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빈님께 보내는 편지

by 최종오 posted May 26, 2011 Likes 0 Replies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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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빈님, 오랜만이네요.

사실은 오랜만이 아니죠.

저는 채빈님의 마을에(http://cafe.daum.net/si-maeul)에 매일 가서 채빈님을 보고 나옵니다.

채빈님이 눈치 못 챌 만큼의 거리에 서서 말이죠.

저는 사람을 한번 좋아하면 끝까지 좋아하는 성격이 있거든요.

우리가 안지 10년 되었네요.

2002년도 9월인가 처음 말해보았으니까요.

그땐 카스다에서 만났었지요.

.

그러고 보니 우리가 말을 끊고 산지가 7년 정도 되었네요.

아, 그리고 2004년도에 우리 어머니 장례식 때 섬집아인가 하는 목사님이 채빈님 이야기를 전해주시더라고요.

그때 많이 위로가 되었어요.

채빈님이 전한 그 마음이 지금도 제 마음에 따스하게 남아있습니다.

제가 인터넷 세상에서 사라지는 바람에 전하지 못했던 그 말을 지금 해야겠네요.

그때 정말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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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본격적으로 글을 쓰게 된 건 아닙니다.

그냥 이곳에 가끔씩 들러 손을 푸는 정도죠.

카스다에서만 만났었는데 이곳에서 만나니까 꼭 가출소년, 소녀가 만난 느낌 있죠.

아무래도 괜찮아요.

짧은 인생 외로움을 달래줄 말동무만 있으면 그만이지요.

.

이번엔 마음조절 잘하셔야 해요.

옛날엔 그게 잘 안 되셔서 맨날 떠난댔다 들어온댔다 하셨잖아요.

거친 분들하고 막 강하게 글을 주고받으시면 안 돼요, 그때처럼...

그런 성격이 아닌 사람이 그렇게 하면 얼마 못가 쓰러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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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식 좀 있고 말 좀 하는 것 같은 사람들을 조심하세요.

화려한 듯하지만 사실 영양가 없을 확률이 많이 있거든요.

하늘나라 이야기 속에도 함부로 들어가지 마시고요.

서울, 부산, 광주,... 사람들이 모여서 대한민국을 찾는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이 드는 곳이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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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10년이 지나도 전 그 자리에 있을 테니까 채빈님도 그 자리에 있어주세요.

채빈님하고 다시 얘기하니까 탁해진 내 눈동자가 다시 맑아지는 것 같네요.

입꼬리(?)랑 눈꼬리(?)도 서로 만나려고 하고요.

감동은 마음이 받았는데 왜 얼굴에 있는 얘들이 난린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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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5. 26. 목. 정신이 산만한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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