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있는 가정

by 무실 posted Jun 10, 2011 Likes 0 Replies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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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아의 첫 문장은 이렇다.

" 행복한 가정들의 모습은 다 비슷하다. 불행한 가정들은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불행하다."

 

중년의 안나가 자신의 내면과 가정의 갈등 속에서

진정한 사랑과 행복을 찾다가 결국 기차에 뛰어드는 것으로 끝난다.

 

행복한 가정을 바라는 것은

소설 속의 사람들뿐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이라는 것은

그 책이 나온 지 150년이나 흐른 지금도

각 나라의 말로 신간처럼 나오고

영화 또한 세대를 달리하며 유명 배우들이 주연이 되어 나왔었다.

 

그늘과 그림자와의 관계에 대해,

그늘에도 흰 그늘이 있다는

시인 김지하의 설명이 유튜브에 뜬다.

 

그늘은 사람 무의식 속에 자리 잡아 창작과 예술에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너무 심하면 복잡해지고 가족들 삶도 힘들어진다고 시인도 아내도 말한다.

 

판 소리의 고장에는 귀 명창들이 많아

누가 소리를 하면 들어 보고는

그 소리에 그늘이 없으면

 

에이 소리에 그늘이 없네, 하고 고개 돌린다 한다.

 

아무도 그늘 없기를 바라지만 있다면 어쩔 수 없이 그늘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성경에도 그늘이 더러 나온다.

그늘이 주님의 날개나 바위 아래 있다면 보호가 된다.

 

뜨거운 해와 풍파로부터, 때로는 눈비 그리고 원수들에게서 보호받는 그늘이다.

 

그늘이 있는 데 없는 것 같이 감추려 해도 쉽게 드러난다.

그늘을 숨기고 괴로워하기보다

역설 속의 긍정함으로 살아가는 것이 나을 것 같다.

 

하나님은 회전하는 그림자도 없다는 말씀이 있다.

하나님의 거대한 시간의 수레바퀴가 돌면 그늘도 없어진다.

 

어릴 때 이혼한 가정에서

홀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훌륭한 대학을 마치고 직장을 가지고 신랑을 만나

결혼을 하고 환한 웃음을 띠고 있는 사진을 받아 보면

그녀가 겪었던 그늘은 경험되어

새로 시작하는 자신의 가정은 그늘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자신감을 보는 것 같다.

 

어느 가정도 순풍만 불어오지 않는다

역경과 폭풍이 불어오는 곳이 자연이다

모진 바람을 잘 피해 안전한 곳에 정착하기를 바랄 뿐이다.

 

자연이 정확한 시간에 우리 곁을 찾아오듯이

그늘 있는 가정에도 하나님의 수레바퀴가 돌아

빛이 가득할 것을 믿는다.

그늘을 원하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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