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정대 씀
급진주의적 재림교인” (Radical Adventists)
대총회 성서 연구소 (Biblical Research Institute)가 발간하는 “Reflections” 지 2011년 1월호에서 성서 연구소장인 앤젤 로드리게 박사는 한 서적에 대해 비평하는 서평가운데 “급진주의적 재림교인” (Radical Adventists) 이라는 용어를 제시하고 정의를 내리면서 현재 재림교회안에 형성되어 있는 한 그룹에 대해 잘 조명하고 있었다.
로드리게 박사의 서평 대상이 된 서적은 언젠가 이 카스다 게시판에서 누군가 한번 호의적으로 언급한 적이 있었던 책이라고 기억된다. 바로 왈라 왈라 대학의 성경교수인 알덴 탐슨 박사가 2009년에 저술한 “Beyond Common Ground: Why Liberals and Conservatives Need Each Other” (공통 분모를 넘어서: 자유주의자와 보수주의자들이 서로를 필요로 하는 이유) 라는 제목의 책이다. 탐슨 박사는 이 책에서, 재림교회안에 존재하는 자유주의자들과 보수주의자들 간의 쟁론은 근본적으로 정서적이고 심리적인 기질들의 차이뿐이기 때문에, 사실적으로 재림교회는 이 양편의 기질들을 다 필요하며 양 그룹이 모두 교회에 기여하는 존재다” 라고 주장하였다.
로드리게 박사는 바로 이러한 주장에 대해 비평적인 의견을 표하면서, 다음과 같이 반문하였다:
"소위 보수적 재림교인들과 자유주의적 재림교인들간 있는 쟁점은 단순한 정서적 기질의 문제이기 보다는 사실적으로 심각한 교리적 및 이념적 충돌에 그 근원을 두고 있다고 보아야 하지 않은가?”
이러한 질문을 던진 후, 로드리게 박사는 “보수주의자들과 자유주의자들이 서로 그러한 심각한 교리적 충돌을 무시하면서 평화롭게 어울려 공존한다는 이상은 재림교회 전반이 아무런 이의없이 받아들일수 있는 이상이 되지 못한다” 라고 못박고 있다. 그리고 세계적인 재림교회가 이러한 이상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는 바로 그러한 탐슨박사의 논리가 성경의 영감과 계시에 대한 탐슨 박사 자신의 [고등비평적인] 안목에 바탕을 두고있으며, 그러한 그의 견해를 재림교회 전반이 수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로드리게 박사는 평하였다.
그러면서 로드리게 박사는 다음과 같이 새로운 시각으로 교회가 당면한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현재의 재림교회가 당면하고 있는 이슈는 보수주의자와 자유주의자들 간의 쟁론이 더 이상 아니고, 보수주의자와 급진주의자들 간의 쟁론이다. 이러한 사실은 원래 온건한 자유주의/진보주의적 견해를 표명하던 웹사이트들이 요즈음 주장하고 있는 내용들을 보면 극히 자명해 진다. 지금 교회는 우리가 전하도록 소명을 받은 성경적 진리들의 많은 부분에 대해 공공연히 공격해 오며 교인들로 하여금 그들에게 동조하도록 조장하고자 하는 과격한 무리들을 직면하고 있는 바이다.”
이러한 로드리게 박사의 지적은 여러 한국인 재림교인들도 많이 동감하게 되는 결론이라고 생각된다.
오랫동안 미주 한인 재림교회의 카스다 게시판에서 벌어지던 여러 불미스러운 상황을 목격하면서, 그리고 지금 따로 자리를 잡아 나간 게시판에서 공공연히 토해지는 주장들을 읽어보게 되면서,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이슈는 탐슨 박사가 주장하는 단순히 기질의 차이에 의거한 보수/진보의 다툼이라는 의혹스러운 개념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이제는 소위 “진보주의자”라고 자처하는 이들의 글들에서, 우리는 재림교회가 전반적으로 소중히 여겨온 성서적 교리들 거의 모두에 대해 극열하고 감정적인 공격을 목격하고 있는 것이다.
로드리게 박사의 “급진주의적/과격적 재림교인” 이라는 용어는 사실 더 이상 재림신앙을 믿지 않는 소위 “문화적인 재림교인들”(Cultural Adventists)을 지칭한다고 볼 수 있다. 더 이상 재림신앙의 중요한 신조를 믿지 않지만, 혈연이나 지연 혹은 학연등의 연유로 인해 재림 신앙의 문화적인 면들과는 아직도 연관을 두고 있는 사람들 – 이러한 사람들은 교회의 교인들 뿐만 아니라, 목회자중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을 수 있고, 교단의 교육기관에서 직업을 가지고 그들의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선생/교수일 수도 있다. 솔직히 이들은 신앙과는 상관없이 교회에 교적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는 이유 하나로 자신들을 재림교인이라고 자처하고 있는 현실이다.
사실은 불신자인데, 그저 재림교회의 문화권은 아직도 어느 정도 중시하기에 교회안에 터를 잡고 이 재림교회가 자신들의 불신을 인정하고 동조해 주기를 끝없이 바라며 온갖 궤변적 투정들로 일그러진 자화상을 그리고 있는 사람들 – 바로 우리 한인 재림교회안에도 로드리게 박사가 조명한 그러한 “급진주의적/과격한 재림교인들”이 존재하고 있다.
제가 보기에는 로드리게스 박사 역시 자신의 신학적 관점 위에서 한 발언에 지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러한 교회 내의 신학적 갈등은 재림교회가 오랫동안 유산으로 물려받은 여러 신앙적 가치들을
검토하고 그 시대적 타당성을 신학적으로 검증해볼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결국
이는 발전적 도상에서 교리를 보았을 때와 하나의 성취된 완성으로 교리를 보았을 때의 차이라고 봅니다.
교리를 하나의 발전단계, 즉 생성(becoming)의 과정에서 바라보면 재림교회 교리는 세대와 세대간을
넘으며 만들어진, 이른바 세계정신(Welfgeist)에 끊임없이 대화하며 길러진 결과물임을 부정할 수 없겠죠.
하지만 교리가 1844년 대실망 전후, 더 넓게 말하면 미국 대각성운동의 여파로 탄생한 신앙 전통이
1863년 재림교회가 공식적으로 성립하여 발달하다가, 1888년 미네아폴리스 대총회 전후로 최종적
완성의 단계에서 만들어진 결과물이라면 그것은 존재(being)로서 재림교회 교리를 바라보는 거겠죠.
어쩌면 그들은 1950년대 재림교회가 세계와의 빗장을 풀고 개신교단과 대화를 시도했던 일련의 과정
조차도 무서운 바벨론의 혼잡이요 교리의 변질이라고 느꼈을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로드리게스 박사가
그 스스로 진단한 상황과는 달리, 재림교회의 급진적 재림교인(radical Adventists), (더 적절한 표현으로는)
진보적 재림교인(progressive Adventists)은 재림교회가 세상과 소통하고 그들을 하나의 구원의 파트너로
인정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출구가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기회가 되면 예서 좀 더 이야기를 나누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