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이 통하는 사회 그리고 교회

by 허주 posted Aug 26, 2011 Likes 0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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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저지에 가면

아주 유명한 교수가 하나 있다.

그의 이름은 앤드류 와일즈 (Andrew Wiles).

영국 태생인 와일즈는 수학계의 난제였던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한다.


페르마는 죽기 전에 자신의 노트에

이런 심오한 노트를 남긴다.


그리고 그는 아주 친절하게도(?)

여백이 부족하므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는

부연설명을 해 놓는다.

어느 누구에게 여백이 부족해 설명을 생략한 이 귀찮은 정리는

오랫동안 수학계의 난제로 남아있었다.


그러던 차에

아주 끈질긴 어느 수학자 앤드류 와일즈는

수년동안 칩거하며 페르마의 정리를 증명하는데 성공한다.

무려 7년이나 걸린 대작업이었다.

(증명하는데 사용한 방법이나 이론등은 여백이 부족하므로 생략합니다 ^^)

그리고 학회에서 와일즈 교수는

자신이 증명을 발표하게 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 증명에 근본적인 오류가 있음이 밝혀지게 된다.


이 증명을 '검증'하기 위해

학회는 서신과 팩스를 와일즈 교수와 주고받으며

검증 작업을 했다.

검증 작업을 하면 할수록

처음에 증명법을 찾아내었다는 그 희열감은 사그라 들었다.

왜냐하면 근본적인 오류가 너무나도 분명한 것이 검증 작업이 거듭될 수록

명백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와일즈 교수는

결국 더욱더 연구에 매진해서

정말로 제대로 된 증명을 내 놓게 되고

수학계는 이를 인정하게 된다.

물론

수많은 상과 언론의 주목을 받았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갓 40세를 넘은 나이때문에 수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Fields Medal은 받지 못한다. (필즈 메달은 40세 이하 수학자에게만 수여가 됩니다.)


와일즈 교수는

오랫동안 그 누구도 증명하지 못했던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했지만

그 역시 검증의 단계를 거쳐야만 했다.

수많은 수학자들의 질문을 거치고 나서야

그의 증명은 비로소 증명이 되었다.


와일즈 교수에게

검증의 시간은 고통이었을까?

고통이었을 것이다. 아마도.

하지만 검증의 시간이 없었다면?

시간이 지나서

그의 증명이 증명이 아니었음이 증명되었을 것이다.


세상(?)의 학문도

이렇게 회의와 검증의 시간을 걸쳐서

비로소 완성이 된다.

그래야 상식이 통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학계가 우습게 되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도 이러한데

하물며 교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더욱더 검증해야 하지 않겠는가?

교회를 허물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교회의 권위를 깔아뭉개자는 이야기도 아니다.

다만 상식이 통하고

다수가 수긍할 수 있는 교회,

그리고 책임자 역시 검증을 회피하지 않고

자연스레 받아들일 수 있는 풍토가 되길 바랄 뿐이다.


그저

여백이 부족해서 설명은 생략한다는 정신으로

여러 사람 힘들게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몇 자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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