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목사가 강단에 서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다면

by 김주영 posted Jun 06, 2011 Likes 0 Replies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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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 피핌 목사의 설교 테이프를 듣다가

도저히 계속 들을 수 없어서 중단한 적이 있다. 


이번 그의 사직에 관련해 올라온 

500개가 넘는 댓글 속에서

그 때 느꼈던 불길하고 섬찟한 느낌들을 다시 상기하게 해 주는 것들이 있었다. 


그의 웹사이트에 이런 내용이 있다. 


http://www.drpipim.org/seminar-handouts-contemporaryissues-101/133-faith


한 번 꼭 읽어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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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말한 링크에서 피핌 목사는 

스무가지의 "윤리적" 딜레마 상황을 상정하고

Yes  냐 No냐 대답을 요구한다. 


몇가지 예를 들어 보자. 


- 당신의 열한살 짜리 딸이 근친에게 강간을 당해 임신했다.   의사, 상담가 모두 이 아이가 임신을 계속 해서 출산하는 것은 해롭다고 하며 유산을 권고한다. 

딸을 유산하게 할 것인가?


-   기독교가 불법인 나라에서 목사가 교인들을 차에 싣고 침례 주러 가다가 경찰의 검문에 걸린다.  경찰이 뭐하러 가느냐고 묻는다.  거짓말해도 되나?


-  이슬람  국가에 성경을 밀수하기 위해 관리에게 뇌물을 주는 것은 정당한가?


-  수퍼마켓 직원인 당신이 침례를 받아 교인이 된다.   당신의 직장은 담배와 술도 파는 곳이다.  계속 일해도 되나?


-  난민이 되어  굶어 죽을 지경이 되었다.  돼지고기가 들어간 국물을 먹어도 되나?


-  폭풍으로 교회가 무너졌다.  익명의 독지가가 15만불을 기부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로토 당첨으로 생긴 돈이었다.  그 돈으로 교회를 복구해도 되나?



이런 상황들은 가정이 아니라

지구 곳곳에서 현재 상황으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며

아프리카 출신인 그와 그의 동포들이 매일  당하는 일이라고 가르친다. 


그는 

이런 매 경우에 

하나님의 뜻은 분명하다고 가르친다. 


모든 상황에서 회색은 없고

흑과 백이 있을 뿐이다. 


스무가지 경우 모두 답은

No 가 되어야 한다. 


그에게 '거룩함' 은 생명보다도 중요하다. 


나 자신이나 타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은

거룩함이 아니다. 


그러므로 죽도록 충성한다는 말은

나의 생명이나 나의 가족의 생명이나 동료 교인들의 생명이 어떻게 되든지

거룩함을 요구하시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것을 말한다. 


구약의 윤리적 명령들은 

하나님이 직접 명하신 신정정치의 제도이므로 순종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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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핌 목사가 강단에 서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그가 사직서에서 말한 대로

잦은 여행 중에 

"순간의 유혹 temptation of a moment"  에 넘어졌기 때문이 아니다. 


그가 강단에 서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위에서 말하는

거룩함에 대한 오해

그 오해에서 오는 독소적인 가르침 때문이다. 


전적인 확신과 함께

성경 구절과 예언의 신으로 무장한 그의 가르침은

래디컬한 충성으로 받아들여져 

민감하고 방황하는 젊은 세대를 선택의 기로에 몰아 넣는다. 


나는 그가 

술을 파는 수퍼마켓에서 일을 안하고

돼지고기 들어간 국물을 먹느니 차라리 굶어 죽겠다는 정도로

순결을 유지하고 싶다는데야 아무 문제가 없다. 

교회가 무너져서 몇달 예배를 못드릴지언정

로토 당첨으로 받은 돈은 쓸 수 없다고 해도

괜찮다. 


그러나

그 자신의 그런 확신이야 말로

하나님의 명백한 뜻이라고 하는 것은 

문자 그대로 명백한 잘못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의 생명이 관계된 일에서

나의 "거룩함" 은 생명보다 귀중하므로 

그런식으로 죽도록 충성해야 한다고 하고 


그도 인정한 "어려운" 윤리적 상황에서

그가 옳다고 가르치는 선택과 다른 선택을 하게 되는 

많은 그리스도인들에게

그것은 하나님의 분명한 뜻을 반역하는 것이라며 

또 다른 죄책감을 주는


그의 가르침은

잘못되었다!!


그리고 그런 식의 가르침이

교회 일각에서 

래디컬한 충성으로, 높은 표준으로 가르쳐지는 것은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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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사역 CAMPUS  웹사이트에

자신의 사직과 관련된 호소의 글을 올리면서

그는 자신을 상처받은 독수리에 비유했다 . 


나는 

이번 "사건" 을 넘어 

그의 상처가 더 깊다고 본다. 


그로 하여금 

그토록  무리하고 섬찟한 거룩함에 집착하게 하는 

그 상처는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그의 가르침에 열광하는

우리 동료 교인들의 상처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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