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약속과 우리의 믿음 - 바람, 바다 님께

by 김주영 posted Dec 03, 2011 Likes 0 Replies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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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밑에서 바람님이 이런 주문을 했습니다. 


"차별"이라는 <윤리> 안경 잠간 벗어 놓으시고,

"믿음" 이라는 안경으로 바꿔 보시면 어떨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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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두 안경론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일단 그런 두 안경이 있다고 치고


사실 따지고 보면

지금까지 우리가 성경을 (좁게는 이스마엘/이삭 이야기를) 읽었던 것은

늘 믿음의 안경으로였습니다. 


제가 잠시 그 안경을  잠깐 벗어 놓고 

"윤리" 라는 안경으로 읽었다고 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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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이 믿음의 조상이 된 것은

당근 그의 믿음때문일터인데 

그 믿음은 어떤 믿음이었습니까?


'폐경이 40년이나 지난 할머니 아내에게서 후사가 나온다고

하나님이 약속하셨기 때문에 

그 불가능을 믿는 믿음이었다'


사실 믿지 않았지요.

믿고 싶었겠으나 그게 믿어 지던가요 

그러니까 시앗을 들였지요. 


목사님들이 설교하면서

하나님의 약속을 인간의 방법으로 성취하려고 한 아브라함의 잘못을 나무라지만

사실 

그 목사님들이나 우리나

아무도 그런 약속  믿지 않습니다. 


속으로 무의식중에 감사하고 있을 겁니다.

'아, 할머니 된 나의 아내에게서 아들이 나오리라 약속하지 않으셨으니 다행이다'


그러면서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었네 안믿었네

믿다가 샛길로 빠졌네 다시 돌아왔네

이렇게 실수했네

우리는 그러지 마세 

끝까지 믿세 

이런 얘기를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쉽게 하는 것은

우리에게 거리낄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는 그런 황당 불가능한 약속 안하셨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말하는 믿음이란

그리고 그걸 가지고 교회에서 얘기하는 믿음이란 

가상의 믿음입니다.

아니면 동화나 전설 같은 얘기에서나 통하는 믿음입니다. 

우리 실제 삶에는 타당성이 없습니다. 

말하는 이도 듣는 이도

무의식중에 그것을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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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이 믿음의 조상이 된 건

모리아 산 사건 때문이라고들 여기고 있습니다. 


몇년 전 

전 삼육대학 직원이었던 정아무개씨가

가족들을 망치로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했던 사건이 있었을 때

문득 모리아 산 이야기가 절실하게 다가와서

카스다에 "아버지의 칼과 망치" 라는 제목으로

모리아산 이야기를 

아동학대의 텍스트로 보고 쓴 적이 있었습니다. 


네.  이단적인 견해이고

저의 의견이었습니다. 


아직도 저는 그 이야기를 

쉽게 "믿음" 의 궁극적 표현으로 읽기가 힘듭니다. 

아비가 되어 보니 더욱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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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님


혹시 

기독교가 역사적으로 

힘센 자의 편을 들고 

폭력과 학살에 앞장을 서고 

이 땅에 정의과 사랑을 실천하는 일에 왕왕 실패했던 것이 

혹시

성경을 "믿음" 이라는 안경으로만 읽었던 것 때문은 아닐까요?


어떤 인종과 민족을 차별, 학대했던 것 

정의와 "윤리" 의 문제에 있어서

세상보다 뒤져 있는 것


그리고 바람님이 바라는 세상

하나님의 나라를 실현하는 일에 실패한 것이 


혹시 그 믿음의 안경이라는 전통적 읽기 때문은 아니었을까요


PS

이스마엘을 내보내면서 여호와 이레 했다는것 ^^

실제로 제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그 믿음이 얼마나 절실했는지는 모르지만 

아비가 할 짓이 아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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