성가로 편입된 곡들입니다.
이런 방식을 콘트라팍투어(contrafacture)라고 하는데
우리말로 노가바(노래 가사 바꿔부르기)정도 되겠습니다.
곡들 하나 하나에 깃든 사연이 매우 깊지만 대표적인 한 곡을 짚어 보겠습니다.
오 거룩한 머리에 가시관 쓰셨네
슬픔과 멸시받아 머리 상하셨네
하늘의 존귀 영광 주 다 버리시고
우리 죄를 속하려 고난당하셨네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을
머리부터 허리와 손발로 시선을 옮겨가며 절절히 표현한 이 찬송.
눈물 없이는 부를 수 없는 이 찬송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살펴 봅니다.
이 찬송의 원 곡조는
16세기말 독일의 하슬러(Hans Leo Hassler)가 작곡한 연애 노래
"Mein Gm t ist mir verwirret, das macht ein Jungfrau zart"(내 마음에 안정이 없네, 그 처녀 때문일세)를
콘트라팍투어 방식으로 바꾸어 만든 것이다.
이 노래의 본래 가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내 마음이 안절부절이네, 그 처녀 때문일세.
나는 아주 안절부절하고 있네, 내 마음은 중병이 들었네.
낮이고 밤이고 안식이 없고 언제나 탄식뿐일세.
한숨과 눈물뿐이고 슬픔 속에서 자포자기 상태에 있네.(1절)
아, 만일 그녀가 내게 묻는다면, 그 원인이 뭐냐고,
왜 내가 탄식하고 있느냐고. 나는 이렇게 대답하겠네.
그녀가 내 마음에 아주 큰 상처를 주었다고,
그녀의 마음을 녹일 수만 있다면 내가 곧바로 다시 건강해질 것이라고.(2절)
이 연애 노래가 17세기에 독일의 목사요 찬송 작가였던 파울 게하르트(Paul Gerhardt)에 의하여
콘트라팍투어 형식으로 찬송가가 되었습니다.
게하르트 말고도 여러 사람들이 이 가락에 다른 노랫말을 붙여 찬송으로 만들었는데,
그 중 유명한 사람이 우리가 잘 아는 바하(J.S.Bach)입니다.
바하는 마태수난곡을 작곡하면서 이 찬송을 코랄(Choral)로 편곡하여 다섯 번이나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세속음악 가락에 가사만 바꿔서 성가로 사용하는
콘트라팍투어는 바하시대에 생긴 전통이 아닙니다.
매우 놀랍게도 다윗시대부터 이미 시편찬송들을 그러한 방식으로 불렀던 것입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