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모르는(?)이야기

by 바다 posted Jul 27, 2011 Likes 0 Replies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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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판이 남정네들만 full이네 *^^*

 

두어달 눈팅만 했네요

왜냐구요 그동안 속시끄러웠거든요 지금도 진행중이구요

마감도 끝나고 쪼매 시간이 나니 이제 풀어놀라구요

 

저랑 같이 사시는 시할머니 이야기 전에 했었더랬습니다

호적나이 92세 그냥 나이 99세

 

식사를 거부하고 들어누워 꼼짝도 안하시고

온 식구 욕을 합니다

며칠을 견디다

병원에 가시면 식사는 하시겠지 하고 근처 요양병원에 모시고 갔더니

(접수하는데도 절차가 복잡했지요)

처음 일주일은 잘 지내셨습니다

식사도 잘하시고

 

매일같이 들러서 상황을 보고 아 이제 적응하시는구나 했지요

그런데

병원에서 연락이 와서 가보니

병실 할머니들과 싸움을 하는 겁니다

자신의 물건을 가져갔다고 소리지르며

할머니들도 지지않고 온 병원이 떠나갑니다

 

병실을 옮길 때만 조용할 뿐 며칠이 못갑니다

 

그러다 4일간 집을 비울일이 생겨서

전날 못온다고 하고 길을 떠나 고속도로에 있는데

병원에서 전화오더군요

할머니 기력이 완전히 쇠하여 꼼짝 못하고 있으니 그런줄 알라고요

 

다녀와서 병원을 갔더니 할머니는 금방 돌아가실 것같은 상황이네요

물어보니 배가 아프다고 식사도 거부하고 침을 흘리고 용변을 다른 사람이 받아내고

말도 제대로 못하네요

 

혹시나 질병이 있나 하고 다른 병원에서 시티찍고 위내시경하고 초음파했더니

아주 깨끗하네요 어린아이처럼

 

장마비가 장대비처럼 내리는 날

할머니를 모시고 집으로 왔습니다

 

점심약속도 못하고 일하다가 집에 들어왔다가 하루에도 몇번씩 들락날락

한달을 그렇게 했더니

조금씩 기력을 찾으시더니

겸연쩍어 하시며 화장실을 스스로 가신다 하시고는

지금은 또 예전처럼 꼬장꼬장 하십니다

여전히 식사는 죽을 드십니다 (종류도 다양하게)

=====================================

 

이 이야기를 왜 하느냐구요

 

할머니는 그냥 집에서 살기를 원합니다

집에는 아무도 없네요

신랑은 오래전부터 주말,월말부부입니다

꼬맹이 마저  학교 기숙사로 가버리고 혼자 하루종일 tv보다 주무시다

내가 올때까지 우두커니 있지요

그러더니 내게 신경질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그전에도 그러기는 했지만요

할수없이 또래 할머니들이랑 같이 계시면 나아지시겠지 하고 보낸 병원인데

그렇게 되었네요

 

주변에서 말은 들었는지 신랑은 나보고 알아서 하랍니다

요양원을 보내든지 같이 살든지

 

잠시 집을 비울 때면

동서네도 시어머니네도 갈 수가 없네요

할머니 본인이 가시기 싫어합니다

 

신데렐라 컴플렉스가 있는 것은 아닌데

망설여지다가도

이게 하세월이 될까 머리아픕니다

 

요양원을 가시면

또 부적응이 되어 일이 벌어질까 두렵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복받을겨 하고 지나치지만

이게 복받자고 하는 일도 아니고

제게는 시험거리입니다

 

 참 딱하고 불쌍하고 귀찮고 성가시고 답답하고

정말 속이 시끄럽습니다

내안에 내가 너무도 많아 가시가 됩니다

 

일단 꼬맹이가 개학하기 까지는

결심을 유보하려고 합니다

 

남정네들이 이해는 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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