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하지 못한 말

by 강철호 posted Jul 19, 2011 Likes 0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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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의 글에서 제가 5년 3개월 전에 중환자 실에 들어간 얘기를 들려드렸습니다.


그 글에 쓰지 않은 얘기를 해 드리겠습니다.


그 때 제가 병원에 가게된 이유는 한국에서 흔히들 말하는 뇌진탕 때문이었습니다.  CT 사진을 찍었는데 머리 안에 피가난다는 것입니다.  의사는 겁나는 얘기를 합니다. 피가 지금 계속 나오는지 아니면 그쳤는지 모르겠다. 만약 계속 흐른다면 뇌 수술을 해야 한다...그러면서 현재 먹고있는 약을 물었습니다. 당연히 아스피린이 들어간 엑세드린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의사는 걱정스런 얼굴을 하면서 "당신도 잘 알겠지만 아스피린은 혈액응고를 막습니다. 지금은 절대로 아스피린을 먹어서는 않됩니다." 그래서 제가 한 대답이 여느 의사에게 한 대답과 똑 같습니다. "뇌에 피가 흘러 죽어도 할 수 없지만 아스피린을 먹지 않고 통증을 견뎌낼 수는 없다. 뇌출혈 이전에 통증과 혈압상승으로 죽을 것이다" 하였지요.


그랬더니 의사가 한다는 말이 절대로 안되고 통증을 견딜 수 없으면 몰핀을 투여하겠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몰핀을 투여하게 되었는데 3-4시간에 한 번씩은 투여를 했습니다. 오해하시지 말아야 하는 것은 몰핀의 투여가 뇌진탕 때문이 아니라 저의 원래 가지고 있는 통증 때문이라는 사실입니다.


다행스럽게 뇌 안의 피는 멎었고 퇴원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퇴원하는 제게 의사는 또 말합니다. 집에 가서도 엑세드린을 먹으면 절대로 않된다...한 마디로 제게는 말도 않되는 얘기였습니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고 나왔습니다.


집에 와서 걱정이 왜 않되겠습니까? 엑세드린을 먹어야 할 것인가 먹지 말아야 할 것인가? 그것이 문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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