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일교회 - 공상과 허구

by 김주영 posted Oct 29, 2011 Likes 0 Replies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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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이 뛰어났던 셜리 메이슨이

공상때문에 죄책감에 시달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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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성경 시간에 쓰던 교과서 제목이 

'생애의 원칙' 인가 그랬다.  

물론 영어로 된 책을 번역한 것이었다. 


거기에 '백일몽' 을 하지 말아라는 내용이 나왔다.


학생들이 물었다.  

백일몽이 뭡니까

공상이지. 

왜 공상을 하면 안됩니까?


(지금 생각해보니 백일몽은 daydream 을 번역한 단어였다)


성경 선생님은 이리 저리 둘러 댔지만

학생들은 납득이 가지 않았다. 


상상 없이 무슨 일을 할 수 있습니까

공상은 자연스런 것이 아닙니까

생각도 못합니까


특히 목소리 크게 묻던 친구들은 

지금 다 교회를 떠나 있다. 


범생이었던 나는

그런 질문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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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말 80년대 한국의 시골생활 운동이 뜨거울 때

미국 와일드우드의 프래지 목사의 책들이 돌았다.

삼육대학 교수께서 번역하신 책도 있다. 


프래지 목사의 책을 읽으면서 감동을 받았던 것 같은데 

다른 내용은 생각이 잘 안나고 

이것은 또렷이 기억이 난다. 


"개들과 술객들과 행음자들과 살인자들과 우상 숭배자들과 및 거짓말을 좋아하며 지어내는 자마다 성밖에 있으리라"

(계시록 22:15) 

를 인용하면서


거짓말은 허구 (픽션) 이다. 

픽션을 좋아하고 지어내는 사람은 새예루살렘에 들어가지 못한다. 


소설을 읽거나 쓰면 천국에 못간다는 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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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노래'

'등대를 지키는 아이들'

을 읽으며 자랐다. 


등대를 지키는 아이들 보다는 아름다운 노래가 더 좋았다.

등대는 미국 아이들 이름이 그대로 나오고 그림도 원판 그대로였지만

아름다운 노래는  아이들 이름이 한국 이름이었고 그림도 시조사에서 새로 그린 것이었다. 

특히 표지에 물고기 잡는 모델로 나온 두 소년은

국민학교 선배 형들이었다. 


어쨌든 

전 세계의 재림교인 집안의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엉클 아더의 베드타임 스토리 시리즈다.  


셜리 메이슨의 이야기가 지적하듯

그 수많은 이야기들은

아더 아저씨가 직접 경험한,  혹은 전해 들은

혹은 아이들에게서 편지로 받은 

실제 이야기라고 강조되었다.

(셜리 생전에는 엉클 아더의 책이 나오기 전이었을 것이다

그 전의 책들도 실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는 말이다)


정말 그랬을까?


꼭 그래야만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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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과 문학에 대한 선지자의 정죄 때문에

어려서 부터 읽은 책이라고는 위인전 뿐이었다. 

고등학교 때 문과를 가지 않고 이과를 택했다. 


그 때 교생으로 오신 H 목사님은 

전혜린이 어쩌고 문학이 어쩌고 했는데

매우 불경건하게 보였다. 


역시 교생으로 오신  K  목사님은

문고판으로 나온 '논어 이야기' 를 들고 선전했는데

역시 불경건하게 보였다. 


이분들은 현재 한국 교회의 지도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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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을 닮았다. 


하나님의 본성 가운데 '창조성' 이 있다. 


아마 가장 하나님다운 것이 창조성 creativity  일 것이다. 


그 말을 처음 들은 것은

대학 졸업 이후였다. 


머리가 뻥 뚫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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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림문인협회라는게 있는 것으로 안다. 


발표도 하고 시상도 한다. 


다들 시만 쓴다. 


수필도 가끔들 쓰시는지 모르지만

전부 다 시인이다. 


소설은 발표되지 않는다. 


화잇부인이 어딘가 시를 쓰지 말라고 하지 않은게 다행이다. 


채빈이라는 분이 동화와 판타지를 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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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안식일교회를 살린 건

예언의 신이 아니라

문교부와 국정교과서다. 


미국처럼 사립학교가 자율적으로 교과서 정하고 커리큘럼 정하게 했으면

필시 기형적 극단주의자들로 넘쳐났을 것이다. 


국정교과서와 예비고사 학력고사 덕분에

이솝우화는 물론 

그리스 신화라는 것도 접해 보고 

삼국유사도 읽어 보고 

교회에서 읽지 못하게 하는  '소설' 들도 접하게 되었다. 


그러지 않았다면

우리 한국 교인들의 성향으로 미루어 볼 때

꽤나 극단적으로 흘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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