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기와 성장지상주의

by passer-by posted Jun 19, 2011 Likes 0 Replies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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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모 게시판의 OOO목사가 "자진해서 무릎꿇고 사퇴한 조용기 목사가 너무 너무 존경스럽다," "조용기 그가 세계 최대의

 

교회를 한국에서 건설한 것은 하나님의 섭리가 아니고서는 도저히 불가능하다," "솔직히 난 조용기 그가 너무 너무 부럽다"고 말했죠.

 

한국교회사를 심도 있게 연구한 저로써는 한국의 유력한 목사와 교회, 교단치고 이전 군사정권의 승인과 유착, 나아가 비호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이들이 "거의" 없을 거라고 단언합니다. 조금만 역사책을 들추어보면, 한국 개신교는 한국 민족과 역사 앞에 너무나

 

부끄러운 기록들을 유독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 때 개신교가 보였던 신사 참배나 친일 행각은 차치하고라도, 3공, 4공, 5공

 

군사정권 때 독재 권력과의 종교적 승인과 암묵적 동의의 관계는 이미 역사에 한 페이지에 팩트(fact)로 남아있는 거구요.

 

1980년 8월 롯데호텔에서 조찬기도회를 베풀었던 개신교의 유력 목사들은 탱크로 전남도청을 밀어버린 직후 아직 피비린내도

 

가시지 않은 전두환의 머리 위에 기름을 부으면서 그를 “여호수아 장군”이라 축복기도를 한 것은 한국 개신교가 지닌 지극히 어용적인

 

정치성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산더미 같은 사례 중 작은 하나에 불과하겠지요. 한국 개신교는 이렇듯 늘 정통성을 잃은 정권의 하수인

 

내지 원군(援軍)노릇을 해왔고 현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후에는 아예 대놓고 홍위병을 자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들 가운데 중심에

 

선 인물은 바로 조용기(조다윗/폴 용기 조)이며 그가 한국 교계 나아가 한국 사회에 미친 종양과 같은 영향력을 익히 알고 있었던

 

저로서는 그 순진한(?) 목사의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고백을 읽고 아연해질 수 밖에 없었지요. 여러분들은 어떠했나요?

 

교회 여신도와 간통을 했다 안했다 진실 game을 벌이다 결국 매독에 걸렸던 빌미가 잡혀 간통한 게 사실로 드러나기도 했고 아들에게

 

수백억의 교회돈을 물려주려다 들통나고, 자신의 아내 김성혜를 한세대 총장으로 세우고 온갖 비리의 온상지로 들끓게 한 것은

 

조용기 개인의 도덕성에 관한 문제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입니다. 지금은 물러났지만 장남 조희준을 국민일보 사장 자리에

 

앉혀 언론을 장악하고 자신에게 불리한 사안들이 나올 때마다 보도지침을 내려 언론플레이를 자행했다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구요. 그런데 저는 그의 이러한 도덕적 흠결을 예서 문제삼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그보다는 그의 신학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성입니다. 흔히 십일조의 면죄부라고도 불리는 삼박자 구원론으로 "지극히 자본주의적 사회에서 지극히 비자본주의적 방식"

 

으로 매주 천문학적인 (그것도 세금 한 푼 안 내는) 돈을 cash로 따박따박 축적해 오고, "하나님 믿으면 부자된다"는 긍정의 신학은

 

미국에서 물건너온 번영신학의 아류에 불과하죠. 또한 그의 선교방식, 재림교회 한 실천신학 교수가 극찬을 한 소모임 방식이라는 것도

 

선교의 모델을 지극히 성장에만 초점을 맞춘 것으로 일반 개신 신학교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또한 교회의 성장을 위해

 

사회적 정의실현과 시회개혁에 소홀했다는 비판도 따라 붙죠. 최근 수크법 논쟁에서 불거진 기독교 종파적 이기주의의 극치를

 

보이더니 일본 쓰나미 사건에 대해서는 무신론자들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라는 무시무시한 신적 판결도 서슴지 않는 분이죠.

 

그런데 재림교회 목사를 "자처(?)"하는 그 OOO목사는 이러한 조용기와 윤석전, 이초석까지 너무너무 사랑스럽다고 말하는 걸 보니

 

제가 보기에 중병에 걸린 게 분명합니다. 교회를 성장만 시키면 다 괜찮다.... 교회 성장에는 하나님의 섭리가 분명히 있다.......

 

비록 목사 개인에게 약간(?)의 문제가 있더라도 그가 사과하고 용서를 빌면 모두 용서해 주어야 한다...... 뭐 이런 식의 주장이죠.

 

근데 최근 기사 보셨습니까? 그의 사죄와 퇴장 발언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죠? 저야 이미 예상한 것이었지만.....

 

조상운 국민일보 노조 위원장이 성명서를 내고 “순복음선교회와 굿피플인터내셔널은 조 목사의 직책이 이사장에서 총재로 바뀌었을 뿐

 

국민문화재단 이사와 국민일보주식회사의 회장 겸 발행인, 엘림복지회의 공동대표이사, 교회성장연구소의 이사장직은 법인등기부등본을

 

열람한 2일 현재까지 아무런 변동이 없는 상태”라며 사실상 조 목사가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조 위원장은 이어 “조 목사는 (재)순복음선교회에서도 정관을 개정해 총재라는 옥상 옥에 앉아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번영신학의 선두주자로 알려진 미국의 로버트 슐러는 조용기가 공공연하게 좋아하고 롤모델로 삼는다는 인물인데 그가 세운

 

유명한 크리스탈처치(수정교회)가 작년 말 200만 달러의 부채를 이기지 못해 결국 법원에 파산보호 요청을 한 것은 지금 우리의

 

논의에 중요한 판단점을 제공하는 것 같습니다. 로버트 슐러 후임으로 아들 로버트 A 슐러가 목회를 하다가 지금은 딸이 담임하고

 

있다고 하는데, 목회자 세습문제는 미국의 대형교회도 우리나라와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아 씁쓸하고 이런 인물을 자신의 정신적

 

멘토로 삼았다니 여기서 조용기의 그간 불법적인 행동들에 어느 정도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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