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氏 부인이 그립다 - 이 가을에
이름은 없다, 그 당시 그옜날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여자의 이름이란 누구의 엄마 , 아내 그런 식이다
부모의 명으로 결혼하고, 첫날밤 부인의 얼굴을 본후 기절할 뻔했으나, 양반집 자식의 체면상 아무 말 없이, 아무 일없이 첫날밤을 그냥 한숨으로 지새웠고, 그 후 삼년동안 단 한 번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
그 부인도 자신을 아는지라 아무 불평도 없이 집안일 돌보며 잘 살아간다.
과거시험공부하는 신랑의 책을 어깨너머로 보다가 신랑이 잘 모르는 글귀를, 부인이 조심스레 설명해준다
신랑은 깜짝 놀라 부인을 다시 봤다
볼 것이라고 아무것도 없는 아름답지 못한 몸매에, 우습게 여겼던 그 부인이, 이렇게 박식할 줄이야
파란 만장, 각고의 노력으로 급제하고, 드디어 3년 만에 신혼초야를 보내고 첫아들을 낳았다
하루는 늦은 밤 궁으로 들어오라는 어명을 받고 급히 나가는 남편께, 아무리 급해도 갑옷을 입고 나가라고 말한다.
임금님이 부르신다면, 이 한밤중에 분명 긴급 상황이 벌어졌을 테니, 장군은 무기와 갑옷을 갖추고 나가셔야된다는 설명이었다.
궁앞에 매복한 역적의 공격을 무사히 막아내고 입성한 그가 후일 유명한 정승이 되었다는 글이, 문득 떠오른다.
사람의 깊숙한 마음과, 머리에 들어있는 지혜와, 사상이 세상을 움직이고 변화시켜주는가보다
박 씨 부인 이름은 몰라도 참으로 존경스럽다
이런 부인들이 많이많이 태어나기를 빌어본다
이 가을에
재미있는글이군요
제가 박씨 아내인데 글쎼요 추녀는 아니걸랑요... ㅎㅎ
삶의 지혜를 일깨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Mrs. 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