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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08 17:11

제도

조회 수 1670 추천 수 0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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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김영민을 통해 알게된 시인 김승희....

소시적에 그녀의 시를 어줍잖이 외우고 다녔지만 이 시만큼은 섬뜩하여 늘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철학이든, 종교든, 정치든..... you name it! 그게 무엇이든 나는 안주를 꿈꾼다. 그 안주는 제도를 요청한다.

그 제도는 다시금 통제를 낳고, 통제는 독재를 요청한다. 그래서 결국 우리는 자유를 잃어버린다. 아래 한 분이 "하나님을 가둔다"는 건

아마 이런 뜻일 게다. 하나님을 내 마음에 모시는 것까지는 좋은데 오직 내 마음에"만" 있다는 건 통제고 독재고 자유를 잃어버린 것이다.

예수님이 하늘 지성소에 있다는 것까지는 좋은데 하늘에서 조사심판"만"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건 교리 속의 안주고 교단의 제도에 갇힌 것이다.

 

 

 50873292.jpg

 

제도

김승희

 

아이는 하루종일 색칠공부 책을 칠한다.
나비도 있고 꽃도 있고

구름도 있고 강물도 있다.
아이는 금 밖으로 자신의 색칠이 나갈까봐

두려워 한다.

누가 그 두려움을 가르쳤을까?
금 밖으로 나가선 안된다는 것을
그는 어떻게 알았을까?

나비도 꽃도 구름도 강물도
모두 색칠하는 선에 갇혀 있다.
엄마, 엄마, 크레파스가 금 밖으로
나가면 안되지? 그렇지?

아이의 상냥한 눈동자엔 겁이 흐른다.
온순하고 우아한 나의 아이는
책머리의 지시대로 종일 금 안에서만 칠한다.

내가 엄마만 아니라면
나, 이렇게, 말해버리겠어.


금을 뭉개버려라.

랄라.

선 밖으로 북북 칠해라.

나비도 강물도 구름도 꽃도 모두 폭발하는 것이다.
살아있는 것이다.

랄라.
선 밖으로 꿈틀꿈틀 뭉게뭉게 꽃피어나는 것이다.
위반하는 것이다. 범하는 것이다.

랄라.

나 그토록 제도를 증오했건만
엄마는 제도다.
나를 묶었던 그것으로 너를 묶다니!
내가 그 여자이고 총독부다.
엄마를 죽여라!

랄라.

 

  • ?
    김원일 2011.09.08 21:07

    아아아!!!

  • ?
    cogito 2011.09.08 21:39

    폴 투르니에는

    모든 개인과 조직은 "의미-▶성공-▶생존"의 사이클을 가진다고 말했습니다.

    쇠퇴에 몰린 개인이나 조직은  오로지 "생존"이 그들의 화두라고...

     

    그런 상황에서 다시 사는 길은 "생존"이나 "성공"을 지상과제로 삼는 것이 아니라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의미"를 추구하는 길 밖에 없다고 주장합니다.

     

    우리 공동체는 어떤 "의미"를 추구해야 하나요?

  • ?
    김원일 2011.09.08 21:50

    아아아!!!

  • ?
    민들레의 꿈 2011.09.09 04:41

    cogito님 위의 말씀 좀 더 자세히 풀어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아님 폴 트루니에의 책을 소개해 주시던지요.

  • ?
    돌베개 2011.09.09 05:20

    불교에서는

    "길을 가다가 부처를 만나면, 죽여버려라" 고 하지요.

     

    주입된 선입관의 쇠사슬에서

    탈 바꿈을 하게 해 준

    천둥소리 같이 들렸습니다.

     

    1945년에 발굴된 도마복음이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보다

    더 큰 위력이라고 했지요.

     

    어느 감리교 교수가 강의 시간에,

    "예수를 십자가에서 끌어 내려라!!" 라고

    학생들을 가르쳤다고,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님이 설교를 하며

    펄펄 뛰던 일이 연상 됩니다.

     

    일요일 휴업령, 짐승의 표, 남은 무리, 선지나, 등등과 같은 금 (線)들이

    " 金" 송아지 인줄 알게 되고,

    한 동안,

    멍 멍 했던 경혐이 회상되는 글 입니다.

     

     

     

     

     

    

  • ?
    필리페 2011.09.09 12:43

    돌베개님! 회신 바랍니다.

  • ?
    돌베개 2011.09.09 13:31

    필리페님께,
    답장 잘 받아 보았습니다.
    님의 메일이 지워져
    주소를 모르겠습니다.
    평안하시기를.....

    

  • ?
    passer-by 2011.09.13 14:57

    신앙에서는 금[線]이 있다는 인식과 금을 넘어도 된다는 인식이 더불어 요구되는 것 같습니다.

    금이 있다는 인식은 주로 신앙 초기에 하게 되지요. 금이 있다는 인식을 하는 순간 안전/확실과

    동시에 한계/구속을 느끼게 되죠. 그 다음 우리는 그 금이 스스로 설정한 것에 불과하며 더 넓게

    인식의 지평을 넓힐 수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그 금을 과감히 넘어서면서 우리는 진정한

    신앙 내에서의 자유를 맛보게 됩니다. 이것이 지붕에 올라가면 사다리를 버리라는 말과 같은 이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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